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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칩 시장의 판도를 뒤흔든 '낫-어콰이어-하이어' 딜, Groq는 어떻게 부활했는가?

Published Jun 23, 2026

AI 업계에 몸담고 있다면, 혹은 이 분야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낫-어콰이어-하이어(not-acqui-hire)‘라는 기이한 용어를 들어본 적 있을 겁니다. 경쟁사가 회사의 핵심 인재들을 통째로 빼가면서도 막대한 IP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는, 인수도 고용도 아닌 이 독특한 계약 방식 말입니다. 상상해보십시오. 핵심 기술을 개발한 창업자와 주요 경영진, 그리고 기술 IP마저 경쟁사에 넘겨준 스타트업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대부분은 그렇지 못할 것이라 생각할 겁니다. 하지만 AI 칩 제조사 Groq는 달랐습니다. 충격적인 이별 이후, 그들은 6억 5천만 달러라는 거액의 투자를 유치하며 당당히 재기에 성공했습니다. 이 놀라운 이야기는 단순히 한 기업의 생존기를 넘어, AI 시대 스타트업의 유연성과 회복력을 보여주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낫-어콰이어-하이어’ 딜의 잔혹한 이면: Groq와 Nvidia의 파격적인 거래

Groq의 이야기는 작년 12월, 엔비디아와의 파격적인 계약에서 시작됩니다. 당시 엔비디아는 Groq의 기술에 대한 비독점적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동시에, 창업자이자 CEO였던 조나단 로스(Jonathan Ross)를 비롯해 사장 써니 마드라(Sunny Madra) 등 핵심 인력을 대거 영입했습니다. 조나단 로스, 이 이름이 낯설지 않으실 겁니다. 그는 구글의 AI 칩인 TPU(Tensor Processing Unit) 개발에 기여했던 인물로, AI 칩 업계에서는 이미 명성이 자자했죠. 그가 또 다른 구글 엔지니어인 더그 와이트먼(Doug Wightman)과 함께 10년 전 설립한 회사가 바로 Groq였습니다.

엔비디아가 Groq의 IP를 ‘라이선스’하고 주요 인력을 ‘채용’한 이 거래는 단순한 M&A와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사실상 Groq의 핵심 자산을 분리해 가져간 셈인데, 이 과정에서 Groq의 투자자들은 상당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핵심 두뇌와 기술 IP를 경쟁사에 넘겨주는, 어쩌면 존폐의 위기나 다름없는 상황이었을 겁니다. 특히 Groq는 추론(inference)에 특화된 독자적인 LPU(Language Processing Unit) 칩을 개발하여 클라우드 서비스나 온프레미스 하드웨어 클러스터 형태로 판매해왔는데, 엔비디아가 이 LPU IP를 확보한 뒤 자체적인 하드웨어 클러스터인 ‘Nvidia Groq 3 LPX 추론 하드웨어 시스템’을 발표했을 때, Groq가 느꼈을 위기감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였을 겁니다.

이 부분에서 주목할 점은 엔비디아가 왜 Groq를 통째로 인수하지 않고 이처럼 ‘분리주의’ 전략을 택했는지입니다. 아마도 Groq의 특정 기술 스택이나 인재풀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있었지만, 회사 전체를 인수하는 데는 전략적 혹은 재정적 부담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혹은 Groq의 기술이 엔비디아 생태계에 편입되었을 때 얻을 시너지가 더 크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습니다. 어찌 되었든, 이 딜은 AI 칩 시장의 거인과 신흥 강자 사이에서 벌어진, 업계의 지형을 바꿀 만한 사건임에는 분명합니다.

위기 속의 피벗: ‘네오클라우드’와 새로운 리더십

핵심 IP와 인력을 넘겨준 뒤 Groq는 어떻게 대응했을까요? 회사 측의 발표에 따르면, Groq는 ‘네오클라우드(neocloud)’ 사업으로 과감하게 피벗했습니다. 이 사업은 과거 Groq가 인수한 AI 데이터 분석 회사 ‘Definitive Intelligence’의 창업자인 써니 마드라가 이끌었던 부문입니다. 지금은 북미, 유럽, 중동,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걸쳐 13개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5백만 이상의 개발자와 수천 개의 AI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매주 수조 개의 토큰을 처리하며 엄청난 스케일로 성장했다는 사실은 그들의 잠재력을 엿볼 수 있게 합니다.

AI chipmaker Groq confirms $650M raise, re-staffs after Nvidia’s $20B not-acqui-hire deal

그리고 바로 이 ‘위기 속 피벗’의 핵심 동력이 되어준 것이 이번 6억 5천만 달러의 자금 조달 소식입니다. 댈러스 기반의 후기 단계 투자 회사인 Disruptive와 포트 로더데일 헤지펀드인 Infinitum이 주도한 이번 라운드는, 앞선 엔비디아와의 딜로 수익을 올렸던 기존 투자자들까지 재투자했다고 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 정도의 타격을 입고도 이렇게 빠르게 재정비하고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것은 그들의 기술력과 잠재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는 반증 아닐까요? 개인적으로 Groq가 보여준 이런 과감한 피벗과 인재 재정비는 단순히 ‘살아남기’를 넘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의지로 해석됩니다. 그들의 칩 제조 역량과 LPU 기술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강력한 신호로도 볼 수 있습니다.

Groq는 또한 새로운 경영진을 영입하며 조직을 재정비했습니다.

  • **앨런 라이스(Alan Rice)**를 COO(최고운영책임자)로 영입했습니다. 그는 xAI와 Meta 출신으로, 미 해군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입니다.
  • 기업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회사인 Apprenda를 설립했던 **싱클레어 슐러(Sinclair Schuller)**를 CTO(최고기술책임자)로,
  • 슐러와 함께 Nuvalence를 공동 창업했던 **라케쉬 말호트라(Rakesh Malhotra)**를 CPO(최고제품책임자)로 영입했습니다. 말호트라는 과거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제품 분야에서 약 10년간 근무했습니다. 새로운 리더십은 Groq의 네오클라우드 비즈니스를 더욱 공고히 하고, 엔비디아가 확보한 LPU IP와는 또 다른 차별점을 만들어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Groq의 미래: 추론 클라우드 시장의 뜨거운 경쟁 속에서

엔비디아가 Groq의 핵심 IP를 공유하게 된 상황에서, 과연 Groq가 추론 클라우드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이는 이들의 미래에 대한 핵심 질문입니다. 추론 관련 기술은 현재 엄청난 수요와 벤처 캐피탈 투자를 경험하고 있는 분야이며, 동시에 혁신과 경쟁 또한 매우 치열합니다. 하지만 Groq에게도 분명 승산은 있습니다.

이런 유형의 ‘낫-어콰이어-하이어’ 딜에서 살아남은 선례도 있습니다. AI 데이터 라벨링 기업인 Scale AI의 CEO 제이슨 드로지(Jason Droege)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메타가 약 1년 전 143억 달러 규모의 유사한 딜을 성사시킨 이후에도 사업이 회복되어 연간 1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라고 밝혔습니다.

Groq의 생존 전략은 결국 자신들의 네오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추론 효율성, 접근성, 그리고 확장성을 얼마나 극대화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을 겁니다. 엔비디아가 IP를 활용해 자신들의 추론 시스템을 강화할 때, Groq는 독자적인 소프트웨어 최적화와 서비스 모델을 통해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해야만 합니다. 사실, 이 거대한 AI 시대에 기술과 인재, 자본이 얽히고설키는 방식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수조 달러가 오가는 AI 시장에서 어떤 일이든 가능합니다. Groq의 사례는 핵심 기술과 인력을 잃어도 적절한 전략과 자금 조달, 그리고 과감한 피벗이 있다면 얼마든지 재기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들이 엔비디아의 그림자 속에서 어떤 독자적인 빛을 발할지, 그리고 추론 클라우드 시장에서 어떤 새로운 경쟁 구도를 만들어낼지 앞으로가 정말 기대됩니다.


출처

  • 원문 제목: AI chipmaker Groq confirms $650M raise, re-staffs after Nvidia’s $20B not-acqui-hire deal
  • 출처: AI News & Artificial Intelligence | TechCr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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