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AI, 앱 밖으로 걸어 나오다: Acti의 '에이전틱 키보드' 혁명
Published Jul 1, 2026
최근 몇 년간 인공지능은 우리의 디지털 경험을 송두리째 바꿔놓았습니다. 챗GPT와 같은 거대 언어 모델(LLM)의 등장은 정보 검색 방식은 물론, 글쓰기, 아이디어 구상, 심지어 코딩에 이르기까지 상상 이상의 효율을 가져다주었죠.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아직까지 AI와의 상호작용은 꽤나 번거롭습니다. 우리는 특정 AI 앱을 열고, 필요한 정보를 입력하고, 결과를 복사해서 다시 원래 사용하던 앱으로 돌아와 붙여넣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마치 개인 비서를 고용했는데, 매번 그 비서에게 무언가를 요청할 때마다 특정 사무실로 직접 찾아가야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이런 불편함 속에서, ‘진정한’ AI 시대는 AI가 우리 삶의 자연스러운 흐름 속에 녹아드는 형태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습니다. 즉, AI가 특정 앱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인터페이스 속에 스며들어 마치 없는 듯이 필요한 순간에 나타나는 ‘앰비언트 AI’의 형태 말이죠. 그리고 오늘, 이 비전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흥미로운 시도가 등장했습니다. 싱가포르 기반의 스타트업 Acti(‘action’의 줄임말)가 iOS와 Android용 **‘에이전틱 키보드(agentic keyboard)‘**를 출시하며 모바일 AI 상호작용의 패러다임을 바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다음 단어 예측을 넘어, 사용자 대신 직접 ‘행동’할 수 있는 AI 키보드라니, 정말 놀랍지 않나요?
앱 경계를 허무는 AI의 새로운 무대: 키보드
Acti의 창립자이자 CEO인 영 왕(Young Wang)은 현재 AI의 가장 큰 한계가 바로 **‘단편화된 사용자 컨텍스트’**라고 지적합니다. 이메일, 메시징, 소셜 미디어 등 다양한 앱에서 사용자의 컨텍스트가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AI의 도움을 받으려면 끊임없이 앱을 전환해야 하는 비효율이 발생한다는 것이죠. Acti는 바로 이 문제의 핵심을 파고듭니다. 키보드라는, 우리가 스마트폰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인터페이스에 AI를 심어 앱의 경계를 허물고 모든 컨텍스트를 아우르는 ‘컨텍스트 레이어’를 구축하겠다는 비전입니다.
생각해보세요. 친구가 근처 맛집을 물어보면, 현재 대화 중인 메시징 앱을 떠나지도 않고 키보드에서 바로 AI가 지역 맛집을 추천해줍니다. 누군가 주식 종목을 언급했을 때, 즉시 실시간 주가를 채팅창에 공유할 수도 있고요. 지금은 이런 정보를 얻기 위해 검색 엔진이나 별도의 금융 앱, 또는 AI 챗봇을 열고 정보를 찾아 다시 돌아와야 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하지만 Acti는 그 모든 과정을 키보드 안에서 한 번에 해결해줍니다. 사용자가 일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이메일, 메시지, 소셜 미디어 등 모든 앱에 걸쳐 AI 도구를 직접 제공하는 것이죠.
이것은 단순히 AI 챗봇을 하나 더 만드는 것을 넘어, AI가 소비자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으로 다른 아이디어를 제시합니다. 사용자가 AI를 찾아서 가는 것이 아니라, AI가 사용자가 있는 곳, 즉 키보드라는 가장 개인적이고 보편적인 인터페이스 안으로 들어오는 것입니다.

나만의 AI 비서, ‘스킬’로 키보드를 재창조하다
Acti 키보드의 핵심은 바로 **‘스킬(Skills)‘**이라는 기능입니다. 스킬은 사용자가 자연어로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맞춤형 AI 기반 단축키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코딩 지식이 전혀 없어도 원하는 기능을 간단한 설명만으로 키보드에 구현할 수 있다는 의미죠. 예를 들어, 키보드의 특정 키(가령 ‘T’ 키를 길게 누르면)를 눌러 메시지를 다른 언어로 번역하거나, ‘C’ 키를 눌러 회의 링크를 즉시 공유하는 등의 다단계 작업을 자동으로 실행하도록 설정할 수 있습니다.
놀라운 점은 출시 전 얼리 액세스 테스터들이 단 2주 만에 1,000개 이상의 스킬을 만들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사용자들이 얼마나 이러한 맞춤형 AI 기능에 목말라 있었는지, 그리고 스킬 생성 과정이 얼마나 직관적이고 쉬운지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이 스킬들은 개인적인 용도로만 사용할 수도 있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스킬 마켓플레이스’에 공개할 수도 있습니다. 이미 월드컵 실시간 데이터나 폴리마켓(Polymarket) 링크에 접근하는 스킬 등이 만들어졌다고 하니, 그 확장성은 무궁무진해 보입니다. 이 스킬 허브는 미래에 추가적인 수익 창출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하네요.
Acti의 이러한 기능들은 구글의 Gemini 모델을 기반으로 합니다. 영 왕 CEO는 Gemini 모델이 지능, 속도, 신뢰성, 다국어 성능, 비용 효율성 면에서 탁월한 균형을 제공했기 때문에 선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Gemini는 Acti의 ‘스킬’과 같은 핵심 기능 구현에 매우 적합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Acti는 사용자 개인 정보 보호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로컬 우선(local-first)’ 모델을 기반으로 하여, 사용자의 개인 컨텍스트는 기본적으로 기기 내에 유지됩니다. 즉, 외부 처리가 필요한 기능을 명시적으로 호출하지 않는 한, 앱이 개인 메시지나 대화, 기타 개인 컨텍스트에 접근하거나 저장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현재 개인 정보 보호가 민감한 이슈임을 감안할 때, 이러한 접근 방식은 사용자들에게 큰 신뢰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키보드의 재탄생, 그리고 AI 시대의 인터페이스 혁신에 대한 나의 생각
영 왕 CEO의 배경을 보면 이번 Acti의 시도가 더욱 설득력 있게 다가옵니다. 그는 과거 바이두(Baidu)에서 Facemoji 키보드를 3억 명 이상의 일일 활성 사용자(DAU)로 성장시킨 경험이 있습니다. 그만큼 키보드라는 인터페이스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죠. 그는 LLM의 등장과 함께 “텍스트가 더 이상 단순한 입력 수단이 아니라, ‘의도(intent)‘의 전달자가 되었으며, 이제 그 의도가 직접적인 ‘행동(action)‘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합니다. 바로 이 깨달음이 매일 사용하는 가장 기본적인 도구인 키보드를 AI 시대에 맞춰 재발명할 기회라고 본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지점에서 Acti의 비전이 단순히 특정 기능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CI)의 근본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AI는 ‘새로운 앱’이라는 형태로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Acti는 가장 오래되고 보편적인 인터페이스인 키보드에 AI를 심음으로써, AI를 우리 디지털 생활의 보이지 않는 ‘기반 레이어’로 만들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용자가 AI를 의식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자연스럽게 사용자의 ‘흐름’ 속에 녹아드는 진정한 앰비언트 AI로 나아가는 중요한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키보드 없이는 스마트폰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듯이, 미래에는 AI 없는 키보드는 상상하기 어려워질지도 모를 일입니다.
물론, 이러한 혁신적인 변화에는 도전 과제도 따릅니다. 수십 년간 형성된 사용자들의 키보드 사용 습관을 어떻게 새로운 ‘에이전틱 키보드’의 패러다임으로 전환시킬 수 있을까요? Acti가 제시하는 ‘스킬’의 커스터마이징 용이성과 강력한 기능이 그 해답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사용자가 직접 자신의 필요에 맞춰 AI 기능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단순한 기능 사용을 넘어, 키보드에 대한 ‘애착’과 ‘개인화’를 강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비단 기술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사용자 경험 디자인과 심리학적인 접근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성장 가능성과 미래
Acti는 아직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다듬는 중이지만, 고급 AI 모델, 일일 사용량 증대, 기타 프리미엄 기능을 제공하는 구독 모델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계획입니다. 또한, 앞서 언급했듯이 스킬 허브 역시 미래의 중요한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성장 잠재력 또한 높이 평가받고 있습니다. Acti는 최근 BITKRAFT Ventures가 주도한 시드 펀딩 라운드에서 530만 달러(약 70억 원)를 유치했습니다. BITKRAFT Ventures의 파트너 조나단 황(Jonathan Huang)은 “Acti 팀이 인간-컴퓨터 상호작용의 다음 단계를 주도할 진정한 기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투자했다”고 언급하며, Acti의 미래에 대한 강력한 믿음을 드러냈습니다. 팀 구성 또한 탄탄합니다. CTO 마이크 선(Mike Sun)은 바이두의 클라우드 사진 플랫폼 Yike Album의 기술 리드를 맡아 1,000만 명 이상의 일일 활성 사용자를 확보한 경험이 있으며, CSO 준보 양(Junbo Yang)은 HashKey Capital에서 수십 건의 소비자 투자를 이끌었던 전문가입니다.
이러한 배경과 함께 Acti의 ‘에이전틱 키보드’는 스마트폰의 인터페이스를 넘어, AI가 우리의 디지털 삶에 얼마나 깊숙이 침투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가 될 것입니다. 키보드라는 일상의 도구를 통해 AI가 더욱 직관적이고, 개인화되며, 궁극적으로는 우리 삶의 자연스러운 연장선이 되는 미래를 Acti가 열어갈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정말 기대됩니다.
출처
- 원문 제목: Acti puts AI agents directly into your smartphone keyboard
- 출처: AI News & Artificial Intelligence | TechCr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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