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8만 년의 항성 간 여행 궤도를 그려내다: 인간의 상상력, AI의 정교함으로 현실이 될까?
Published Sep 8, 2026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에서부터 자율주행차, 그리고 복잡한 금융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인공지능은 이미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이 AI가 인류의 가장 오래된 꿈 중 하나인 항성 간 여행을 현실로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면 어떨까요? 먼 미래의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사실 이건 오늘날 우리에게 주어지고 있는 매우 현실적인 질문입니다.
최근 퍼진 놀라운 소식은 바로 **페르미 탐사 미션(Fermi Explorer Mission)**이라는 비영리 단체가 2029년 말까지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계인 알파 센타우리를 향해 우주선을 발사할 계획을 발표했다는 것입니다. 이 미션의 핵심은 인간 연구팀이 수년 간 풀지 못했던 난제를, AI 시스템이 불과 며칠 만에 풀어내 새로운 궤적을 제시했다는 점입니다. 일반 사용자에게는 멀게 느껴질 수 있는 우주 탐사 이야기지만, 이 뉴스는 AI가 단순히 반복 작업을 넘어선 창의적 문제 해결 영역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으며, 인류가 직면한 가장 복잡한 과학적 질문에 접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두 야심 찬 항성 간 미션: 브레이크스루 스타샷 vs. 페르미 탐사 미션
알파 센타우리를 향한 탐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 소식을 접하며 많은 이들이 자연스럽게 2016년 발표되었던 브레이크스루 스타샷(Breakthrough Starshot) 프로젝트를 떠올릴 것입니다. 억만장자 기술 투자가인 유리 밀너가 주도했던 이 프로젝트는 인류 최초로 우주선을 알파 센타우리로 보내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당시 계획은 강력한 레이저를 이용해 초소형 탐사선을 광속의 5분의 1 속도로 추진시켜, 20년 안에 알파 센타우리에 도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밀너는 이 개념 증명을 위해 1억 달러를 쾌척하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죠.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안타깝게도 어떠한 발사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페르미 탐사 미션의 공동 창립자이자 회장인 필립 존스턴은 이 실패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우리는 또 다른 브레이크스루 스타샷을 하고 싶지 않았다”며, “우리는 실제로 무언가를 발사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발언에서 두 프로젝트의 근본적인 차이가 드러납니다. 브레이크스루 스타샷이 ‘인간의 일생’이라는 시간 제약 안에서 최대한 빨리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면, 페르미 미션은 그렇지 않습니다. 존스턴은 “우리는 인간의 일생 안에 도달해야 한다는 제약에 얽매이지 않는다”며, “그냥 다른 별에 도달하는 방법을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속도 면에서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페르미 미션의 우주선은 알파 센타우리까지 최대 8만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1977년 발사된 보이저 1호의 속도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보이저 1호도 알파 센타우리까지 7만 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페르미 미션은 현재 개인 기부자들의 후원으로 단 1,500만 달러의 예산으로 진행됩니다. 이는 브레이크스루 스타샷의 100만 달러와 비교하면 훨씬 현실적이고 저렴한 접근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주선은 최소 1kg의 화물을 실을 예정인데, 여기에는 예술 및 과학적 페이로드, 메시지, 그리고 1977년 NASA가 보이저 탐사선에 실었던 골든 레코드의 복사본이 포함됩니다. 이것은 도착 시기를 불문하고, 인류가 외계 문명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는 상징적 의미가 큽니다.

AI가 설계한 궤적,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다
항성 간 여행을 위한 공학적 난이도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알파 센타우리는 지구에서 약 25조 마일 떨어져 있으며, 이는 우리가 발사한 가장 빠른 물체 중 하나인 보이저 1호가 1977년부터 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거리의 1%도 채 도달하지 못한 엄청난 거리입니다.
존스턴과 그의 팀은 1,500만 달러라는 저예산으로 태양열을 이용하는 소형 우주선이 알파 센타우리에 도달할 방법을 1년간 찾아 헤맸습니다. 하지만 번번이 **“어떻게 우주선을 너무 무겁게 만들지 않으면서 충분한 동력을 공급할 것인가”**라는 핵심 문제에 봉착했습니다. 우주선이 무거워지면 더 많은 연료가 필요하고, 이는 비용과 기술적 난이도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키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에서 인간의 직관과 기존의 계산 방식은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이때 전환점이 찾아왔습니다. 존스턴은 자신이 겪고 있는 문제를 PSI(Physical Superintelligence)의 공동 창립자인 물리학자 알렉스 위스너-그로스가 진행하는 팟캐스트에서 언급했습니다. 위스너-그로스는 PSI가 개발한 AI 시스템인 **‘겟 피직스 던(Get Physics Done)‘**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볼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는 물리학 연구 질문을 받아 더 작은 작업으로 나눈 다음, Anthropic의 Claude나 OpenAI의 GPT와 같은 AI 모델을 활용하여 어떤 시뮬레이션을 실행할지 스스로 결정합니다.
그리고 일주일 후, AI 시스템은 존스턴을 놀라게 할 만한 새로운 궤적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페르미 팀이 전혀 고려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잘 알려진 궤도 기동들을 결합한 것이었습니다. AI의 제안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우주선이 먼저 속도를 줄여 궤도를 태양에 훨씬 가깝게 (수성보다 더 가깝게) 스윙하게 한다.
- 태양에 근접할 때마다 엔진을 발사하여 태양 전지판이 평소보다 4배 많은 빛을 받게 한다.
- 이러한 고속 상태에서 전달되는 추진력은 다른 어떤 지점에서의 추진력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얻게 한다.
- 엔진이 태양 근처에서만 작동하기 때문에 태양 전지판을 작게 유지할 수 있고, 우주선 전체의 무게를 가볍게 만들 수 있다.
PSI의 공동 창립자이자 CEO인 맷 파인즈는 이 시스템이 3일 동안 10억 개의 토큰을 사용하여 대부분의 연구를 스스로 수행했다고 밝혔습니다. PSI의 한 천체 물리학자는 AI가 미션 요구 사항을 따르도록 지시하고, 비용 분석 및 더 명확한 차트를 요청하며, 결과물의 오류를 확인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파인즈는 “AI가 완전히 다른 미션 프로필, 즉 페르미 팀이 고려하지 않았던 창의적인 것을 내놓았다는 사실이 더 놀라운 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AI가 단순히 기존 데이터를 분석하고 효율성을 최적화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해결책을 ‘발견’하고 ‘창조’하는 능력을 보여주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과학 연구 및 문제 해결 과정에서 AI의 역할이 단순한 도우미를 넘어, 인간의 직관적 사고를 보완하고 확장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파인즈는 모델이 여전히 인간 연구자의 판단력과 취향이 부족하다고 지적합니다. 어떤 문제가 흥미롭고 어떤 접근 방식이 추구할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감각이 없어서, 종종 막다른 길을 쫓거나 다른 접근 방식을 탐색하는 데 실패한다는 것이죠. “우리가 아직 이러한 모델들이 그러한 연구 판단력을 내부적으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지 알아내지 못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여전히 인간의 개입과 지도가 중요하며, AI는 강력한 ‘도구’이자 ‘협력자’이지, 독립적인 연구 주체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 너머의 질문: 페르미 역설과 인류의 탐험 정신
비록 페르미 탐사선이 발사된다 해도, 존스턴은 “우리가 알파 센타우리에 처음 도착할 것이라고는 확신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미래의 우주선 기술이 발전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지금보다 20%만 더 빠른 엔진이 1000년 후에 개발된다면, 그때 발사된 우주선이 페르미 탐사선보다 1만 년 이상 먼저 알파 센타우리에 도착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 미션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요? 페르미 프로젝트는 단순히 공학적 야망에 의해 추진되는 항성 간 미션이 아닙니다. 이것은 물리학에서 가장 오래된 미해결 질문 중 하나인 **페르미 역설(Fermi Paradox)**에 답하려는 탐구이기도 합니다. 1950년, 물리학자 엔리코 페르미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우리 은하에는 수천억 개의 별이 있고, 대부분은 우리 태양보다 훨씬 오래되었습니다. 심지어 별들 사이를 천천히 이동하는 문명이라 할지라도 몇백만 년 안에 은하 전체로 퍼져나갈 수 있습니다. 이는 은하의 나이에 비하면 아주 짧은 시간이죠. 그렇다면 어딘가에 지능적인 생명체가 있다면, 우리는 이미 그 존재의 흔적을 보았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 역설은 두 가지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첫째, 다른 별에 도달하는 것이 너무 어렵거나, 둘째, 다른 지능적인 종들이 단순히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페르미 탐사선이 발사되는 순간, 우리는 다른 별에 도달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하고자 하는 문명이 될 것입니다. 이는 은하가 아직 탐험되지 않은 이유가 앞선 두 가지 설명 때문이 아닐 수도 있음을 의미합니다. 존스턴은 이것이 우리를 더 불안하게 만드는 가능성으로 이끌 수 있다고 말합니다. 어쩌면 우리와 같은 생명체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희귀할지도 모른다는 것이죠. 혹은 지능적인 생명체는 흔하지만, 스스로를 파괴하는 경향이 있을 수도 있다는 암울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지점이 이 미션의 가장 강력한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최초 도달’이라는 경쟁적 목표를 넘어, ‘탐험의 시작’ 그 자체에 의미를 두는 접근은 인류의 우주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과 탐험 정신을 일깨웁니다. 당장 인류가 도달할 수는 없지만, AI의 도움을 받아 그 첫 발을 내딛는다는 것은, 어쩌면 수만 년 후 인류 문명의 후손들에게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별을 향한 길을 열었다”고 말하는 아주 중요한 메시지가 될 것입니다. AI는 단순히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를 넘어, 인류의 오랜 꿈과 철학적 질문에 답하기 위한 새로운 경로를 제시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8만 년 후의 도착 여부와 관계없이, 이 미션은 인류가 우주를 이해하고 자신을 성찰하는 방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출처
- 원문 제목: How AI plotted an interstellar journey to Alpha Centauri
- 출처: MIT Technology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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