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row_back

Article

음악 듣는 당신, 이제 직접 소리를 요리하는 셰프가 됩니다

Published Sep 15, 2026

평소 즐겨 듣는 음악이 있다면, 그 음악을 단순히 소비하는 것을 넘어 나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거나 심지어 직접 만드는 것을 상상해 본 적 있으신가요? 아마도 많은 분들이 “전문가의 영역이겠지”, “너무 어렵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실 겁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그런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 AI 기술의 발전은 창작의 문턱을 놀라울 정도로 낮추고 있으며, 특히 음악 분야에서는 그 변화의 파고가 더욱 거세게 밀려오고 있습니다.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어떤 아티스트의 스타일로 음악을 만들어달라”는 식의 프롬프트 기반 도구들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사뭇 다른 접근 방식으로 우리의 귀를 쫑긋하게 만드는 회사가 등장했습니다. 바로 ‘A Vinyl Bar in Shibuya’라는 이름의 스타트업입니다. 이 이름만 들어서는 마치 인디 밴드 같기도, 어쿠스틱 라이브 바 같기도 하지만, 사실 이들은 우리의 음악 경험을 혁신하려는 야심 찬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음악 소비를 넘어 참여의 시대로: 스포티파이 출신 리더의 비전

‘A Vinyl Bar in Shibuya’는 스포티파이의 전 혁신 책임자였던 마우한 M. 조누지(Máuhan M. Zonoozy)가 설립한 회사입니다. 그는 2024년 스포티파이를 떠나기 전, 비디오 클리핑 및 리믹스 스타트업인 Bubbl을 창업하여 Cricket Media에 매각한 경험도 있는 베테랑 창업가죠. 조누지 전 리더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음악에 대한 접근성 문제를 해결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음악과의 상호작용은 ‘소비’에 머물러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젊은 세대들은 게임, 필터, 창작 도구를 통해 문화를 가지고 놀면서 자라고 있다. 음악에서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사람들이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기회가 있다고 느꼈다.”고 합니다.

이러한 비전을 바탕으로, ‘A Vinyl Bar in Shibuya’는 최근 Mantis VC, SV Angel 등 여러 벤처캐피탈과 스포티파이의 전 최고 콘텐츠 및 광고 사업 책임자였던 돈 오스트로프(Dawn Ostroff)의 참여로 550만 달러(약 76억 원) 규모의 사전 시드 라운드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이는 그들의 아이디어와 잠재력이 업계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AI가 곡을 만들어주는 것을 넘어, 사용자들이 직접 소리와 보컬을 가지고 놀 수 있는 작고 실험적인 앱들을 ‘싱글 앨범’처럼 시리즈로 출시하는 것이 이들의 핵심 전략입니다. 이 접근 방식은 현존하는 수많은 생성형 AI 음악 도구들과는 확연히 다른 길을 걷고 있어 더욱 흥미롭습니다.

손안에서 펼쳐지는 음악 실험실: 다양한 ‘싱글’ 앱들

‘A Vinyl Bar in Shibuya’가 선보이는 앱들은 마치 음악 실험실의 도구들 같습니다. 각 앱은 음악을 만들거나 소리를 변형하는 다양한 요소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몇 가지 예시를 들어볼까요?

  • Speed Surfer: 크롬 확장 프로그램으로, 브라우저에서 재생되는 소리의 속도와 필터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 웹 서핑 중에 좋아하는 노래를 DJ처럼 즉흥적으로 리믹스할 수 있다는 것이죠.
  • Usersound: 각 알파벳이 음표를 나타내는 ‘오디오 사용자명’을 만들 수 있는 웹사이트입니다. 내 이름이나 좋아하는 단어가 어떤 멜로디를 만들어낼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 Stacks: 3x3 격자에서 막대를 켜고 끄는 방식으로 믹스를 만들 수 있는 스템 플레이어입니다. 드럼, 베이스, 보컬 등 각 악기 트랙(스템)을 조절하며 나만의 믹스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 Drops: 패턴에 맞춰 배치된 플레이크가 떨어지는 구슬을 튕겨내어 음표를 생성하는 방식의 앱입니다. 마치 피타고라스의 모노코드처럼 시각적인 움직임이 소리로 변환되는 경험을 선사합니다.
  • Sampler: 유튜브 비디오를 노래의 비트에 맞춰 음악 샘플러로 변환하는 웹사이트입니다. 좋아하는 유튜브 영상의 특정 부분을 샘플링하여 나만의 비트를 만드는 상상, 정말 재미있지 않나요?

이러한 앱들은 가볍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누구나 쉽게 접근하여 음악을 ‘요리’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들은 사용자의 창의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음악 창작의 복잡한 과정을 놀이처럼 단순화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기존의 DAW(Digital Audio Workstation) 프로그램들이 주는 진입 장벽을 완전히 허문 셈이죠.

A Vinyl Bar in Shibuya is a startup from a former Spotify leader for making music apps

더 나아가, 이들의 야심 찬 제품은 bop이라는 iOS 앱입니다. 이 앱을 사용하면 음악 악기와 효과를 격자에 배치하여 기본 곡의 다양한 믹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템포를 조절하거나 일회성 효과를 추가하는 것도 가능하며, 완성된 믹스는 틱톡이나 인스타그램으로 쉽게 내보낼 수 있습니다. 마치 손안에 나만의 미니 스튜디오를 가지고 있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죠. 심지어 다른 사용자와 함께 곡을 리믹스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버전도 개발 중이라고 하니, 미래에는 전 세계의 음악 애호가들이 함께 실시간으로 음악을 만들어가는 모습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에는 프롬프트 기반의 사운드 생성 기능까지 추가하며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AI 시대, 음악 창작의 진정한 가치는 어디에 있을까?

이 대목에서 ‘A Vinyl Bar in Shibuya’의 철학이 빛을 발합니다. 조누지 전 리더는 AI를 모든 앱에 주입하지 않기로 의식적인 선택을 했다고 말합니다. 물론 AI를 제품 개발과 인프라 구축에 활용하는 데는 열려 있지만, “음악의 미래가 단순히 AI를 통한 곡 생성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힙니다. 오히려 AI가 콘텐츠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수록, 인간의 취향, 관점, 상호작용, 참여가 더욱 중요하고 가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AI가 인간의 창의성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의 창의성이 더욱 빛나게 해주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죠.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이 스타트업의 가장 중요한 차별점이자 통찰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기술 업계는 ‘생성형 AI’라는 거대한 파도에 휩쓸려 무엇이든 ‘자동 생성’하는 데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조누지는 단순히 “만들어주는” 것을 넘어, “함께 만드는” 즐거움과 “나만의 것을 표현하는” 만족감에 초점을 맞춥니다. AI가 만들어낸 무한한 콘텐츠의 바다 속에서, 사람들은 결국 자신만의 개성과 취향을 반영한 무언가를 찾아 헤맬 것입니다. 그리고 ‘A Vinyl Bar in Shibuya’는 바로 그 지점을 파고들어, AI가 무미건조한 대량 생산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섬세한 감각과 결합하여 유일무이한 예술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자처하는 것이죠. 이는 AI 시대의 창작 패러다임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 이 회사는 사용자들이 악기 생성까지 포함하여 음악 제작의 다양한 요소를 가지고 놀 수 있는 “뮤지컬 샌드박스 믹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단순한 앱을 넘어, 말 그대로 음악적 놀이터를 제공하겠다는 포부입니다.

음악은 인류의 가장 오래된 문화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그 역사는 언제나 새로운 기술과 만나며 진화해왔죠. 이제 AI라는 새로운 변곡점에서, ‘A Vinyl Bar in Shibuya’는 단순히 기술을 과시하는 대신, 인간의 창의성과 재미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음악의 미래를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과연 이들의 실험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음악 창작의 지평을 넓힐 수 있을지, 매우 기대가 됩니다.


출처

  • 원문 제목: A Vinyl Bar in Shibuya is a startup from a former Spotify leader for making music apps
  • 출처: AI News & Artificial Intelligence | TechCrunch
  • 원문 기사 보러가기
Share this story

Related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