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부를 나누겠다는 약속: 과연 당신에게 돌아올 몫은 얼마일까?
Published Jul 7, 2026
인류의 미래를 바꿀 것이라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창출할 막대한 부를 모든 미국인이 공유하게 될 것이라는 샘 올트먼 OpenAI CEO의 약속. 듣기에는 매우 매력적인 비전이지만, 과연 그 현실은 어떠할까요? 최근 파이낸셜 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올트먼은 트럼프 대통령과 OpenAI 지분 5%를 미국 정부에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만약 이 제안이 실현되어 지분이 모든 미국 가정에 직접 분배된다면, 현재 OpenAI의 기업 가치(약 8,520억 달러)를 기준으로 각 가정이 받게 될 잠재적 몫은 놀랍게도 단 320달러에 불과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바꿀 기술이라는 거창한 수사 이면에 숨겨진 이 미미한 숫자는 우리에게 AI 시대의 부의 분배와 기술 거버넌스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AI 부 공유 제안: 단순한 보상인가, 복잡한 전략인가?
샘 올트먼의 AI 부 공유 아이디어는 사실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는 2021년에도 특정 기업 가치 이상의 모든 회사(AI 기업에 국한되지 않음)가 매년 시장 가치의 2.5%를 기금으로 납부하고, 이를 미국인에게 매년 지급하는 급진적인 방안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올해 4월에는 OpenAI가 이번에 트럼프 행정부와 논의 중인 것과 유사한, 좀 더 협소한 제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주요 AI 기업의 지분 50%를 미국인에게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했을 정도로, 이 논의는 광범위한 정치적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제안의 근본적인 논리는 무엇일까요? 수혜자 입장에서 보면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 지연된 보상으로서의 기능: AI는 책, 영화, 예술 등 인간이 생성한 수많은 작업물로부터 직접 학습합니다. 그러나 AI 기업들은 이러한 원작자들에게 일반적으로 아무런 대가도 지불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지분 공유는 과거에 이뤄지지 못한 형태의 보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지적 재산권 논란과 AI 학습 데이터 사용의 윤리적 문제에 대한 간접적인 해답이 될 수도 있습니다.
- 노동 시장 붕괴 완화를 위한 안전망: AI가 광범위한 노동 시장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는 대중의 불안감을 완화하는 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AI의 고용 영향에 대한 이견이 분분하지만,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한 최소한의 사회적 장치로서의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안전망의 규모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OpenAI의 최신 제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부족하지만, 만약 정부가 이 지분을 미국인에게 직접 분배한다고 가정해봅시다. 지난 3월 자금 조달 라운드 후 OpenAI는 8,520억 달러의 가치를 평가받았고, 5% 지분은 약 426억 달러에 해당합니다. 이를 약 1억 3,300만 미국 가정에 균등하게 분배하면 각 가정에 돌아가는 몫은 약 320달러가 됩니다. 솔직히 말해서, AI가 가져올 혁명적인 변화와 그로 인해 창출될 천문학적인 부의 약속에 비하면 다소 초라한 금액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만약 이 제안이 알래스카 영구 기금(Alaska Permanent Fund)처럼 운영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정부가 지분을 직접 분배하는 대신, 이 기금을 성장시키고 그 수익의 일부를 국민과 공유하는 방식입니다. AI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한다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큰 배당금을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주목할 점은, 단기적인 현금 지급보다는 장기적인 ‘부의 공유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AI 기술의 장기적인 신뢰와 수용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이 숨어 있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AI 기업의 속내: 대중의 신뢰와 정치적 동맹 확보
그렇다면 AI 기업, 특히 샘 올트먼과 OpenAI는 이러한 배당 제안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할까요? 표면적으로는 대중의 지지를 얻고자 하는 목적이 큽니다. 현재 대다수 미국인들은 기업들이 AI를 책임감 있게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불신하고 있으며, 거주 지역에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일상생활에 AI가 더 많이 침투하는 것에 대해 기대보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배당금 약속은 대중의 부정적인 여론을 AI 기업 쪽으로 조금 더 돌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노림수는 바로 정치적 동맹과 행정부의 지지 확보에 있을 수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인텔 지분 투자나 엔비디아의 대중국 판매 지분 확보 등과 같이 기술 기업들과의 ‘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현재 AI 기업들에게는 행정부의 비위를 맞추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당장 Anthropic의 사례만 보더라도, 정책 입안자들과의 관계가 기업의 운명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습니다.
행정부와의 좋은 관계는 다음과 같은 중요한 이점을 가져다줄 수 있습니다.
- 공급망 위험 지정 회피: AI 모델이 국가 안보에 중요한 공급망 위험으로 분류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는 기업의 운영과 해외 시장 접근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입니다.
- 경쟁사 견제: 백악관으로부터 중국 경쟁사들을 견제하는 데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AI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한 현 상황에서 매우 결정적인 이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제안들이 현재로서는 ‘정책 계획’이라기보다는 ‘정치적 서사’로서의 기능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올트먼은 지난 5년간 이 아이디어의 여러 버전을 이야기해왔고,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에도 이 제안을 했다고 알려졌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계획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징후는 거의 없습니다. 샌더스 의원의 훨씬 더 야심찬 제안은 더더욱 추진력을 얻기 어려울 것입니다.
알래스카 모델과의 비교: AI는 공유 자원인가, 무한 자원인가?
이러한 제안들이 시사하는 바는 바로 AI의 미래가 여전히 논의의 여지가 많다는 사실입니다. 올트먼은 자신의 계획을 1970년대 알래스카 주민들에게 석유 수익을 공유하기 위해 설립된 알래스카 영구 기금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이 아이디어는 두 가지 전제에 기반했습니다. 첫째, 석유는 공유 자원이라는 것. 둘째, 언젠가는 고갈될 것이라는 것.
올트먼은 AI에 대한 첫 번째 주장(AI는 공유 자원이다)은 기꺼이 인정하는 듯합니다. AI가 인류의 지식과 창작물에 기반하고 있음을 생각하면 타당한 부분입니다. 그러나 그는 두 번째 주장(고갈될 것이다)에는 단호히 반대할 것입니다. 그는 AI가 수십 년 동안 엄청난 부를 창출할 것이라고 약속해왔기 때문입니다. 즉, AI는 석유처럼 유한한 자원이 아니라, 끊임없이 확장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무한에 가까운 자원으로 보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사실 이건 매우 중요한 차이점입니다. 석유는 유한하며 고갈될 위협이 있기 때문에 그 수익을 공유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형성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AI가 ‘고갈되지 않는’ 자원이라면, 그리고 그 자원의 가치 창출이 소수의 기술 기업에 집중된다면, 그 공유의 당위성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결국 미국인들이 AI 배당금 수표를 받든 안 받든, 그건 부차적인 문제일 수 있습니다. 이 제안의 진정한 목적은 아마도 AI 붐이 공유할 만큼 충분히 거대할 것이라는 믿음을 대중에게 심어주는 것일 수 있습니다. 막대한 부를 약속함으로써, AI 기술의 확산에 대한 대중의 우려와 저항을 희석시키고, 궁극적으로는 AI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사회적 동력을 확보하려는 고도의 전략이 숨겨져 있는 것입니다.
AI의 미래는 단순히 기술 개발의 문제가 아니라, 부의 분배, 사회적 합의, 정치적 역학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거대한 담론입니다. 샘 올트먼의 320달러짜리 제안은 그 담론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인 메시지가 아닐까요?
출처
- 원문 제목: Your family’s $300 stake in OpenAI
- 출처: MIT Technology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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