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기기가 이제는 당신의 '주치의'가 될 수 있을까요?
Published Aug 16, 2026
솔직히 말해서, 스마트워치를 차고 계신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보셨을 겁니다. “이 기기가 정말 내 건강을 얼마나 깊이 이해할 수 있을까?” 걸음 수, 심박수, 수면 시간… 이제는 꽤 익숙한 기능들이죠. 하지만 단순한 숫자 나열을 넘어, 이 데이터들이 당신의 미래 건강 상태를 예측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어떨까요?
오늘 저는 여러분을 삼성의 최신 연구 현장으로 초대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삼성 리서치 아메리카의 디지털 헬스 팀이 웨어러블 생체 신호 데이터 학습을 위한 두 가지 혁신적인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공개했습니다. 이 기술이 단순한 기술 발표를 넘어, 우리의 건강 관리 패러다임을 어떻게 뒤바꿀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지, 함께 파헤쳐 봅시다.
웨어러블 데이터, 단순 기록을 넘어선 ‘건강 예측’의 시대
우리가 착용하는 스마트워치나 밴드는 이제 더 이상 시계나 알림 기기가 아닙니다. 심박 활동, 수면 패턴, 신체 활동 등 끊임없이 우리의 몸에서 나오는 생체 신호(biosignals)를 포착하는 개인 건강 데이터 허브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이 방대한 데이터를 단순히 기록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바로 이 데이터 속에서 의미 있는 패턴을 찾아내고, 그것을 바탕으로 개인에게 특화된 건강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일입니다.
지금까지는 이런 복잡한 분석을 위해서는 방대한 양의 ‘라벨링된’ 데이터가 필요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심장 질환 환자의 ECG 데이터에 ‘부정맥’이라는 라벨을 일일이 붙여 학습시키는 식이었죠. 하지만 실제 세상의 데이터는 대부분 라벨이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건강 AI 분야가 직면한 가장 큰 난관 중 하나였습니다.
삼성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s) 개념을 건강 분야에 도입했습니다. 자가 지도 학습(self-supervised learning) 방식을 통해, 라벨링되지 않은 생체 신호 데이터에서 스스로 특징을 학습하는 모델이죠. 대규모 건강 데이터셋으로 사전 학습된 이 모델은 생체 신호 분석, 바이오마커 개발, 심지어 건강 문제 예측과 같은 다양한 후속 작업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지난 2026년 7월, 갤럭시 언팩 행사 중 헬스 포럼에서 삼성은 ‘커넥티드 케어(Connected Care)’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예방적(preventive), 개인 맞춤형(personalised), 그리고 연결된(connected) 건강 관리의 미래를 그리는 것이었죠. 그리고 이번에 공개된 두 가지 AI 모델은 바로 이 비전을 현실로 만드는 핵심 구성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샤란야 데사이(Sharanya Desai) 삼성 리서치 아메리카 디지털 헬스 알고리즘 총괄은 “이 연구는 효율적이고 정밀하며 지속적인 건강 인사이트를 제공하기 위한 기술적 기반을 다진다”고 그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두 가지 혁신 모델: xMAE와 HiMAE 심층 분석
이번 연구의 핵심은 바로 xMAE와 HiMAE라는 두 가지 모델입니다. 각각 다른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모두 웨어러블 생체 신호 데이터의 깊은 구조와 관계를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죠.
xMAE: 생체 신호 간의 시간적 관계를 읽어내다
xMAE는 ‘Physiology-Aware Masked Cross-Modal Reconstruction for Biosignal Representation Learning’의 줄임말로, 서로 다른 생체 신호 간의 시간적 관계를 학습하는 모델입니다. 이게 왜 중요할까요? 우리 몸의 생체 신호들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측정 방식이나 나타나는 시간대가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좋은 예시가 바로 **ECG(심전도)**와 **PPG(광혈류 측정)**입니다.
- ECG: 심장의 전기적 활동을 직접 측정하며, 심박수, 심박수 변이도, 비정상적인 심장 리듬(심방세동 등)을 식별하는 데 유용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직접 팔을 움직이지 않고 측정해야 하는 ‘능동적 측정’ 방식을 요구합니다.
- PPG: 혈류량 변화를 감지하여 심장 활동을 간접적으로 측정합니다. 스마트워치 센서를 통해 사용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수동적으로’ 지속 측정될 수 있습니다.
둘 다 심장 활동에서 비롯되지만, ECG가 번개를 보고 PPG가 그 후에 천둥 소리를 듣는 것과 같은 시간 차이가 있습니다. xMAE는 바로 이 시간적 관계를 학습합니다. PPG 데이터로부터 마스킹된 ECG 신호의 일부를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말이죠. 이 모델은 국제 머신러닝 학회(International Conference on Machine Learning)에 채택되며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습니다.

필자의 분석: 이 부분에서 주목할 점은 xMAE가 지속적으로 측정 가능한 PPG 데이터만으로도 ECG에 준하는 심혈관 건강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즉, 사용자가 특정 자세를 취하거나 의식적으로 측정할 필요 없이, 일상생활 속에서 착용하는 것만으로 심장 건강에 대한 심층적인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진정한 예방 의학으로 가는 중요한 한 걸음이며, 환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데이터 수집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혁신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약 9,400시간의 ECG와 PPG 데이터로 사전 학습된 xMAE는 19가지 평가 작업 중 15가지에서 기존 단일 모달 및 다중 모달 학습 방법을 능가하는 성능을 보였습니다. 심혈관 질환 예측, 비정상 검사 결과 감지, 수면 단계 분류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말이죠.
HiMAE: 다양한 시간 스케일의 건강 패턴을 포착하다
HiMAE는 ‘Hierarchical Masked Autoencoder’의 줄임말로, 웨어러블 시계열 데이터에서 다양한 시간 스케일의 건강 패턴을 학습합니다. 우리 몸의 데이터는 어떤 시간 간격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짧은 시간(몇 초)에서는 빠르게 변하는 심박수를 볼 수 있지만, 긴 시간(몇 시간 또는 며칠)에서는 수면 패턴이나 전반적인 신체 활동과 같은 장기적인 패턴을 파악할 수 있죠.
HiMAE는 여러 인코더를 사용하여 짧은 데이터 세그먼트와 긴 데이터 세그먼트를 개별적으로 분석합니다. 이를 통해 모델은 특정 건강 과제에 필요한 시간 스케일을 스스로 식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심박수 분석에는 짧은 간격 데이터가, 수면 예측에는 긴 간격 데이터가 활용되는 식입니다. 이 모델은 국제 학습 표현 컨퍼런스(International Conference on Learning Representations)에 채택되었습니다.
HiMAE의 훈련 방식 또한 마스킹된 웨어러블 데이터 부분을 재구성하는 것인데, 이는 라벨링된 데이터가 제한적인 생체 신호에서도 패턴을 학습할 수 있게 합니다. 이 하나의 사전 학습된 시스템은 분류, 숫자 예측, 데이터 생성까지 지원합니다.
개인적으로는 HiMAE가 가진 가장 놀라운 점 중 하나는 바로 그 효율성입니다. 삼성은 HiMAE가 기존 모델보다 작은 모델 크기로 높은 성능을 달성했으며, 스마트워치급 CPU에서 1밀리초 미만으로 결과를 생성할 수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게 무슨 의미일까요? 데이터를 클라우드 서버로 보낼 필요 없이, **기기 자체(on-device)**에서 실시간으로 고급 분석을 수행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온디바이스 AI, 건강 관리의 미래를 바꾸다
스마트워치 자체에서 건강 분석을 실시간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은 단순히 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넘어섭니다.
- 개인 정보 보호 강화: 민감한 건강 데이터가 클라우드로 전송될 필요 없이 기기 내에서 처리되므로, 데이터 유출 위험이 현저히 줄어듭니다.
- 지속적인 인사이트 제공: 인터넷 연결이 불안정하거나 없는 환경에서도 건강 인사이트를 끊김 없이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 저지연성(Low Latency):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생체 신호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여 사용자에게 필요한 경고나 피드백을 지연 없이 제공할 수 있습니다. 위급 상황 발생 시 골든 타임을 지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서브 베너캣트라만(Subbu Venkatraman) 삼성 리서치 아메리카 디지털 헬스 연구소 총괄은 “생체 신호는 본질적으로 역동적이며, 고유한 시간 가변적 생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 연구의 핵심 기여는 신호 간 관계와 그 기저의 시간적 구조를 모두 포착할 수 있는 건강 파운데이션 모델의 타당성을 입증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삼성의 이번 연구는 웨어러블 기기가 단순히 정보를 수집하는 도구를 넘어, 진정으로 개인의 건강을 관리하고 개선하는 능동적인 주치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미지의 라벨링되지 않은 생체 신호 스트림에서 진단 마커를 추출하고, 예측적 건강 분류를 실행하며, 사용자 지침을 생성하는 메커니즘을 소비자 하드웨어에서 모두 가능하게 하는 것이죠.
사실 이건 정말 혁명적인 변화입니다. 특정 질병이 발병한 후에 병원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이 보내는 미묘한 신호들을 AI가 미리 감지하고 알려줌으로써 질병을 예방하거나 조기에 대처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개인의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초개인화된 건강 관리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는 것을 삼성의 이번 연구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됩니다. 앞으로 삼성의 이런 노력이 어떻게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어 더 건강한 삶을 만들어갈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출처
- 원문 제목: Samsung health AI models analyse wearable biosignal data
- 출처: AI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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