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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지식 증류를 둘러싼 뜨거운 논쟁: Y콤비네이터 CEO가 던진 충격 제안

Published Sep 12, 2026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겁니다.”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중 하나인 Y콤비네이터의 CEO **게리 탄(Garry Tan)**이 CNBC와의 인터뷰에서 던진 이 한마디는 AI 업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습니다. 그는 중국 AI 연구소들이 프론티어 모델(frontier model) 제작사로부터 지식을 추출하는 ‘증류(distillation)’ 기술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규제 당국이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을 뿐 아니라, 심지어 미국 AI 연구소들도 이와 동일한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미국식 증류 체제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의 발언은 단순한 의견 피력을 넘어, AI 기술의 미래 지형과 국가 전략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증류(Distillation): 기술인가, 편법인가?

최근 AI 업계의 가장 뜨거운 감자 중 하나는 바로 이 증류(distillation) 기술입니다. 증류란 한 모델 제작사가 다른 모델에 광범위하게 프롬프트를 입력하여, 그 모델의 작동 방식과 추론 과정을 학습하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이는 AI 연구소들이 새로운 모델을 훈련하는 데 일반적으로, 그리고 합법적으로 사용되는 기법입니다.

하지만 이 합법적인 기술이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선두 AI 기업인 **앤트로픽(Anthropic)**의 보고서 때문입니다. 앤트로픽은 최근 두 번째 보고서를 발표하며, 중국 연구소들이 ‘불법적인 증류 공격(illicit distillation attacks)‘에 가담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신분을 숨긴 채 허가 없이 증류를 시도하고, 사기 및 도난된 자격 증명을 사용하여 이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죠. 앤트로픽의 CEO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는 이전에 미국 규제 당국에 증류를 단속해 줄 것을 공개적으로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Y콤비네이터의 수장인 게리 탄이 앤트로픽의 주장과는 정반대의 입장을 내놓았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며, 업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만한 사건입니다. 사실 이건 단순한 기술적 논쟁을 넘어, AI 주도권을 둘러싼 미중 갈등, 그리고 **개방형 AI(open-weight AI)**와 폐쇄형 AI(closed-weight AI) 간의 철학적 대립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문제입니다.

게리 탄의 역설적인 제안: ‘미국식 증류 체제’

게리 탄은 테크크런치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주장을 더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그가 바라는 것은 미국의 소규모 개방형 AI 연구소들이 미국의 프론티어 AI 연구소들의 모델에 동일한 종류의 훈련 기법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중국발이 아닌, 더욱 강력한 미국의 개방형 AI 옵션을 확보하자는 것이죠.

물론 탄은 미국 AI 연구소들이 도난된 자격 증명을 사용하여 증류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그들이 ‘정당한 방법으로(in the front door)’ 접근할 자유를 원합니다. 사실 그의 주장은 두 가지 관점에서 비롯됩니다. 첫째, 그는 AI 연구소들이 자신들의 모델이 고객과 공유하는 정보에 대해 고객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지시하는 것은 지나친 통제라고 생각합니다. 모델이 API 호출을 통해 제공하는 정보에 대한 사용자의 권한을 제한하는 것은 혁신을 저해한다는 것이 그의 시각입니다.

둘째, 그리고 어쩌면 더 중요한 점은, 독점적인 AI 연구소들 역시 그들의 모델을 훈련하기 위해 가능한 한 많은 인간 지식을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일’ 때, 지식재산권 소유자들의 허락을 구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그들은 수많은 저작권 자료를 허가 없이 수집하여 모델 훈련에 사용했습니다.

이 대목에서 필자의 분석을 덧붙이자면, 게리 탄의 이러한 지적은 AI 시대의 지식재산권과 공공재의 경계에 대한 매우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과거 웹 크롤링을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여 모델을 훈련한 ‘선구자’들이 이제 와서 자신들의 결과물에 대한 접근과 활용을 전면 통제하려 한다면, 이는 이중적인 잣대가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광범위한 대중 접근 데이터를 기반으로 훈련된 지능에 대한 접근은 제한적인 서비스 약관 뒤에 숨겨진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공공재의 한 형태여야 한다는 사실을 정상화하는 데 정부가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탄의 이 발언은 AI가 인류의 집단 지성에 기반을 둔 만큼, 그 결과물 역시 특정 기업의 독점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Y Combinator’s Garry Tan wants US open-weight AI labs to ‘distill’ frontier models, too

AI 둠 시나리오: ‘하나의 거대 기업’ 그리고 균형의 중요성

게리 탄은 자신을 ‘사이버 정신증(cyber psychosis)‘에 걸릴 정도로 열렬한 AI 사용자라고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그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AI의 거대한 힘이 결국 단 하나의 강력하고 독점적인 제공업체의 손에 넘어가는 **‘둠 시나리오(doomer scenario)‘**입니다. “AI에 대한 악몽 같은 시나리오, 둠 시나리오는 단 하나의 회사만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 회사는 최고의 자본 접근성을 가졌고, 최고의 AI 연구원들을 보유하며, 모든 것을 독점해 버립니다. 갑자기 하나의 회사가 거대한 독점 기업이 되는 것이죠. 그리고 그것은 나쁜 일일 겁니다.”

그는 프론티어 AI 연구소들이 혁신을 주도하고 사업 모델을 발전시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동시에 개방형 AI 모델들이 사람들에게 자유와 접근성을 제공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탄은 이 두 축 사이에 건강한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프론티어 AI가 최첨단 기술을 발전시키면서 동시에, 개방형 AI가 그 기술의 접근성을 넓혀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누리고 새로운 혁신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 AI 생태계의 미래 전략과 ‘공공재’로서의 AI

게리 탄의 주장은 단순한 기술 논쟁을 넘어, 미국의 AI 생태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깊은 고찰을 담고 있습니다. 중국의 ‘불법적 증류’를 비난하고 규제를 촉구하는 대신, 미국이 자체적으로 개방형 AI 활성화를 위한 **‘합법적 증류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역발상적 제안은 과연 현실성이 있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이 제안이 단기적으로는 기존 프론티어 AI 개발사들의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막대한 자본과 인력을 투입하여 개발한 모델의 지식을 타사가 자유롭게 ‘증류’하여 활용하는 것을 쉽게 용인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게리 탄의 비전은 AI 기술이 특정 기업의 독점이 아닌, 인류 전체의 공공재로서 기능해야 한다는 근본적인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이는 AI 기술이 가져올 혜택을 극대화하고, 동시에 기술의 중앙집중화로 인한 위험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업계 흐름을 보면, 개방형 AI 모델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국가 안보 및 경제적 측면에서, 특정 국가나 기업에 의존하지 않는 자체적인 AI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게리 탄의 제안은 이러한 거시적인 흐름 속에서 미국이 AI 주도권을 유지하고, 더 나아가 전 세계 AI 혁신의 선두에 서기 위한 하나의 대안적 전략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합니다. 물론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법적, 윤리적 복잡성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지만, 그의 발언은 AI 시대의 규제와 혁신, 그리고 미래 전략에 대한 깊은 논의를 촉발할 것입니다. 과연 실리콘밸리는 이 대담한 제안을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그리고 이러한 논쟁이 미국 AI 생태계의 지도를 어떻게 바꿀지, 우리는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출처

  • 원문 제목: Y Combinator’s Garry Tan wants US open-weight AI labs to ‘distill’ frontier models, too
  • 출처: AI News & Artificial Intelligence | TechCrunch
  • 원문 기사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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