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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원자로의 귀환인가, 작지만 강력한 미래인가: 에너지 전환기 핵 발전의 두 얼굴

Published Jun 15, 2026

우리 식탁에 불을 밝히고, 스마트폰을 충전하며, 복잡한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는 전기는 과연 어디에서 올까요? 그리고 그 전기는 얼마나 안정적이고, 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요? 지금 전 세계는 기후 변화라는 거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화석 연료를 줄이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을 찾아야 한다는 절박함 속에, 핵 발전이 다시 한번 주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핵 발전을 둘러싼 접근 방식은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극명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거대 원자로를 엄청난 속도로 쏟아내고, 다른 한쪽에서는 손바닥만 한 원자로에 미래를 걸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전략이 우리에게 더 빠르고 저렴하게 깨끗한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을까요?

에너지 위기 속, 핵 발전의 두 갈래 길

세계 각국은 치솟는 전기 수요를 충족시키면서도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에너지원을 갈망하고 있습니다. 핵 발전은 분명 매력적인 대안이지만, 그 건설 과정은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초기 투자 비용만 수십억 달러에 달하며, 투자자들이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까지는 수십 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설계는 복잡하고 규제 과정에서 변경되는 일이 잦아 비용과 시간이 추가되기 일쑤입니다. 사실 이건 비단 기술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적 수용성, 정치적 의지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문제입니다.

이러한 난제 앞에서 서방 국가들과 중국은 완전히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미국과 프랑스는 한때 핵 발전 산업의 리더로 불렸습니다. 미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원자로를 보유하고 있으며, 프랑스는 전력의 약 3분의 2를 핵 발전에 의존할 정도로 핵 진심 국가이죠.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이들 국가가 새로 추가한 원자로는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미국은 조지아주의 보그틀 발전소 3, 4호기 두 기만이 유일하며, 프랑스는 무려 20년 만인 2024년 12월에야 최신 원자로를 전력망에 연결했을 뿐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들의 과거 명성을 생각하면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표입니다.

이러한 정체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서방은 새로운 희망을 찾았습니다. 바로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입니다. 원자로의 크기를 줄이면 초기 투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현장 건설 대신 공장에서 조립 생산하여 장기적으로는 더 낮은 가격에 공급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죠. 미국 에너지부(DOE)는 2026년 7월 4일, 미국의 건국 250주년까지 세 개의 시험용 원자로가 ‘임계(criticality)‘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파일럿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임계’란 원자로가 에너지를 방출할 수 있는 자가 유지 연쇄 반응에 도달하는 지점을 의미합니다.

지난주,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안타레스(Antares)는 마크-0(Mark-0) 원자로로 이 중요한 이정표를 달성했습니다. 이 회사는 결국 100킬로와트(kW)에서 1메가와트(MW)의 전기를 생산하도록 설계된 마이크로리액터를 건설할 계획입니다. 오늘날 전력망에 연결된 대형 원자로가 최소 1,000배 이상의 규모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말 작은 크기입니다. 이 마크-0는 나트륨 냉각 원자로 코어 설계와 오늘날 대부분의 원자로가 사용하는 것보다 더 농축된 연료인 TRISO 연료(흑연 코팅 구형 연료)를 사용합니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멉니다. 마크-0는 아직 전력 변환 또는 열 제거 시스템이 없으며, 2027년 말에 전기를 생산하고 2028년까지 현장에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빅 테크 기업들마저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해 새로운 원자로에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을 보면, 서방의 SMR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중국의 압도적 질주: 거대 원자로에 대한 맹신?

하지만 지구 반대편, 중국의 상황은 완전히 다릅니다. 이들은 검증된 청사진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바로 대형 핵 발전소입니다. 중국은 놀라운 속도로 대형 원자로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2016년 이후 핵 발전 설비 용량을 거의 두 배로 늘려 총 60기가와트(GW)에 육박했습니다. 새로 건설되는 시설은 거의 모두 기가와트(GW) 규모의 가압수형 원자로(Pressurized-Water Reactor)입니다. 2025년에는 6개의 신규 원자로 건설이 시작되었고, 2026년 첫 5개월 동안 2개가 더 착공되었습니다. 이대로라면 2030년까지 미국과 유럽연합(EU)을 제치고 설치된 핵 발전 용량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설 전망입니다.

Why China is betting on big nuclear reactors

이 속도는 정말이지 믿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2024년 기준으로 중국에서 새로운 원자로를 건설하는 데 걸리는 평균 시간은 5년에서 7년 사이입니다. 전 세계 평균이 약 9년이며, 미국에서 가장 최근에 건설된 두 원자로(보그틀 3, 4호기)는 약 15년이 걸렸다는 점을 생각하면 말이죠. 어떻게 이런 압도적인 속도가 가능할까요?

핵심은 표준화에 있습니다. 중국은 새로운 원자로를 설계하고, 인허가를 받고, 건설하는 데 필요한 통일된 프로젝트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또한 규모의 경제를 활용하기 위해 6개 이상의 원자로를 한 번에 건설하는 ‘일괄 건설(batch construction)’ 방식을 채택합니다. 이러한 방식은 사실 서방에서 SMR의 장점으로 내세우는 ‘공장 생산’과 비슷한 맥락이지만, 중국은 이를 대형 프로젝트에 적용하여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 막대한 정부 투자가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주목할 점은, 중국이 단순히 ‘크게 만드는’ 것을 넘어, ‘빠르고 효율적으로’ 만들 방법을 찾아냈다는 점입니다. 서방이 대형 원자로 건설의 복잡성과 비용 문제로 주춤하는 사이, 중국은 국가 주도의 강력한 추진력으로 이 난제들을 돌파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기술력의 차이를 넘어, 시스템과 전략의 차이가 만들어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대형 원자로는 일반적으로 더 많은 전기를 더 저렴한 가격에 전력망에 공급할 수 있습니다. 이는 중국의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고려할 때 매우 중요한 이점이죠. SMR은 규모 때문에 초기 투자 비용이 적게 들지만, 사실 생산되는 전기 단위당 가격은 대형 원자로보다 더 비쌀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두 가지 전략, 두 가지 미래

그렇다고 해서 중국이 대형 원자로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닙니다. 올해 중국 최초의 소형 모듈형 원자로인 ‘링롱-1(Linglong-1)‘이 전력망에 전력을 공급하기 시작할 예정입니다. 이는 중국 또한 SMR의 잠재력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전반적인 흐름을 보면, 현재까지는 대형 원자로가 중국의 폭발적인 성장을 뒷받침하는 핵심 동력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궁극적으로 어떤 전략이 더 효과적일까요? SMR이 서방 국가들이 새로운 핵 발전소를 계속 건설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문제입니다. 지금으로서는 중국의 빠른 진전을 볼 때, ‘더 큰 것이 더 좋다(bigger might just be better)‘는 말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우리가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깨끗한 전기는 어디에서 올까요? 그리고 그 전기를 누가, 어떤 방식으로 가장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을까요? 핵 발전의 미래를 놓고 벌어지는 이 거대한 실험은, 전 세계 에너지 안보와 기후 변화 대응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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