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인들의 저작권 공방, 당신의 디지털 경험은 안전한가요?
Published Jun 29, 2026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챗GPT,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같은 AI 서비스들. 이 편리한 도구들이 과연 윤리적이고 합법적인 방식으로 학습된 결과물일까요? 지금껏 AI 학습 데이터의 저작권 문제는 끊이지 않는 논란의 중심이었지만, 최근 뉴욕타임스(NYT)가 마이크로소프트와 OpenAI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습니다. 단순히 데이터를 사용한 것을 넘어, AI 거대 기업이 의도적으로 타인의 저작물을 침해하도록 ‘맞춤형 도구’를 제공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AI 업계 전체에 거대한 파장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 소송의 결과는 앞으로 우리가 AI를 어떻게 접하고, 콘텐츠 제작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어떻게 보호해야 할지에 대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핵심은 ‘의도성’과 ‘맞춤형 슈퍼컴퓨터’
뉴욕타임스는 OpenAI와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소장을 수정하며, 마이크로소프트가 OpenAI의 저작권 침해를 적극적으로 부추겼다는 새로운 주장을 펼쳤습니다. 이 주장의 핵심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슈퍼컴퓨터 중 하나”로 평가받는 시스템을 OpenAI를 위해 맞춤 제작했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이 왜 중요할까요? 바로 최근 미국 대법원의 판결 때문입니다.
최근 대법원은 소니가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인 콕스 커뮤니케이션즈를 상대로 음악 불법 복제를 방조했다고 주장하며 제기한 소송에서 콕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이 판결은 저작권 침해 방조(contributory infringement)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즉, 앞으로는 원고가 피고가 불법 행위를 유도할 의도를 가지고 행동했음을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죠. 단순히 플랫폼을 제공한 것만으로는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NYT는 이 새로운 법적 선례에 발맞춰 소송 전략을 수정한 것입니다. 기존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일반적인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한 것처럼 논의했지만, 이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저작권 침해를 돕기 위해 특별히 설계된 슈퍼컴퓨터를 구축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NYT 대변인 그레이엄 제임스는 “새로운 법과 증거를 바탕으로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방조 침해 주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NYT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비정상적으로 복잡한” 기계를 구축함으로써 저작권 침해에 사용될 자료를 선택하는 데 도움을 주었을 뿐 아니라,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저작물을 가져올 수단을 제공했다고 주장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주목할 점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단순히 인프라를 제공한 것을 넘어 ‘의도성’과 ‘맞춤형 설계’라는 프레임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역사상 가장 유능한 LLM을 훈련시키기 위해, 특히 Times Works를 불균형적으로 많이 포함하도록 전체 인터넷을 선별하여 사용하는 목적으로 이를 특별히 설계했습니다”라는 NYT의 주장은 단순히 고품질의 저널리즘을 AI 모델 학습에 활용하려 했다는 것을 넘어, NYT 콘텐츠를 명확히 타겟팅했음을 시사합니다. 이는 AI 개발사들이 학습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하고 정제하는지에 대한 투명성과 윤리적 기준을 더욱 강력하게 요구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일반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우리가 AI를 통해 얻는 정보가 혹시 누군가의 노력을 불법적으로 착취한 결과는 아닌지 의심하게 만드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이러한 소장 수정이 “최근 다른 판결에서 설정된 불리한 선례로부터 자신들의 주장을 구제하려는 원고의 마지막 발버둥”이라고 일축했습니다. 하지만 NYT는 소장 수정이 마이크로소프트나 OpenAI에 어떠한 불이익도 주지 않으며, 법적 기준이 변경되었을 때 원고가 주장을 수정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AI, “저작권 도둑”인가 “학습의 도구”인가?
NYT의 핵심 주장은 마이크로소프트와 OpenAI가 자사의 수백만 건에 달하는 저작물을 훔쳐 자사 제품과 경쟁하고 불법적으로 이득을 취했다는 것입니다. 2023년, NYT는 주요 언론사 중 처음으로 OpenAI를 고소하며 다음과 같은 문제들을 제기했습니다.
- 불법 학습 및 복제: 챗GPT가 NYT 기사로 불법적으로 훈련되었고, 기사를 문자 그대로 출력하여 저작권을 침해했습니다.
- 시장 침해: 챗GPT가 NYT 구독을 대체할 수 있는 수단으로 포지셔닝되어 시장 피해를 야기했습니다. 특히 NYT의 자매 매체인 ‘와이어커터(Wirecutter)’ 리뷰를 챗GPT가 요약하여 보여줌으로써, 원래 링크를 클릭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작가들의 제휴 수수료 수익을 박탈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 이건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직접적인 경제적 타격을 주는 매우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 명예 훼손: 챗GPT가 허위 정보를 NYT의 보도인 것처럼 잘못 인용하여 명예를 훼손했습니다.
소장 수정 과정에서 드러난 새로운 증거들은 이러한 주장을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디스커버리(증거개시) 과정에서 공유된 사용자 챗GPT 세션 데이터는 OpenAI와 마이크로소프트가 NYT를 대체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들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로 제시되었습니다.
- 유료 장벽 회피: 일부 사용자들은 챗GPT에게 유료 장벽을 우회하는 방법을 물었고, 챗GPT는 “다음 단락”을 요청함으로써 기사의 상당 부분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 무단 복제: 심지어 사용자 요청 없이 모델이 기사의 여러 단락을 그대로 뱉어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 명백한 시장 침해 증거: NYT는 소장에서 침해 출력물 스크린샷과 함께 옆에 원래 기사를 나란히 비교하며, AI가 자사 콘텐츠를 대체하고 있음을 입증하려 했습니다.
- 환각 현상(Hallucinations)으로 인한 명예 훼손: 마이크로소프트와 OpenAI 모델들이 NYT가 결코 출판하지 않은 내용에 대해 NYT를 잘못 인용하는 사례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빙 챗은 스티브 포브스의 딸 모이라 포브스의 가짜 인용문을 인용했고, 챗GPT는 비호지킨 림프종과 오렌지 주스 섭취를 연결하는 NYT 기사를 날조하여 존재하지 않는 기사를 마치 NYT가 보도한 것처럼 주장했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AI가 생성한 정보를 무조건 신뢰할 수 없다는 경고등이 켜지는 셈입니다.
NYT는 검색 엔진 사용자에게 무단 복제본이나 부정확한 위조품이 아닌, 해당 기사 자체에 대한 링크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OpenAI는 AI 훈련이 “공정 사용(fair use)“에 해당한다는 입장입니다. OpenAI 대변인 드류 푸사테리는 저작권이 있는 저작물로 AI를 훈련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 없이 공정 사용이라고 여러 차례 반복해왔습니다. 그러나 NYT는 자신들의 ‘시장 침해’ 증거가 강력하다고 믿고 있으며, 이는 기술 기업들에게 좋지 않은 소식이 될 수 있습니다. 작년 6월, AI 훈련이 공정 사용이라는 초기 판결 중 하나는 원고가 ‘시장 피해’를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에 내려진 것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 소송은 단순히 NYT와 OpenAI/마이크로소프트 간의 싸움을 넘어섭니다. 이는 AI 시대의 저작권 개념을 재정의하고, AI 개발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판례가 될 것입니다. 특히 AI 학습 데이터의 출처 투명성, 콘텐츠 창작자의 권리 보호, 그리고 AI 기술 발전 사이의 균형점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업계 흐름을 보면, 결국 AI 기업들은 학습 데이터에 대한 라이선스 비용 지불이나 명확한 출처 표기 등의 방식으로 저작권 문제를 해결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아니면 AI가 생성한 결과물에 대한 저작권 문제로 인해 기술 개발 자체가 더뎌질 수도 있고요.
이번 소송의 진행 상황은 전 세계 AI 업계와 콘텐츠 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과연 법원은 “인류의 지식을 집대성한 도구”를 내세우는 AI 기업들의 손을 들어줄까요, 아니면 “창작자의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는 언론사의 손을 들어줄까요? 모두가 숨죽여 지켜보고 있습니다.
출처
- 원문 제목: NYT slams Microsoft for building copyright-infringing supercomputer for OpenAI
- 출처: Artificial Intelligence - Ars Techn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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