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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월드컵 승패를 가르는 숨겨진 무기가 되다: 제시 데이비스의 축구 혁명**

Published Jun 15, 2026

월드컵 개막전 휘슬이 울리고, 경기 시작과 동시에 한 선수가 상대 진영 구석으로 공을 길게 차서 의도적으로 아웃시키는 장면을 상상해 보세요. 일반적인 축구 팬이라면 고개를 갸우뚱할 겁니다. “아니, 경기 시작 몇 초 만에 소유권을 내준다고? 도대체 무슨 논리지?” 솔직히 말해서, 저라도 의아했을 겁니다. 하지만 벨기에 KU 루벤 대학교 컴퓨터 과학과 교수이자 스포츠 분석 연구실을 이끄는 제시 데이비스(Jesse Davis)라면, 이 플레이가 득점으로 가는 황금 같은 세팅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릴 겁니다.

상식을 뒤집는 한 수: 데이터가 제시하는 축구의 새 얼굴

데이비스 교수와 그의 연구팀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스포츠 데이터 분석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며 축구라는 스포츠에 데이터 ‘각성’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농구, 배구, 필드하키 등 다양한 스포츠에 머신러닝 모델을 적용하고 있지만, 그들의 영향력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곳은 역시 축구장입니다. 벨기에 로얄 스포르팅 안더레흐트의 데이터 리크루트 리드인 휴고 리오스-네토(Hugo Rios-Neto)는 그의 연구실이 “축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스포츠 분석 연구실”이라고까지 평합니다.

그들의 연구는 정말이지 ‘게임 체인징(game-changing)‘한 발견들을 쏟아내고 있으며, 이는 프로 클럽의 의사 결정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선수 명단 평가를 돕고, 전략의 효율성을 평가하는 새로운 방법을 고안하며, 숨겨진 전술 패턴을 찾아내는 알고리즘을 개발했죠. 그중에서도 압권은 바로 앞서 언급했던 ‘상대 골문 근처에서 의도적으로 공을 아웃시켜 스로인을 내주는 플레이’의 가치입니다. 지난 몇 년간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이런 움직임이 종종 포착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데이비스 연구팀은 이 얼핏 보기에 비생산적인 움직임에 대한 통계적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방대한 훈련 데이터 세트를 구축했습니다. 2022년 월드컵 경기를 포함하여 140만 개 이상의 패스와 약 6만 번의 스로인 데이터가 사용됐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의사 결정 트리(decision tree)의 조합인 트리 앙상블 모델(tree ensemble models)을 활용하여 이 전술을 시뮬레이션했습니다. 그 결과는 2024년 논문으로 발표되었는데, 제목부터 적절하게 “Boot it”이었습니다. 결론은 이렇습니다: 공이 경기장 중간 지점에 있을 때, 상대 진영에서 의도적으로 공을 아웃시키면 10번의 액션(패스나 드리블 같은) 안에 득점할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을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 경기에 1,500회 이상의 액션이 발생하고 득점이 극히 드문 축구 경기에서, 이는 엄청난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데이비스 교수는 “유리한 상황에서 공을 되찾기 위한 포석을 까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이 부분에서 주목할 점은, 데이터가 단순히 기존의 상식을 강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히려 오랫동안 당연시되던 통념에 정면으로 도전하여 새로운 전략적 가치를 발견해낸다는 사실입니다.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행동 뒤에 숨겨진 통계적 우위를 밝혀내는 것은, 마치 체스에서 일반적인 수를 두지 않고 상대의 허를 찌르는 ‘묘수’를 찾아내는 것과 같습니다. 이는 축구라는 스포츠의 전술적 깊이를 한 차원 끌어올리는 혁신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Inside soccer’s data renaissance

축구, 데이터 분석의 불모지에서 혁신의 격전지로

사실, 프로 스포츠에 깊이 있는 통계 작업을 적용하는 것이 비교적 쉬운 분야도 있습니다. 바로 야구와 농구 같은 스포츠입니다. 농구에서는 점프 슛과 같은 개별적인 동작들을 분리하여 골대와의 거리에 따라 가치를 부여할 수 있죠. 이를 통해 3점 라인이나 미드레인지 점퍼에서 비슷하게 슛을 잘 넣지만, 레이업은 못 하는 선수가 있다면 득점이 더 높은 3점 슛을 노리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이미 ‘머니볼(Moneyball)’ 이론을 통해 야구는 데이터를 통한 혁신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축구는 달랐습니다. 유동적이고, 빠르며, 복잡한 데다 득점이 매우 적다는 특성 때문에 이러한 종류의 분석에는 부적합하다고 여겨졌습니다. 리오스-네토는 “대부분의 액션은 골이나 심지어 슛으로도 이어지지 않는다”며, “따라서 데이터에서 승리 전략을 도출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설명합니다.

흥미롭게도, 위스콘신에서 자란 데이비스 교수는 어린 시절 농구와 미식축구에 심취했습니다. 2002년 월드컵이 그를 축구의 세계로 이끌기 전까지 축구는 그에게 미지의 영역이었습니다. 그러나 박사 과정에서 방사선 전문의들과 유방촬영 보고서를 분석하던 컴퓨터 과학자가 축구를 심층 분석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겠죠.

그의 축구 분석은 2010년 KU 루벤에 컴퓨터 과학 교수로 합류하면서 시작됩니다. AI와 헬스케어의 교차점에서 운동 능력 모니터링에 초점을 맞추던 그의 연구는, AI와 엔지니어링을 전공한 열렬한 축구 팬 학생 얀 반 하렌(Jan Van Haaren)을 만나면서 전환점을 맞습니다. 반 하렌은 데이터 분석으로 패스, 슛, 볼 전진과 같은 지표들을 연구할 수 있지 않을까 궁금해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이러한 지표들은 이제 막 디지털 방식으로 처리되기 시작하던 때였습니다. 데이비스 교수는 축구의 복잡성, 유동성, 속도에 머신러닝과 AI 도구가 매우 적합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2014년 공식적으로 스포츠 분석 연구실을 설립하게 됩니다.

게임의 판도를 바꾸는 보이지 않는 손길: 연구실의 실제 영향력

데이비스 교수의 연구실은 언제나 10명가량의 학생들과 박사 후 연구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반 하렌이 “오늘날 경기가 분석되는 방식의 지적 기반”이라고 부르는 토대를 다지기 시작했습니다. 연구원들은 경기 내 액션들을 세밀하게 분석했고, 갑자기 볼 소유의 가치, 페널티킥 전략(가운데를 노려라), 그리고 중거리 슛의 가치(과감하게 시도하라) 등을 수치화했습니다. 데이비스 교수는 “지난 5~10년 동안 축구에서 나타난 경향 중 하나는 중거리 슛의 수가 극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데이터가 이러한 확률을 정량화할 수 있게 해준 것이죠.

이 연구실의 또 다른 중요한 기여는 바로 ‘오픈 소스(open-source)‘라는 철학입니다. 많은 프로 구단들이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자체 데이터 팀을 고용하는 추세이지만, 데이비스 교수는 대부분의 연구 결과를 오픈 소스 분석 도구를 통해 자유롭게 제공합니다. 이는 단순한 정보 공유를 넘어섭니다. 학자로서의 삶은 그에게 더 복잡한 문제, 예를 들어 경기 데이터를 표준화하는 프로젝트와 같은 것들을 해결할 자유를 부여합니다. 이 표준화 작업은 경기 영상을 분석하고 승리 전략을 도출하는 것을 훨씬 더 쉽게 만들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오픈 소스 접근 방식과 데이터 표준화 노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단기적인 경기력 향상을 넘어, 축구 데이터 분석 생태계 전반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팀이 자체적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역량을 갖추기 어려운 현실에서, 표준화된 데이터와 공개된 분석 도구는 소규모 클럽이나 아마추어 팀, 심지어 팬들까지도 데이터 기반의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는 스포츠 데이터 분석의 민주화를 이끌어내고, 장기적으로는 축구라는 스포츠 자체의 진화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이제 축구는 더 이상 단순한 육체적 기량과 감각에 의존하는 스포츠가 아닙니다. 제시 데이비스와 같은 선구자들의 노력 덕분에, 데이터는 감독의 전술, 선수의 훈련 방식, 심지어 경기의 흐름까지도 예측하고 조작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축구 경기에서 우리가 보게 될 기상천외한 전략들 뒤에는, 분명 데이터와 알고리즘의 보이지 않는 손길이 자리하고 있을 것입니다. 데이터가 이끄는 축구의 미래, 정말 기대되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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