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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칩 전쟁, 서구 동맹의 균열인가? 네덜란드의 외로운 반격

Published Jun 25, 2026

미국이 주도하는 ‘칩 전쟁’의 파고가 점점 더 거세지는 가운데, 대서양 건너편 유럽에서 심상치 않은 반발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과연 미국의 강경한 대중(對中) 반도체 정책은 흔들림 없는 서구 동맹의 지지를 받고 있을까요? 아니면 경제적 이해관계라는 현실적인 벽에 부딪히며 균열을 드러내고 있는 것일까요?

최근 네덜란드의 통상 장관 셰르트 셰르츠마(Sjoerd Sjoerdsma)가 워싱턴을 전격 방문해 미 상무장관 및 의회 의원들과 만나 미국의 새로운 입법 시도인 MATCH Act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명한 사실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이는 단순한 외교적 마찰을 넘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에 자리한 유럽 기업, 특히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ASML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기에 더욱 큰 파장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MATCH Act’: 무엇이 문제인가?

미국의 MATCH Act는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가 서방의 반도체 장비에 접근하는 것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려는 법안입니다. 현재도 가장 첨단 기술인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는 중국 수출이 금지되어 있지만, 이 새로운 법안은 그 범위를 훨씬 더 넓히려는 시도입니다. 핵심은 바로 심자외선(DUV) 침수 노광 장비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하겠다는 것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 부분에서 주목할 점은 규제 대상에 오르는 DUV 장비가 더 이상 최첨단 기술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ASML의 CEO 크리스토프 푸케(Christophe Fouquet)가 언급했듯이, 중국이 현재 구매하고 있는 DUV 장비는 약 10년 전에 처음 출시된 구세대 기술입니다. 이미 한참 전에 상용화된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이제 와서 이마저도 막으려 한다는 것은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자립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려는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최첨단 기술의 유출을 막는 것을 넘어, 중국의 반도체 생산 능력 자체를 일정 수준 이하로 제한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죠.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미국의 일방적인 정책이 핵심 동맹국인 네덜란드에, 그리고 나아가 유럽 경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셰르츠마 장관이 “네덜란드에게는 매우 높은 위험이 따를 수 있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닙니다.

Europe is pushing back on Washington’s chip war

ASML의 딜레마: 잃어버릴 것인가, 고립될 것인가?

네덜란드에 기반을 둔 ASML은 유럽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이자, 첨단 AI 칩 제조에 필수적인 정교한 리소그래피 장비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기업입니다. 이들의 기술 없이는 삼성, TSMC, 인텔 등 세계 유수의 반도체 파운드리들이 고성능 칩을 생산할 수 없습니다. ASML은 반도체 생태계의 ‘숨겨진 거인’이라 불리며,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이런 ASML에게 중국 시장은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ASML 전체 순 시스템 매출의 무려 19%**가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만약 MATCH Act가 통과되어 DUV 장비 수출마저 막히게 된다면, ASML은 상당한 매출 손실을 감수해야 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손실이 단기적인 재정적 타격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ASML의 연구 개발 투자 및 시장 지배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ASML은 최첨단 EUV 장비의 대중국 수출 금지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오래된 DUV 장비를 통해 꾸준히 중국 시장과의 연결고리를 유지해왔습니다. 이는 ASML에게는 중요한 매출원이자, 중국 고객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창구 역할도 했습니다. 하지만 MATCH Act는 이러한 최소한의 연결고리마저 끊어내겠다는 것이기에 ASML의 입장이 더욱 난감해지는 것이죠.

미국은 안보상의 이유로 중국의 기술 발전을 억제하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동맹국 기업들의 경제적 피해를 외면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안보냐 경제냐”라는 오래된 질문이 다시 한번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 그리고 그 중심에 ASML이 서 있는 셈입니다.

미중 기술 패권 전쟁 속 유럽의 입지는?

사실 이건 단순히 네덜란드와 ASML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번 사례는 미국이 주도하는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유럽 국가들이 처한 복잡한 입장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유럽 국가들은 표면적으로는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보조를 맞추는 듯 보이지만, 속으로는 자국 기업들의 경제적 이익과 산업 생태계를 보호하려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왔습니다.

과거에도 미국의 화웨이 제재나 러시아에 대한 제재 등 여러 국제적 현안에서 유럽은 미국과 미묘한 온도 차를 보여왔습니다. 이번 MATCH Act에 대한 네덜란드의 공개적인 반발은 이러한 온도 차가 수면 위로 드러난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럽은 단순히 미국의 ‘칩 전쟁’에 끌려다니는 것을 넘어, 독자적인 경제적, 전략적 이익을 추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죠.

업계 흐름을 보면,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는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러한 규제가 동맹국들에게 미치는 파급효과에 대한 고려 또한 중요해질 것입니다. 미국이 동맹국들의 협력을 얻기 위해서는 단순히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경제적 우려를 경청하고 함께 해법을 모색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서구 동맹 내부의 균열은 더욱 깊어지고, 결과적으로 미국의 전략적 목표 달성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MATCH Act는 아직 하원이나 상원 전체 투표를 거치지 않았으며, 블룸버그 통신은 이 법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다른 큰 법안에 통합되어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아직 협상의 여지가 남아있음을 의미합니다. 과연 미국은 동맹국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이 갈등을 봉합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미래는 더욱 복잡한 지정학적 이해관계 속에서 혼돈의 시기를 맞이하게 될까요? 귀추가 주목됩니다.


출처

  • 원문 제목: Europe is pushing back on Washington’s chip war
  • 출처: AI News & Artificial Intelligence | TechCrunch
  • 원문 기사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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