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정부 웹사이트에 '숙취' 걸리다? 트럼프 야심작의 충격적인 진실
Published Jul 5, 2026
“정부 웹사이트를 방문하는 경험이 마치 애플 스토어를 찾는 것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에어비앤비 공동 창업자이자 트럼프 행정부의 최고 디자인 책임자(Chief Design Officer)를 맡았던 조 게비아(Joe Gebbia)가 지난해 폭스 뉴스에 밝힌 포부입니다. 대통령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설립된 국가 디자인 스튜디오(NDS)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정부 웹사이트를 혁신하겠다고 큰소리쳤죠. 하지만 그 결과는 우리가 기대했던 ‘애플 스토어’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지난 1년간 NDS의 행보는 “AI가 만든 공포”라는 혹평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야심 찬 계획: ‘아메리카 바이 디자인’의 서막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후 “디지털 움푹 패인 곳을 채우겠다”는 기치 아래, 모든 정부 웹사이트를 AI로 신속하게 재설계하겠다는 파격적인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이 야심을 구체화하기 위해 202X년 8월, 대통령 직속 임시 조직인 **국가 디자인 스튜디오(NDS)**를 행정명령으로 설립했습니다. NDS의 임무는 막중했습니다. 3년 안에 미국의 웹 디자인 시스템(USWDS)을 업데이트하고, 무려 2만 7천 개에 달하는 .gov 웹사이트를 전면 개편하는 것이었죠. 이른바 “아메리카 바이 디자인(America by Design)“이라는 거창한 이름까지 붙여진 이 프로젝트는 정부의 “디자인 언어”를 더욱 유용하고 아름답게 만들겠다는 기대를 한 몸에 받았습니다.
하지만 NDS가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이 거대한 임무는 짧은 시간 안에 소규모 팀에게 주어졌고, 설상가상으로 기존에 정부 웹사이트 개선을 담당했던 유능한 조직들은 이미 해체되거나 대폭 축소된 상태였습니다. 18F 기술 부서가 해체되고, US 디지털 서비스가 다른 조직으로 재편되는 등,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팀들이 뿔뿔이 흩어졌던 것이죠. 사실 이전에 이 팀들은 모든 정부 기관이 새로운 웹 표준을 채택하도록 설득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습니다. 2015년에 설립되어 정부 웹사이트의 접근성과 모바일 친화성을 보장하는 데 힘써온 USWDS 팀마저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 후 정규직 직원이 단 한 명으로 줄어들었으니, NDS가 맨땅에서 시작해야 했던 어려움은 충분히 짐작이 갑니다.
겉만 번지르르한 ‘가짜 승리’와 AI의 민낯
정부 웹사이트 업데이트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대다수가 동의합니다. 하지만 NDS 설립 후 약 1년이 지난 지금, 이들의 성과는 과연 어떨까요? 언론 보도와 전문가들의 평가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NDS의 가장 큰 “업적”으로 꼽히는 것은 연방 은퇴 시스템 현대화입니다. 그러나 전직 공무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거짓 승리를 주장하고 공로를 과장한다”며, 해당 프로젝트는 NDS 설립 이전부터 진행 중이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 외에 NDS가 내놓은 결과물은 매우 미미합니다. 몇몇 웹사이트를 선보이긴 했지만, 디자인 전문가들로부터는 엄청난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지나친 AI 의존과 미국 장애인법(ADA) 준수 여부 테스트 실패였습니다. Ars 테크니카의 보도에 따르면, NDS의 웹사이트들은 대부분 단일 페이지로 구성되어 방문객들이 가입 양식을 작성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그나마 유용하다는 평을 받은 ‘TrumpRX.gov’조차 약 가격 비교 도구를 제공했지만, AI가 생성한 이미지 때문에 망신을 샀습니다. 여섯 발가락을 가진 아이가 별 없는 미국 국기를 향해 달려가는 이미지는 국민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NDS의 자체 웹사이트인 ‘ndstudio.gov’는 팀의 성과를 기록하고, 미국의 디자인 업적을 소개하며, 재능 있는 디자이너들의 지원을 독려합니다. 한때 이곳에는 47달러짜리 한정판 MAHA 포스터와 보건복지부 장관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의 사인이 담긴 400달러짜리 “수집가용 에디션” 포스터를 판매하는 상점도 운영되었습니다. 하지만 판매 수익의 행방에 대한 백악관의 질의가 쏟아지자, 이 상점은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백악관 대변인은 해당 포스터가 “실제로 판매된 적 없다”며, 구매 버튼이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석연찮은 뒷맛을 남긴 것은 분명합니다.
또 다른 주목할 만한 사례는 ‘merrychristmas.gov’입니다. 이 사이트는 성탄절을 기념하는 웹사이트로, 12일간의 크리스마스를 하루에 한 페이지씩 할애하며 NDS의 디자인을 찬양합니다. “사려 깊은 디자인이 민주주의를 강화하고 시민 생활을 개선할 수 있다는 믿음”을 반영한 웹사이트라고 자평하고 있지만, 사실상 정부 자원이라기보다는 **개인적인 과시 프로젝트(vanity project)**에 가깝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AI가 만든 디자인, 신뢰의 위기를 부르다
NDS의 문제는 비단 미미한 성과나 황당한 이미지 생성에 그치지 않습니다. 웹사이트 디자인의 본질적인 부분에서도 심각한 허점을 드러냈습니다. ‘CIO.gov’의 디자인은 접근성 문제로 비판받은 후 급히 철회되었습니다. LinkedIn의 비평가들은 NDS가 의도치 않게 자체 디자인 시스템을 노출시켰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한 NDS 직원은 X(구 트위터)에서 이 사이트가 “거의 전적으로 내부 AI 에이전트 시스템에 의해 처음부터 끝까지 생성된 첫 번째 배포 중 하나”라고 자랑했지만, 댓글러들은 “일관성 없는” 색상 라벨과 같은 이상한 코딩 선택을 지적하며 “마치 AI가 숙취에 걸린 채 만든 것 같다!”고 꼬집었습니다.
또 다른 댓글러는 “이것은 인간이 구현하거나 이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AI 에이전트가 모양을 복제하기 위한 디자인 시스템이다. 꼭 이럴 필요는 없는데”라고 한탄했습니다. 이 말은 NDS가 디자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있어 근본적인 방향성을 놓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인간 사용자를 위한 디자인이 아니라, AI가 생산하기 쉬운 디자인에만 초점을 맞췄다는 비판은 뼈아픕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주목할 점은, NDS가 기존의 노하우와 인력을 깡그리 무시하고 AI 만능주의에 빠졌다는 사실입니다. 숙련된 디자이너와 개발자들이 수년간 쌓아온 정부 웹사이트의 복잡성과 사용자 요구에 대한 이해를 무시하고, 단순히 AI가 빠르고 저렴하게 “생성”해낼 수 있다는 환상에 갇힌 결과가 아닐까요? 웹 디자인은 단순히 예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을 넘어, 정보 전달의 효율성, 접근성, 그리고 사용자 경험(UX)이라는 다층적인 고려가 필수적입니다. 특히 정부 웹사이트는 모든 시민이 동등하게 정보를 얻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접근성은 절대 타협할 수 없는 가치입니다. AI가 아직 이러한 복합적인 요소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것을 NDS의 사례가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정부 웹사이트의 신뢰성 문제였습니다. 미국의 250주년을 기념하는 ‘250.gov’ 웹사이트는 특이하게도 .gov 도메인이 아닌 .org 도메인으로 리디렉션됩니다. 정부 사이트에서 이러한 도메인 우회는 방문객의 신뢰를 침식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live.gov’, ‘onlyfarms.gov’, ‘aliens.gov’, ‘why.gov’ 등 새로 등록된 수많은 도메인들은 현재 기존 웹사이트로 리디렉션될 뿐, NDS의 “특색 있는 디자인”으로 업데이트된 모습을 찾기 어렵습니다. 결국 국민들은 여전히 오래된 웹사이트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아야 하는 상황인 것이죠.
솔직히 말해서, NDS의 이러한 행보는 트럼프 행정부가 공공 서비스의 디지털 혁신을 얼마나 가볍게 여겼는지, 혹은 AI 기술에 대한 이해 없이 무턱대고 적용하려 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시라고 생각합니다. 업계 흐름을 보면 AI는 분명 강력한 도구이지만, 그 활용에는 깊은 고민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특히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부 서비스에서는 더욱 그러해야 합니다. NDS의 실패는 AI가 만능 해결사가 아니며, 숙련된 인간의 전문성, 엄격한 테스트, 그리고 명확한 비전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그 결과는 오히려 “공포”에 가까울 수 있음을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출처
- 원문 제목: Trump’s plan to redesign every .gov website leads to AI-designed horrors
- 출처: Artificial Intelligence - Ars Techn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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