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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렁이가 기후 변화의 주범인 농장 오염을 해결하는 예상치 못한 영웅이 된 사연

Published Jul 8, 2026

우리 식탁에 오르는 우유 한 잔, 그 뒤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요? 단순히 목장에서 젖소들이 풀을 뜯는 목가적인 풍경만을 상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사실, 거대한 규모의 현대 축산업은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환경 문제와 직결되어 있습니다. 특히 가축 분뇨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와 심각한 수질 오염을 유발하며, 이는 결국 우리의 공기와 물, 나아가 식량 안보에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상상해보세요. 농장 폐기물 더미에서 꼬물거리는 작은 생물들이 이 거대한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면 얼마나 놀라울까요? 이 이야기는 바로 그런 믿기 어려운 현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캘리포니아의 한 낙농가가 우리에게 익숙한, 그러나 그 중요성을 간과했던 ‘지렁이’를 이용해 기후 변화와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흙 속의 작은 영웅들: 지렁이가 만들어내는 기적

미국 캘리포니아의 작은 마을 힉먼(Hickman)에 위치한 앨버토 데어리(Alberto Dairy)는 앤서니 아게다(Anthony Agueda) 씨의 가족이 3대째 이어온 낙농업 사업장입니다. 어느 날, 아게다 씨는 어둡고 축축한 나무 조각 더미에서 갈퀴를 움직이다가 한 움큼의 흙을 들어 올렸습니다. 그 속에는 꿈틀거리는 붉은 지렁이 수십 마리가 있었습니다. 사실 그가 서 있는 곳 아래에는 수십만 마리의 지렁이들이 그들의 ‘일’을 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6개 축구장 크기에 달하는 이 거대한 나무와 부순 강 자갈 더미는 단순한 흙이 아닙니다. 바로 바이오필터(Biofilter) 역할을 하는 특별한 장치입니다.

이 시스템은 칠레 기업 바이오필트로(BioFiltro)가 개발하고 특허를 받은 지렁이 여과(Vermifiltration) 방식입니다. 하루에도 수백 마리의 홀스타인 젖소들이 쏟아내는 엄청난 양의 분뇨에서 발생하는 메탄, 아산화질소, 그리고 수질 오염 물질을 극적으로 줄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아게다 씨의 농장은 캘리포니아에서 이 방식을 채택한 최초의 가축 사업장 중 하나이며, 현재 미국 내 8곳의 다른 낙농장에서 이 시스템이 가동 중이며, 16곳이 추가로 건설 중이거나 예정되어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이 캘리포니아에 집중되어 있죠.

지렁이 여과는 언뜻 보면 첨단 기술과는 거리가 멀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원리는 매우 영리하고 효과적입니다. 분뇨는 지렁이가 사는 바이오필터 층을 통과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지렁이와 미생물들이 유기물을 분해하고 오염 물질을 흡수합니다. 메탄이나 아산화질소 같은 강력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은 물론, 분뇨에 포함된 약물 잔류물, 살모넬라균이나 대장균 같은 병원균, 그리고 질산염 등이 토양이나 지하수로 스며드는 것을 방지합니다.

아게다 씨는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새로운 관행을 채택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합니다. 특히 지렁이 여과 방식은 다른 첨단 기술 옵션에 비해 간단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점에서 큰 매력을 느꼈다고 합니다. “캘리포니아의 낙농업자들은 끊임없이 더 많은 규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우리가 문제의 일부가 아니라 해결책의 일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기에 저를 설레게 합니다”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주목할 점은, 때로는 복잡하고 값비싼 기술보다 자연의 원리를 활용한 단순한 접근 방식이 더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수십 년간 축적된 농업 기술과 자연 생태계의 조화는 단순한 환경 문제 해결을 넘어, 농업 생태계 전체의 회복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거대한 그림자, 가축 분뇨 오염의 심각성

그렇다면 가축 분뇨 문제는 왜 이렇게 심각하게 다루어져야 할까요? 세계 자원 연구소(World Resources Institute)에 따르면, 유제품 및 돼지 농장의 분뇨 관리는 미국 온실가스 배출량의 1.6%를 차지하며, 전 세계적으로는 가축 산업의 기후 변화 기여도의 약 10%를 차지합니다. 이 수치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특히 문제는 분뇨에서 발생하는 **메탄(Methane)**과 **아산화질소(Nitrous oxide)**입니다. 이 두 가지 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강력한 온실가스입니다. 메탄은 약 30배, 아산화질소는 무려 275배에 달하는 지구 온난화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가축 분뇨를 연못이나 탱크에 뿌려 저장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산소가 부족한 슬러리가 생성되고, 메탄을 생성하는 미생물인 메탄원(methanogens)이 번성하여 엄청난 양의 메탄을 부산물로 배출합니다. 다른 미생물들은 소량의 아산화질소를 생성하기도 합니다.

Why worms (and microbes) are catching on as a manure pollution solution

환경적 영향은 온실가스 배출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분뇨 슬러리를 과도하게 또는 부적절하게 밭에 살포할 경우, 토양이나 지하수를 약물 잔류물, 살모넬라균, 대장균과 같은 병원균, 그리고 질산염으로 오염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질산염이 식수로 스며들면 다양한 인체 건강 위험과 관련이 있으며, 강, 호수, 연안 해역으로 유입되면 물고기를 독살하고 햇빛을 차단하며 산소를 고갈시키는 유해 조류 번식을 유발하여 거대한 해양 데드존(dead zones)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상상만 해도 끔찍한 시나리오입니다.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여러 국가와 지역에서는 가축 분뇨 오염을 제한하기 위한 규제나 보조금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럽연합은 농부가 밭에 살포할 수 있는 분뇨의 양을 제한하고 지하수 및 지표수의 질산염 수준을 모니터링하도록 요구합니다. 미국도 청정수법(Clean Water Act)에 따라 대규모 가축 사업장이 허가를 받고 오염을 제한하는 분뇨 관리 계획을 수립하도록 합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주는 특히 가축으로부터의 메탄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정부 정책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해왔습니다. 주정부 추산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의 메탄 배출량 중 약 45%가 낙농 산업에서 나오며, 이 중 절반 이상이 분뇨에서 발생한다고 합니다. 2016년에는 낙농업, 매립지 등에서 2013년 수준 대비 메탄 배출량을 2030년까지 40% 감축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는 단기적으로 강력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광범위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캘리포니아 공기 자원 위원회(California Air Resources Board)는 이러한 산업들이 더 깨끗한 관행으로 전환하도록 장려하는 다양한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

타우니 마타(Tawny Mata) 캘리포니아 농업 회복력 및 지속 가능성 사무소 국장은 “가성비 측면에서, 단기적인 이점을 고려할 때 메탄 감축은 기후 목표 달성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합니다. 이처럼 캘리포니아는 기후 변화 대응에 있어 농업 부문의 역할, 특히 메탄 감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선도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여정, 하지만 갈 길은 멀다

이러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주 내 가축 수 감소 덕분에, 캘리포니아 낙농 부문은 2030년까지 연간 메탄 배출량을 이산화탄소 환산 약 500만 톤 규모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상당한 진전입니다. 하지만 2016년 법률이 설정한 목표치에 비하면 여전히 약 400만 톤이 부족한 수치입니다. 이 부족분은 우리가 앞으로도 더 많은 노력과 혁신이 필요함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메탄 감축 추정치의 상당 부분이 농장의 기술 도입이나 관리 개선뿐만 아니라, 가축 개체 수 감소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입니다. 국제 경쟁 심화와 운영 비용 상승으로 인해 캘리포니아 내 목장들이 어려움을 겪으며 젖소의 수가 줄어들고 있는데, 이것 또한 메탄 배출량 감소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복합적인 문제입니다. 단순히 기술 도입만을 통해 환경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요인과 산업 구조 변화까지 함께 고려해야 함을 보여줍니다.

연구자들은 여전히 가장 효과적인 접근 방식, 그리고 실제 농장 환경에서 장기적인 성공 가능성과 각 방식 간의 장단점을 파악하기 위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지렁이 여과 시스템처럼 자연의 힘을 빌린 간단하고 저렴한 해결책은 분명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모든 농장에 적용 가능할지, 대규모 산업에 충분히 확장될 수 있을지, 그리고 다른 고기술 솔루션들과의 시너지는 어떻게 발휘될지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사실 이건 비단 캘리포니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전 세계적으로 가축 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면서도 증가하는 인구를 먹여 살려야 하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습니다. 앤서니 아게다 씨와 같은 선구적인 농부들의 노력, 그리고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과감한 정책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합니다. 중요한 것은 기술과 정책, 그리고 농부들의 의지가 한데 어우러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작은 지렁이가 보여준 놀라운 가능성처럼, 우리에게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자연의 해답과 인간의 지혜가 남아있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이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며, 우리는 계속해서 혁신하고 협력해야 할 것입니다.


출처

  • 원문 제목: Why worms (and microbes) are catching on as a manure pollution solution
  • 출처: MIT Technology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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