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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며칠 만에 1조 원, 3년에 40조 원. 이 숫자들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인공지능(AI) 시대의 새로운 권력 구도와 예측 불가능한 거물들의 동맹을 상징합니다.

Published Jul 10, 2026

과거의 적은 오늘의 파트너? 앤스로픽과 머스크의 놀라운 동맹

작년 9월, X(구 트위터)에서 일론 머스크는 “앤스로픽에게 승리란 불가능한 결과였다”고 단언했습니다. 당시 이미 앤스로픽은 기업 AI 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랬던 그가,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은 지금, 완전히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나는 앤스로픽에 대해 명백히 틀렸다”고 인정하며, 심지어 “그들은 현재 AI 분야의 리더임이 분명하다”고 극찬하기까지 했습니다.

이 엄청난 태세 전환 뒤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돈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천문학적인 규모의 컴퓨팅 파워와 그에 대한 대가입니다. 2026년 7월 현재, 앤스로픽은 머스크의 스페이스X(올해 2월 xAI와 합병)의 가장 큰 고객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지난 5월, 앤스로픽은 스페이스X의 xAI 사업부로부터 300메가와트(MW)에 달하는 컴퓨팅 자원을 구매하기로 계약했습니다. 이는 테네시주 멤피스 인근에 위치한 xAI의 콜로서스 1 데이터센터의 전체 출력을 앤스로픽이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 계약은 2029년 5월까지 매달 12억 5천만 달러, 즉 3년 동안 약 **400억 달러(한화 약 55조 원 이상)**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입니다. 참고로 구글 또한 2029년 6월까지 스페이스X 인프라를 월 9억 2천만 달러에 임대하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러한 수치는 단순한 거래를 넘어섭니다. AI 기술의 발전은 곧 엄청난 양의 연산 능력을 필요로 하며, 이를 확보하는 것이 곧 AI 경쟁에서 승리하는 열쇠가 됩니다. 앤스로픽과 스페이스X의 계약은 현재 AI 산업에서 컴퓨팅 인프라가 얼마나 절대적인 가치를 지니는지, 그리고 과거의 적대적인 관계조차도 비즈니스의 압도적인 논리 앞에서는 쉽게 뒤집힐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머스크의 ‘스타일’과 AI 시대의 위험한 신뢰

앤스로픽이 막대한 돈을 지불하고 머스크의 인프라를 빌려 쓰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머스크가 어느 날 갑자기 앤스로픽을 경쟁자라는 이유로 서버에서 강제로 내쫓을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지적이었죠. 이에 머스크는 단호하게 답했습니다. “그런 계략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 그는 자신이 앤스로픽의 AI 모델 ‘Mythos/Fable’을 “현재 AI의 리더”라 칭송하며, 앤스로픽이 곧 ‘Mythos 2’를 출시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머스크는 자신의 ‘경쟁자를 압박하지 않는 스타일’에 대한 증거로 몇 가지 사례를 제시했습니다.

  • 테슬라의 특허 정책: 2014년, 테슬라는 자사의 특허 기술을 선의로 사용하려는 누구에게도 특허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현재는 회사 블로그에서 삭제되었지만 특허 서약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 슈퍼차저 네트워크 개방: 테슬라는 슈퍼차저 네트워크와 충전 포트 디자인을 경쟁사들에게 개방했습니다.
  • 스페이스X의 위성 발사: 스페이스X는 경쟁 위성 시스템을 발사할 때 가격 인상이나 불공정한 조건을 적용하지 않습니다.
  • X 플랫폼의 자유: “내 최악의 적들조차 이 플랫폼에서 나를 공격할 수 있다.”

그의 말을 들으면 마치 AI 업계의 성인군자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잠시만요. 솔직히 말해서, 이런 주장을 곧이곧대로 믿기에는 머스크의 과거 행보가 너무나도 역설적입니다. 그는 과거 오픈AI를 고소한 전적이 있으며, 그의 사업 방식은 때때로 경쟁자를 맹렬히 견제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내 스타일이 아니다”는 말로 모든 우려를 잠재울 수 있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발언이 대규모 계약을 성사시키고 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한 전략적 수사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AI 시장의 패권을 놓고 벌어지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머스크의 과거 행동은 ‘경쟁자를 존중한다’는 그의 현재 발언과 쉽게 연결되지 않습니다.

Elon Musk praises Mythos/Fable, promises not to ‘cut off’ Anthropic

물론 앤스로픽이 단순히 머스크의 ‘스타일’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머스크가 계약을 어기고 앤스로픽의 인프라를 갑자기 중단한다면, 계약상 엄청난 법적 책임을 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스페이스X 입장에서도 이 거대한 40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유지하는 것이 막대한 이득을 가져다줍니다. 단지 돈뿐만이 아닙니다. 아마존 엔지니어들이 아마존 웹 서비스(AWS) 고객들을 지원하며 기술력을 향상시키듯이, 스페이스X 엔지니어들도 앤스로픽의 빠르게 성장하는 AI를 지원하며 노하우를 쌓을 수 있습니다. 이는 스페이스X가 자체 AI 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데 귀중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AI 증류(Distilling)의 그림자: 보이지 않는 데이터 전쟁

여기서 더 깊은 통찰이 필요합니다. 앤스로픽이 스페이스X의 인프라를 사용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인 위험 중 하나는 바로 ‘AI 증류(AI Distilling)’ 문제입니다. 머스크는 오픈AI와의 재판 과정에서 AI 증류가 현실임을 인정했습니다. AI 증류란, 한 모델 개발사가 수많은 가짜 계정을 만들어 경쟁사 모델에 프롬프트를 보내는 방식으로 작동 원리를 학습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xAI가 오픈AI 기술을 증류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일반적으로 AI 회사들은 다른 AI 회사들을 증류한다”고 답했습니다.

앤스로픽은 지난 2월, 세 곳의 중국 모델 제작사들이 자사의 클로드(Claude) 모델에 대해 이러한 증류 행위를 했다고 비난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앤스로픽과 구글은 스페이스X가 자사 인프라를 사용하는 동안 이러한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안전장치를 가지고 있을까요? 사실, 앤스로픽의 컴퓨팅 자원을 호스팅하는 것은 스페이스X에게 앤스로픽의 운영 방식에 대한 더 큰 가시성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는 대부분의 경쟁사들이 결코 가질 수 없는 수준의 통찰력을 의미합니다.

업계 흐름을 보면, 기술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경쟁사의 노하우를 ‘엿보는’ 행위는 충분히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 모델의 연산 부하 패턴, 오류 처리 방식, 최적화 기법 등은 인프라 운영자가 가장 잘 볼 수 있는 정보입니다. 물론 직접적인 모델 데이터를 훔치는 것은 계약 위반이지만, 간접적인 운영 데이터를 통해 경쟁사의 전략적 방향이나 기술적 특징을 유추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특히 xAI가 앤스로픽과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근접성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스페이스X가 막대한 수익과 기술적 경험을 얻는 ‘윈윈’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앤스로픽의 핵심 노하우가 경쟁사에게 노출될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은 이 파트너십이 머스크의 회사에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3년 계약 기간이 지나고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AI 기술은 빛의 속도로 변화하며, 오늘날의 동맹이 내일의 경쟁자로 돌변하는 것은 흔한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400억 달러라는 막대한 돈이 오가는 이 거래는, AI 시대의 복잡한 비즈니스 관계와 신뢰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묻게 합니다.


출처

  • 원문 제목: Elon Musk praises Mythos/Fable, promises not to ‘cut off’ Anthropic
  • 출처: AI News & Artificial Intelligence | TechCr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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