모바일 앱의 장례식? 인공지능 에이전트가 그 자리를 차지할 운명인가
Published Oct 2, 2026
최근 몇 년간 우리는 디지털 세상의 변화를 숨 가쁘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등장이 가져온 모바일 앱 혁명은 그야말로 세상을 뒤바꿔 놓았죠. 손 안의 기기 하나로 은행 업무부터 쇼핑, 소셜 네트워킹까지 모든 것을 해결하는 시대. 하지만 동시에 수많은 앱들이 우리의 스마트폰 화면을 점령했고, 새 앱을 발견하고 설치하며 계정을 만드는 과정에 우리는 점차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앱 스토어에는 매일 수천 개의 새로운 앱이 쏟아져 나오지만, 정작 우리가 꾸준히 사용하는 앱은 몇 개 되지 않아요. 이런 ‘앱 피로도’는 비단 사용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개발자들 또한 치열한 앱 시장에서 사용자에게 자신의 앱을 알리고 유지하는 데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쏟아붓고 있죠.
이런 상황 속에서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매우 도발적이고도 상징적인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바로 AI 스타트업 **포톤(Photon)**이 모바일 앱의 ‘장례식’을 치른 것입니다. 샌프란시스코의 한 교회에서 실제 관과 앱 아이콘들을 모아놓고 추도사를 읊는 모습은 단순히 기이한 퍼포먼스를 넘어, 다가올 미래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바일 앱 시대가 저물고, 그 자리를 인공지능 에이전트가 대체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이 확신을 바탕으로 450만 달러의 시드 투자를 유치하며 에이전트 시대의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 모바일 앱의 ‘장례식’, 그 배경과 의미
포톤의 공동 창립자이자 CEO인 다니엘 티안(Daniel Tian)은 지난 9월 17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앱 장례식’이 개발자 행사와 함께 진행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행사에는 버셀(Vercel), 스트라이프(Stripe), 오픈AI(OpenAI) 같은 주요 기업들이 참여해 패널 토론을 벌였죠. 물론 ‘앱 장례식’이라는 발상 자체가 다소 장난스럽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티안 CEO는 이 같은 변화가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방향적으로는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단언했습니다. 그의 말에는 단순히 앱 시장의 포화 상태를 넘어선, 근본적인 사용자 경험 변화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 모두는 더 이상 새로운 앱을 설치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스마트폰은 이미 너무 많은 앱으로 가득 차 있고, 새로운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 또 다른 앱을 다운로드하는 것은 번거로운 일이죠. 사용자들은 자신이 이미 매일 사용하는 메시징 앱, 예를 들어 아이메시지나 왓츠앱 같은 플랫폼 내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 포톤의 핵심 아이디어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사용자들은 앱을 깔 필요 없이, 기존에 사용하던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통해 필요한 서비스에 접속하고 에이전트와 소통하기를 원한다는 것이죠.
이러한 변화의 흐름은 최근 메타(Meta)의 AI 에이전트 ‘뮤즈(Muse)‘가 앱 스토어 1위를 차지하는 등 소비자 AI 분야에서 이미 징후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티안은 뮤즈가 소비자 AI 시장을 장악하더라도, 여전히 메시징 서비스를 통해 애플리케이션을 작동시키려는 개발자들을 위한 거대한 시장이 존재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주목할 점은, 포톤이 단순히 몇몇 대기업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개발자들이 자신만의 AI 에이전트를 만들고 배포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모바일 앱 생태계가 웹 생태계로 확장되었던 것처럼, 이제는 ‘에이전트 생태계’로 진화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 에이전트 시대의 도래: Photon의 비전과 기술
포톤의 비전은 개발자들이 아이메시지, 왓츠앱, 텔레그램, SMS/RCS, 이메일, 음성 등 다양한 메시징 플랫폼에서 작동하는 AI 에이전트를 쉽게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습니다. 이를 위해 포톤은 통합 API, 확장 가능한 채널 프레임워크, 명령줄 인터페이스(CLI), 그리고 관측성(observability) 스위트를 포함하는 포괄적인 도구 패키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솔루션들을 통해 개발자들은 복잡한 다중 채널 환경을 신경 쓸 필요 없이, 오직 에이전트의 핵심 기능 구현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포톤의 시작은 공동 창립자인 티안과 CTO 라이언 주(Ryan Zhu)가 학창 시절 해커톤에서 소비자 앱을 만들며 겪었던 문제점으로부터 출발했습니다. 새로운 앱을 만들 때마다 항상 봉착하는 난관은 바로 ‘사용자 발견(discovery)’ 문제였습니다. 아무리 좋은 앱을 만들어도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으면 소용이 없었던 것이죠. 그러다 이들은 아이메시지 내에서 작동하는 에이전트를 만들면 사람들이 이미 매일 사용하는 앱을 통해 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티안은 친구들에게 자신을 대신해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봇을 만들었고, 이 기술을 깃허브에 오픈소스로 공개했을 때 수천 명의 개발자들이 이를 채택했습니다. 여기서 가능성을 본 이들은 티안이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M&T 프로그램을 중퇴하고, 주는 고등학교를 떠나 MIT 미디어 랩의 방문 학생이 되는 과감한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현재 포톤은 여전히 오픈소스 버전이 사용량의 9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4월, 이들은 관리형 플랫폼을 만들고 유료 구독을 통해 접근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호스팅된 제품 버전은 99.95%의 업타임을 제공하는데, 이는 취미 프로젝트로 로컬 Mac에서 오픈소스 버전을 실행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신뢰도를 보장합니다. 또한, SOC 2 Type II 및 HIPAA 규정 준수를 통해 의료 분야 에이전트 사용 사례까지 문을 열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는 놀랍습니다. 포톤의 플랫폼은 현재까지 4만 명 이상의 개발자 가입자를 유치했으며, 유료 고객도 확보했습니다. 회사는 정확한 매출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4개월 만에 매출이 10배 성장했고, 이탈률은 3% 미만이며, 지난 한 달 동안 메시징 볼륨이 5배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코기 보험(Corgi Insurance), 소셜 앱 보디(Boardy), Z세대 데이팅 플랫폼 디토(Ditto), 비즈니스 뱅킹 플랫폼 로(Rho), 금융 AI 비서 플립텍스트(Fliptexts), AI 이메일 클라이언트 슬래시(Slashy) 등 다양한 핀테크, 소비자 AI 분야의 기업들이 포톤의 기술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버셀, 누스 리서치(Nous Research), 텐센트(Tencent)의 QClaw 및 NanoClaw 같은 기업들이 포톤의 기술을 활용하고 있으며, 랭체인(LangChain), 마스트라(Mastra) 등 다양한 프레임워크 및 인프라 통합 파트너십도 구축했습니다.
🤝 단순한 ‘봇’을 넘어, A-to-A의 미래
현재 포톤은 주로 에이전트와 인간을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티안 CEO는 앞으로 에이전트와 다른 에이전트를 연결하는 시장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고 믿습니다. 그는 미래에는 에이전트가 올바른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다른 에이전트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A-to-A(Agent-to-Agent) 통신 레이어”**라고 설명했습니다. 예를 들어, AI 비서와 여행 계획을 세우는 도중, 이 에이전트가 필요에 따라 항공권 예약 에이전트나 호텔 예약 에이전트를 불러와 작업을 처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전체 A-to-A-to-P(Agent-to-Agent-to-Person) 공간을 관찰하는 것은 정말 강력한 일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A-to-A 비전은 AI 에이전트의 궁극적인 지향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단순히 인간의 명령을 수행하는 것을 넘어, 에이전트들이 서로 협력하여 더욱 복잡하고 고도화된 작업을 자율적으로 처리하는 시대 말이죠. 이는 마치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 마이크로서비스들이 서로 API를 통해 통신하며 거대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개별 에이전트는 특정 기능에 특화되어 있고, 필요에 따라 다른 에이전트를 호출하여 서비스를 조합하는 방식은 엄청난 확장성과 유연성을 제공할 것입니다. 이른바 ‘에이전트 경제(Agent Economy)‘가 열릴 가능성도 큽니다. 각 에이전트가 특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다른 에이전트가 그 서비스를 ‘구매’하여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모델을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현재 웹 기반 서비스 모델에 필적하거나 그 이상의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결론적으로 포톤의 ‘앱 장례식’은 단순한 마케팅 쇼가 아닙니다. 이는 디지털 인터랙션의 패러다임이 모바일 앱에서 인공지능 에이전트로 근본적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입니다. 물론 기존의 모바일 앱이 하루아침에 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사용자들은 더 쉽고, 더 빠르고, 더 개인화된 경험을 원하고 있으며, 인공지능 에이전트가 그 핵심적인 해답이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포톤이 이끄는 에이전트 시대가 우리의 디지털 생활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됩니다.
출처
- 원문 제목: Photon held a funeral for mobile apps. Now it has $4.5M to help replace them with agents.
- 출처: AI News & Artificial Intelligence | TechCr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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