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드디어 우리와 '말'이 통할까? 에니그마의 7100만 달러 베팅
Published Jul 28, 2026
상상해 보세요. 거실에 로봇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로봇에게 “저기 탁자 위에 있는 컵 좀 가져다줘”라고 말했는데, 15분 동안 컵의 위치, 손가락의 각도, 심지어 컵을 잡을 때의 압력까지 일일이 설명해야 한다면 어떨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에이, 내가 하고 말지!” 하고 포기할 겁니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우리가 접하는 대부분의 로봇이 이렇습니다. ‘인공지능’이라는 거창한 이름이 붙었지만, 막상 로봇을 움직이게 하려면 너무나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경우가 많죠. 하지만 최근 거액의 투자를 유치하며 주목받는 한 스타트업이 이 판도를 완전히 뒤집으려 합니다. 우리의 일상 속에 로봇이 진정으로 스며들기 위한 마지막 퍼즐 조각을 찾으려는 듯 보입니다.
로봇 제어의 ‘볼륨 조절’ 혁명: 에니그마의 등장
최근 베일에서 벗어난 스타트업 **에니그마(Enigma)**가 무려 **7,100만 달러(약 970억 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갓 1년도 채 되지 않은 스타트업이 이 정도 규모의 시드 투자를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지 않나요? 인덱스 벤처스(Index Ventures)와 리빗 캐피탈(Ribbit Capital)이 리드하고, 사라 궈(Sarah Guo)의 컨빅션 파트너스(Conviction Partners)까지 참여한 이번 투자는 에니그마의 비전이 얼마나 파격적이고 잠재력이 큰지 여실히 보여줍니다. 그들의 목표는 로봇 제어를 마치 자동차의 볼륨을 조절하는 것처럼 쉽고 직관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에니그마가 무엇을 하려는 걸까요? 많은 로봇 공학 회사들이 인공지능의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인 ‘명시적으로 훈련받지 않은 작업을 실행할 수 있는 기반 모델 구축’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수백만 개의 웹 영상을 연구하거나,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돌리거나, 센서가 내장된 장갑을 끼고 인간의 동작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들이 주로 사용되죠. 로봇에게 더 많은 기능을 학습시키고, 더 복잡한 작업을 스스로 해결하도록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겁니다.
하지만 에니그마는 완전히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순전히 모델의 기능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로봇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연구하려 합니다. 이런 상호작용이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나아가서는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로봇 ‘뇌’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는 겁니다. 이 부분에서 주목할 점은, 기존 로봇 공학자들이 ‘텔레오퍼레이션’이나 ‘손재주’ 같은 로봇의 직접적인 능력에서 출발하는 것과 달리, 에니그마는 **“궁극적인 경험(ultimate experience)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업계의 ‘아웃사이더’만이 가질 수 있는 신선한 관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로봇이 인간 세상에 들어오려면, 인간 중심의 접근 방식이 필수적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죠.
‘낯선’ 창업자들이 던지는 거대한 질문
에니그마의 공동 창업자는 조나단 자코비(Jonathan Jacobi)와 갈 니브(Gal Niv)입니다. 자코비는 마이크로소프트 역사상 최연소 직원이었고, 니브와는 십대 시절 해킹 대회에서 만나 이스라엘의 엘리트 사이버 보안 부대인 8200부대에서 함께 복무하며 친분을 쌓았습니다. 놀랍게도 로봇 공학 분야에 직접적인 경험이 없는 이들이 작년 스타트업을 시작하면서, 가장 흥미로운 미해결 문제가 AI 로봇 분야에 있다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기술 생태계에서 ‘가장 똑똑한 친구들’을 모아 팀을 꾸렸죠. AI 연구소 출신, 수학 올림피아드 우승자, 심지어 박사 학위 과정을 중퇴한 이들까지 포함된 드림팀입니다. 이러한 배경은 에니그마가 기존의 로봇 공학 패러다임에 얽매이지 않고, 진정으로 혁신적인 길을 모색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자코비는 현재 로봇과의 상호작용이 너무 복잡하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로봇에게 설거지를 시키는데, 모든 것을 어디에 둬야 할지 15분 동안 설명해야 한다면, 누구나 ‘됐어, 그냥 내가 하고 말지’라는 지점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의 목표는 로봇 조작을 자동차의 볼륨 조절만큼 직관적이고 쉬운 것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볼륨을 조절할 때 다이얼 대신 퍼센트를 입력해야 하고, 결과가 너무 크거나 작을지 알 수 없다면 누구나 좌절할 겁니다. 에니그마는 로봇 제어도 이런 식이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비유가 정말 와닿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모든 기술이 이런 수준의 직관성을 가졌다면 얼마나 편리할까요? 로봇이 생활 속으로 깊숙이 들어오기 위한 가장 큰 장벽 중 하나가 바로 이 ‘직관성’이라는 점을 정확히 꿰뚫고 있는 것이죠.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인간이 쉽게 접근하고 사용할 수 없다면 대중화될 수 없다는 기본적인 원리를 에니그마는 핵심 가치로 삼고 있는 겁니다.
전 세계인이 참여하는 거대 실험: 로봇과 소통하는 법을 찾아서
에니그마는 자신들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대규모 실험을 시작합니다. 전 세계 누구나 온라인으로 100대가 넘는 독점 AI 로봇과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이 로봇들은 이스라엘과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격납고에 보관되어 있으며, 붓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칼싸움을 하거나, 액체가 담긴 플라스크를 집어 들고 섞는 간단한 화학 실험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에니그마가 로봇 팔과 그 밑단 모델을 모두 처음부터 자체 개발했다고 밝혔다는 것입니다. 이는 그들이 단순한 소프트웨어 솔루션 제공자가 아니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총체적인 접근 방식을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온라인 실험을 통해 에니그마는 사람들이 로봇과 소통하는 ‘가장 올바른 방법’이 무엇인지 배우고자 합니다. 우리는 로봇에게 텍스트나 오디오로 말하고 싶을까요? 아니면 영상으로 예시를 보여주고 싶을까요? 아니면 탭하고, 드래그하고, 드롭하는 방식으로 상호작용하고 싶을까요? 자코비는 이 실험이 매우 개방적이라고 인정합니다. 정해진 답을 찾기보다는, 수많은 상호작용 속에서 인간의 본질적인 소통 방식을 발견하려 하는 것이죠.
하지만 실제 인간-로봇 상호작용 데이터를 수집함으로써, 에니그마는 뛰어난 인터페이스뿐만 아니라, 자사의 기반 AI 모델을 훈련시키는 더 나은 방법까지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기술 개발을 넘어선 인류학적 접근 방식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인간과 기계가 어떻게 가장 자연스럽고 효율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지, 그 근본적인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니까요. 초기 단계에서는 어떤 사업 모델이 나올지 ‘수수께끼’ 같지만, 에니그마는 이미 헬스케어, 물류,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그들의 기술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큰 파급력을 가질 잠재력을 시사합니다.
결국 에니그마의 여정은 로봇 기술의 다음 단계를 정의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로봇이 우리의 삶에 진정으로 스며들기 위해서는, 복잡한 프로그래밍 언어나 전문가의 지식 없이도 누구나 손쉽게 조작하고 소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에니그마가 제시하는 ‘볼륨 조절만큼 쉬운 로봇 제어’가 현실이 된다면, 우리 모두의 일상과 산업 전반에 걸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은 분명합니다. 과연 에니그마는 그 수수께끼 같은 미래를 풀어나갈 수 있을까요? 그들의 대규모 실험 결과와 다음 행보가 정말 기대됩니다.
출처
- 원문 제목: Enigma raises $71M to make controlling a robot as easy as adjusting the volume
- 출처: AI News & Artificial Intelligence | TechCr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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