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 추적기 스캔들: 앤트로픽, 프라이버시 수호자에서 비밀 감시자로?
Published Jul 12, 2026
최근 인공지능 분야는 기술 발전의 경이로움만큼이나 치열한 경쟁과 윤리적 논쟁으로 뜨겁습니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의 AI 기술 패권 다툼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으며, 이는 기업들의 전략에도 깊숙이 스며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긴장감 속에서, 사용자 프라이버시 보호를 강조해왔던 **앤트로픽(Anthropic)**이 돌연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자사의 핵심 AI 모델인 클로드(Claude)에 비밀 추적기를 심어 중국 사용자들을 감시했다는 충격적인 폭로가 터져 나오면서, 업계와 사용자 모두에게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실험’이라는 이름의 비밀 감시: 무엇이 문제인가?
지난주, 웹 개발자 ‘Thereallo’는 클로드 코드(Claude Code)의 프라이버시 이슈를 조사하던 중, 경악스러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앤트로픽이 ‘프롬프트 스테가노그래피(prompt steganography)‘라는 기술을 사용해 중국 사용자들을 추적하는 코드를 숨겨 놓았다는 것입니다. 이 코드는 단순히 악성 기능을 수행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사용자 몰래 시간대, 프록시 정보, 그리고 앤트로픽이 **증류 공격(distillation attacks)**에 연루되었다고 지목한 중국 AI 연구소와의 잠재적 연결 여부 등을 파악하여 앤트로픽으로 전송하고 있었습니다. 일반 사용자는 도저히 감지하기 힘든 ‘일상적인 감시’였던 셈입니다.
앤트로픽 엔지니어 타리크 쉬히파르(Thariq Shihipar)는 X를 통해 이 추적기가 지난 3월부터 클로드 코드에 ‘실험’ 목적으로 추가되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이 코드는 무단 리셀러에 의한 계정 남용을 방지하고 증류 공격으로부터 자사 모델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무단 리셀러들은 무료 모델을 월 1달러에, 월 100달러에 달하는 프로 구독을 12달러에 판매하는 등, 앤트로픽에 상당한 손실을 입히고 있었습니다. 쉬히파르는 또한 “더 강력한 완화 조치를 마련했기 때문에 이 코드를 제거할 예정이었다”며 해명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주목할 점은, 앤트로픽이 이러한 추적 활동을 비밀리에 진행했다는 사실입니다. 웹 개발자 ‘Thereallo’가 지적했듯, 만약 정당한 목적이었다면 사용자들에게 투명하게 알리고 동의를 구하는 방식을 택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험’이라는 미명 아래, 사용자들에게 인지시키지 않고 데이터를 수집한 것은 신뢰 관계에 심각한 균열을 낼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기술 기업이 자사 이익을 위해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얼마나 쉽게 저버릴 수 있는지 보여주는 불편한 진실을 드러냅니다.
프라이버시 옹호자의 이중성: 신뢰의 위기
이번 사건이 더욱 놀라운 이유는 앤트로픽의 과거 행보 때문입니다. 앤트로픽은 미국 정부가 클로드를 이용해 미국 시민을 감시하려는 시도에 강하게 반대하며 트럼프 행정부와 대립했고, 심지어 백악관을 상대로 소송까지 제기했던 전력이 있습니다. 사용자 프라이버시 보호를 자사의 핵심 가치로 내세웠던 기업이, 정작 자사의 이익이 걸리자 비밀리에 사용자들을 감시했다는 사실은 심각한 **이중성(duplicity)**을 보여줍니다. 이는 프라이버시 옹호자들로부터 “앤트로픽이 사용자를 감시하기 위해 선을 넘을 의향이 있다는 증거”라는 거센 비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번 추적기 사건이 앤트로픽과 같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 AI 기업의 모델 복사를 막기 위해 **“점점 더 공격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1년 동안, 중국 기업들은 미국 기업의 모델 역량을 “수개월 내에 꾸준히 따라잡아”왔습니다. 최근에는 중국 기업 지푸 AI(Zhipu AI)의 새로운 무료 AI 모델이 앤트로픽의 클로드 오푸스 4.8 모델보다 컴퓨터 취약점 발견 능력이 더 뛰어났다는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이는 미국 기업들이 느끼는 위기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앤트로픽은 미국이 AI 분야에서 12개월, 길게는 24개월의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선 개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첨단 모델, 칩, 데이터 센터 접근을 차단하는 것을 포함한 다양한 제재를 통해 증류 공격에 맞서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증류 공격은 비록 불법은 아니지만(선도적인 미국 기업들도 이를 수행합니다), 클로드와 같은 모델에 수백만 번의 프롬프트를 입력하여 중국 모델을 빠르게 발전시키는 행위는 앤트로픽의 사용자 약관을 위반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끝없는 복사’를 막기 위해 앤트로픽은 오픈AI(OpenAI)와 함께 증류 공격을 지적 재산권(IP) 침해의 한 형태로 간주해야 한다고 미국 정부에 촉구하고 있습니다. 팀 스콧 상원의원(공화당, 사우스캐롤라이나) 역시 상원 청문회에서 중국이 기술적 우위를 점하는 것을 막기 위한 “명확하고 간결한 수출 통제 정책”의 필요성에 동의했습니다.
증류 공격의 현실과 알리바바의 대응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이 미국 모델을 증류하고 있다는 것은 명확한 사실입니다. 지난 2월, 베이징 대학과 중국 과학원 연구진은 선도적인 대규모 언어 모델에서 증류의 징후를 탐지하는 방법을 개발했으며, 대부분의 중국 모델에서 주로 미국 모델의 “상당한 증류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특히 알리바바(Alibaba)의 큐원(Qwen) AI 모델 중 하나는 지난 6월 클로드에 대한 사상 최대의 증류 공격 이후 발전했다고 앤트로픽이 주장하는 가운데, 지난 2월부터 클로드를 “반복적으로 모방”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일부 집중 테스트에서는 이 모델이 스스로를 클로드라고 식별하는 실수까지 저질렀다고 연구원들은 밝혔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알리바바는 앤트로픽의 비난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계속되는 감시 속에 앤트로픽 모델과의 거리를 두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금요일, 알리바바는 직원들의 클로드 코드 업무 사용을 금지했습니다.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가 입수한 내부 메모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직원들에게 이 금지 조치가 “클로드 코드에 백도어 위험이 있다는 우려스러운 소식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클로드 코드가 최근 백도어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종합적인 평가 후 클로드 코드는 현재 보안 취약점이 있는 고위험 소프트웨어 목록에 추가되었다”고 메모는 명시했습니다.
알리바바와 같은 대기업에게 앤트로픽의 추적 감시망을 무시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이 로이터 통신에 밝힌 바에 따르면, 개별 사용자들이 저렴한 우회 기술을 통해 앤트로픽의 지역 차단을 쉽게 회피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알리바바는 앤트로픽의 약관을 위반하다 적발될 경우 법적 및 규제 준수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기술 보호를 위한 기업들의 조치가 이제는 단순한 기술적 대응을 넘어, 거대 기업 간의 법적, 윤리적 대립으로 확전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AI 시대, 신뢰와 기술 패권 사이의 균형점은?
앤트로픽에게 증류 공격을 계속 허용하는 것은 회사 사업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일부 오픈소스 중국 모델이 무료 또는 오픈소스 미국 모델보다 더 인기가 많으며, 포춘 500대 기업 CEO들이 더 저렴한 AI 솔루션을 찾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도 중국의 미국 모델 증류를 막는 것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중국의 저렴한 AI 대안을 미국인들이 이용하는 것을 막아 unpopular(비인기적인) 조치가 될 수도 있습니다.
챗봇 사용자의 충성도가 모델의 기능 대비 접근 비용을 저울질하는 비용-편익 분석에 달려있는 이러한 환경에서, 앤트로픽은 중국보다 최첨단 모델을 앞서나가기 위해 싸우는 동시에 사용자 신뢰를 잃을 여유가 없습니다.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될수록 기업들은 더 강력한 보호 조치를 강구할 것이고, 이는 종종 사용자 프라이버시와의 충돌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앤트로픽의 이번 ‘비밀 추적’ 사건은 AI 시대의 기술 기업들이 직면한 복잡한 윤리적 딜레마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첨단 기술 보호와 사용자 프라이버시, 그리고 글로벌 경쟁이라는 세 가지 가치 사이에서 어떻게 현명한 균형점을 찾아낼 것인가는 앞으로 AI 산업 전체가 풀어야 할 숙제가 될 것입니다. 투명성과 사용자 동의를 기반으로 한 기술 개발만이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길임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출처
- 원문 제목: Secret Claude tracker shocks users after Anthropic’s anti-surveillance stance
- 출처: Artificial Intelligence - Ars Techn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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