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단어가 삶의 궤적을 바꿀 수 있다면? 언어학자와 사제, 두 세계를 넘나드는 경이로운 여정
Published Jun 24, 2026
전 세계 수많은 직업 중, 당신은 단 하나의 단어가 한 사람의 인생 경로를 완전히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믿으십니까? 놀랍게도,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끊임없는 호기심과 탐구 정신이 빚어낸 현실입니다. 오늘 우리는 이처럼 경이로운 삶을 살아가는 한 인물을 조명하고자 합니다. 바로 MIT에서 언어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동시에 그리스 정교회 사제로 봉직하며, 세계 최고 권위의 스크립스 내셔널 스펠링 비(Scripps National Spelling Bee)에서 출전자들의 언어 멘토 역할을 수행하는 브라이언 시트세마(Brian Sietsema) 박사의 이야기입니다.
## ‘Akimbo’의 미스터리: 한 단어가 이끈 위대한 여정
시트세마 박사의 삶에서 가장 결정적인 순간은 그가 3학년이었던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50센트를 들고 간 차고 세일에서 그는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 소설집 <미스터리 걸작선(Masterpieces of Mystery)>을 손에 넣었습니다. 어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는 “한스 파알의 비할 데 없는 모험(The Unparalleled Adventure of One Hans Pfaall)“이라는 소설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소설 속 주인공이 달에 도착해 “두 팔을 허리에 얹고(a-kimbo) 자신과 풍선을 의아하게 쳐다보는 사람들”에 대한 묘사를 마주했을 때, 시트세마는 난생 처음 보는 단어 ‘akimbo’에 갇히고 말았습니다.
그 단어의 의미는 그를 물론, 그의 부모님, 심지어 학교 선생님들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집 서재의 사전에도, 학교 도서관의 사전에도 그 단어는 없었습니다. “몇 년 동안, 저는 이 단어가 무슨 뜻인지 몰랐습니다.” 시트세마 박사는 회상합니다. 부모님도, 선생님도 모르는 단어가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은 어린 소년의 마음에 깊이 각인되었고,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남았습니다. 마침내 대학에 가서야 그는 ‘두 손을 허리에 얹고 팔꿈치를 바깥으로 향하게 한 자세’라는 의미를 가진 ‘akimbo’를 사전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 부분에서 주목할 점은, 단순히 한 단어의 의미를 몰랐던 경험이 아니라, 그 미지의 영역에 대한 순수한 탐구 정신이 얼마나 강력한 동기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시트세마 박사는 바로 이 ‘akimbo’ 퍼즐 덕분에 사전과 어원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단어에 대한 매혹과 끝없는 호기심은 그의 삶의 궤적과 직업을 형성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한 소년의 작은 호기심이 언어학자로서의 위대한 여정의 씨앗이 된 것이죠. 사실 이건 교육과 학습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을 뒤흔드는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정형화된 교육 과정 이전에, 순수한 의문과 그것을 해결하려는 내적 동기가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한 증거 말입니다.
## 신성과 과학의 조화: 사제와 언어학자의 이중생활
어린 시절 시트세마는 교회의 일원이 되기를 꿈꿨습니다. 성인인 자신의 모습을 그리는 과제에서 그는 성직자복인 캐삭을 입은 자신의 모습을 상상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시절 핵화학 수업을 들으며 핵공학자가 되는 것을 ‘백업 플랜’으로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미시간대학교 공과대학에 입학했지만, 결국 그는 다시 교회 사역에 대한 소명을 느끼고 문학, 과학, 예술 대학으로 전과했습니다. 종교학을 전공하며 그는 문학, 미술, 그리고 성서 언어(고대 히브리어, 고대 그리스어)와 신학 연구에 유용할 현대 언어(네덜란드어, 스웨덴어, 현대 히브리어)를 배우는 데 깊이 몰두했습니다.
애너배리에서 공부하며 그는 ‘기독교 세계의 넓이’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얻었고, 어떤 교단에서 일하고 싶은지에 대한 확신이 줄어들었습니다. 졸업이 가까워질 무렵, 그는 자신이 “엄청나게 많은” 언어를 공부했고 그것을 진심으로 즐겼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1년을 더 머물며 독일어, 고대 아람어, 현대 아랍어는 물론 언어학을 공부했습니다. 그의 한 교수는 그에게 대학원에 진학하여 당시 미국 최고의 언어학 프로그램으로 알려진 MIT에 지원할 것을 강력히 권유했고, 놀랍게도 그는 합격했습니다.
이건 정말 흥미로운 지점입니다. 많은 이들이 종교와 과학을 대척점에 둔다고 생각하지만, 시트세마 박사의 삶은 이 둘이 얼마나 깊이 연결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에게 언어 연구는 단순히 학문적 탐구가 아니라, 신의 말씀과 인간 존재의 본질을 이해하려는 영적 여정의 연장선상에 있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성과 과학적 탐구가 한 개인 안에서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죠.

## 언어의 ‘화학’을 해부하다: AI 음성 기술과의 접점
MIT에서의 4년을 시트세마 박사는 “위대한 모험”이라고 표현하며, 다시 살 수 있다면 전 재산을 털어서라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그곳에서 변형 생성 문법(generative grammar)의 선구자 중 한 명인 모리스 할레(Morris Halle) 교수와 함께 연구했습니다. 시트세마 박사는 생성 문법을 언어의 “화학”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는 언어적 의사소통의 기본 구성 요소를 형성하는 부분과 과정들을 설명하는 작동 모델입니다. 할레 교수와 동료들은 음악의 시간 측정과 유사한 운율 측정 절차를 개발하여 강세 패턴(강조나 음조 변화로 특정 음절이 강조되는 방식)을 설명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시트세마 박사의 박사 학위 논문은 단어와 구절을 음악적 마디와 유사한 운율 단위로 나누는 것이 고음과 저음이 떨어지는 위치를 예측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그는 탄자니아에서 사용되는 네 가지 반투어의 음조 패턴을 통해 이를 입증했습니다. 당시 이 분야의 연구는 자연스러운 기계 생성 음성을 만드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여겨졌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비교 지점을 발견합니다. 시트세마 박사가 심도 깊게 탐구한 언어의 ‘화학’은 오늘날 AI 음성 합성 기술의 기반이 됩니다. 인간의 언어학적 지식이 기계 학습 모델에 어떻게 반영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는 것이죠. 우리가 흔히 접하는 자연어 처리(NLP)와 음성 인식, 음성 합성 기술은 인간 언어학자들이 수십 년간 축적해온 지식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시트세마 박사의 연구는 인간 언어의 복잡한 구조를 이해하고 이를 모델링하려는 노력이, 결국 기계가 인간처럼 소통하는 미래를 여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입니다. 오늘날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언어의 미묘한 뉘앙스와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는 데에는 여전히 인간 언어학자의 통찰이 필수적입니다. 이 부분에서 주목할 점은, 인간의 깊이 있는 언어 이해가 기계가 ‘자연스럽게’ 들리도록 만드는 핵심 열쇠라는 점입니다.
## 삶의 교차로에서 발견한 지혜
모리스 할레 교수는 시트세마 박사에게 “훌륭한 멘토”였고, 두 사람은 서로에게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박사 논문 최종 버전을 인쇄하며 한여름 더위에 시달리던 시트세마에게 할레 교수가 전화를 걸어 잠시 들러달라고 한 일화는 그들의 관계를 잘 보여줍니다. 히브리어를 읽을 줄 아는 시트세마를 위해, 여섯 번째 언어로 영어를 배운 라트비아 태생의 유대인 할레 교수는 방금 완성한 시편 23편의 음절 분석을 보여주고 싶어 했습니다. 시트세마는 시편 90편에 대한 자신만의 구조 분석으로 답했습니다. 할레 교수는 미시간 주 그랜드 래피즈 출신의 젊은 이방인 소년이 자신과 똑같은 언어에 대한 열정을 가졌다는 사실에 기뻐했던 것이죠.
현재 시트세마 박사는 스크립스 내셔널 스펠링 비에서 단어의 발음과 어원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역할을 하며, 자신이 평생 탐구해온 언어의 심장부를 대중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시트세마 박사의 이야기가 우리가 전문성을 정의하는 방식에 대해 많은 것을 시사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우물만 파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지는 시대에, 그는 오히려 서로 다른 두 분야의 깊이를 통해 독보적인 전문성을 구축했습니다. 신학과 언어학, 영적인 탐구와 과학적 분석이라는 두 개의 큰 강물이 그의 삶에서 아름답게 합류한 것입니다.
브라이언 시트세마 박사의 삶은 단순한 성공담을 넘어섭니다. 그것은 순수한 호기심이 어떻게 한 사람의 운명을 개척하고, 서로 다른 분야의 지식이 어떻게 깊은 통찰력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한 단어에서 시작된 작은 의문이 언어의 심장부를 파고들어, 인간의 정신과 기계의 미래를 잇는 다리가 된 그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에게 깊은 영감을 줍니다. 당신의 작은 호기심은 어떤 길로 인도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출처
- 원문 제목: A man of many words
- 출처: MIT Technology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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