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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AI 학습을 위해 희귀 도서를 '파괴'하는가: 데이터 갈증 시대의 역설

Published Aug 17, 2026

최근 몇 년간 인공지능, 특히 대규모 언어 모델(LLM) 분야의 발전은 경이로울 따름입니다. GPT-3, GPT-4와 같은 모델들이 보여주는 놀라운 언어 생성 능력은 이미 우리 일상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키고 있죠.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진보의 이면에는 엄청난 양의 고품질 훈련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존재합니다. 인터넷에 존재하는 텍스트 데이터는 이미 상당 부분 ‘소진’되거나, 질적인 측면에서 LLM 훈련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늘어나면서, AI 개발 기업들은 새로운 데이터 소스를 찾아 헤매고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아마존이 AI 훈련을 위해 희귀 도서를 대량으로 구매하여 물리적으로 훼손하고 스캔하고 있다는 소식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이는 단순한 뉴스거리를 넘어, AI 시대의 데이터 윤리와 문화유산 보존이라는 중대한 딜레마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AI 데이터 갈증의 심화와 희귀 도서의 가치

오늘날 LLM은 그야말로 ‘텍스트를 먹고 자라는’ 존재입니다.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생성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양의 실제 인간이 작성한 텍스트를 학습해야 하죠. 하지만 인터넷에 공개된 데이터는 한계에 도달하고 있습니다. 이미 대부분의 웹 콘텐츠는 한 번 이상 LLM 훈련에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높으며, 심지어는 AI가 생성한 텍스트가 다시 인터넷에 유입되는 악순환이 시작되고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양질의, 그리고 ‘오염되지 않은’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말 그대로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404 Media의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은 바로 이러한 데이터의 ‘성배’를 찾아 나섰습니다. 그들이 주목한 것은 바로 희귀 도서입니다. 온라인에서 찾기 어렵거나 아예 절판된 서적들, 즉 인터넷에 광범위하게 노출되지 않은 독점적인 텍스트 데이터는 LLM 훈련에 있어 엄청난 가치를 지닙니다. 특히 이 희귀 도서들은 2022년 이전에 출판된 것이 대부분이므로, AI가 생성한 텍스트가 섞여 있을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이것이 왜 중요할까요? 바로 ‘모델 붕괴(model collapse)‘라는 현상 때문입니다. LLM이 AI가 생성한 텍스트를 너무 많이 학습하게 되면, 출력물의 품질이 저하되고 독창성이 떨어지며 심지어는 오류가 늘어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마치 거울이 거울을 비추며 이미지가 왜곡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죠. 따라서 순수한 인간의 창작물로 가득 찬 희귀 도서는 이러한 모델 붕괴를 방지하는 귀중한 자원이 되는 것입니다.

아마존의 방식은 솔직히 말해서 충격적입니다. 404 Media가 추적 장치를 심은 희귀 도서가 라스베이거스의 아마존 시설(VGT3)로 보내진 결과, 아마존이 이 도서들을 대량으로 구매하여 책등을 자르고(cutting off their spines) 스캔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VGT3 시설은 발톱에 책을 들고 있는 공룡 심볼을 사용하고 있다고 하니, 그들의 데이터 수집 방식이 얼마나 원시적(?)이면서도 직접적인지 엿볼 수 있습니다. 아마존은 이에 대해 “고객이 사용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상업 채널을 통해 도서를 구매한다”고 밝혔지만, 그 과정에서 물리적인 도서가 파괴된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아마존이 한때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하여 전 세계를 대표하는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아이러니입니다. 책을 통해 사업을 시작한 기업이 이제는 AI 학습이라는 명목하에 희귀 도서를 물리적으로 파괴하고 있다는 사실은 꽤나 역설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행동이 단기적인 AI 성능 향상에는 기여할 수 있을지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인류의 문화유산을 훼손하는 심각한 윤리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디지털화는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원본이 영구히 손실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죠.

Amazon, which started off selling books, is destroying rare texts to train AI

‘모델 붕괴’의 위협과 데이터 윤리의 경계

위에서 잠시 언급했던 ‘모델 붕괴’는 AI 업계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도전 과제 중 하나입니다. 인간의 언어 패턴을 학습해야 하는 LLM이 AI가 만들어낸 패턴을 학습하게 되면, 결과적으로는 원래 가지고 있던 창의성, 논리성, 심지어 사실적 정확성까지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이는 마치 근친 교배로 유전적 다양성이 줄어드는 것과 비슷하게, AI 모델의 ‘유전적 풀’을 좁혀버리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이러한 위험 때문에, 희귀하고 순수한 인간 작성 텍스트는 금처럼 귀한 가치를 지니게 된 것입니다.

아마존의 사례 외에도, Anthropic과 같은 다른 AI 기업들이 불법 복제된 도서들을 학습 데이터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양질의 데이터에 대한 갈증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방증이죠. 기업들은 AI 기술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데이터를 확보하려 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저작권 침해, 데이터 윤리 문제, 그리고 이제는 문화유산 훼손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 것입니다.

업계 흐름을 보면, 앞으로도 이러한 ‘데이터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터넷상의 텍스트 데이터가 고갈되면, 결국 물리적인 형태의 문서, 서적, 기록물들이 다음 타겟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희귀하거나 보존 가치가 높은 자료들이 무분별하게 훼손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희귀 도서 한 권은 단순한 종이 뭉치가 아니라, 특정 시대의 사상, 문화, 기술이 집약된 소중한 유물입니다. 이것이 AI 모델의 훈련 데이터로 사용되면서 물리적으로 사라진다면, 그 손실은 결코 되돌릴 수 없습니다. 디지털 아카이빙이 중요하지만, 원본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행위는 재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상황은 기술 발전과 윤리적 책임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에 대한 심도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AI의 발전을 위해서는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지만, 그 데이터를 얻는 방식이 과연 정당한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포기해야 하는 가치들은 무엇인가에 대해 우리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아마존의 이번 행보는 AI 시대에 인류가 마주하게 될 수많은 딜레마 중 하나일 뿐입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이러한 문제에 계속해서 직면할 것이며, 기술 기업들 또한 단순히 “제품 개선”이라는 명분 뒤에 숨을 것이 아니라, 보다 투명하고 윤리적인 데이터 확보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인류의 지식과 문화유산을 파괴하면서 스스로의 미래를 만드는 모순적인 상황에 처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출처

  • 원문 제목: Amazon, which started off selling books, is destroying rare texts to train AI
  • 출처: AI News & Artificial Intelligence | TechCrunch
  • 원문 기사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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