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중독 시대, "화면 끄고 잔디 만져!"라고 외치는 스타트업이 뜬다?
Published Jun 6, 2026
오늘날, 우리는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스크린에 둘러싸여 살아갑니다. 스마트폰, 태블릿, PC… 손안의 작은 기기는 세상과의 연결고리가 되어주지만, 동시에 우리의 시선을 붙들고 현실과의 단절을 심화시키기도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이미 무의식적으로 ‘디지털 피로감’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런 시대에, 당신의 스마트폰을 끄고 친구들과 만나거나, 직접 만든 컴퓨터를 들고 야외로 나가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스타트업들이 뜨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그것도 인공지능(AI) 분야가 역사적인 투자 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는 바로 이 순간에요.
AI 기술이 모든 산업을 집어삼킬 듯 발전하고, 수십조 원의 자금이 이 분야로 쏟아져 들어가는 현실 속에서, 일부 창업가들은 역설적으로 정반대의 방향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기술에 너무 몰입하기보다, 오히려 인간 본연의 교류와 아날로그적 경험에 집중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지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현상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단순히 AI를 거부하거나, 과거로 회귀하자는 메시지가 아닙니다. 오히려 첨단 기술 시대에 우리가 놓치고 있는 가치들을 ‘기술적으로’ 되찾아주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죠.
새로운 흐름: ‘함께’를 위한 기술, ‘인간적’ 경험으로의 회귀
이러한 움직임의 대표적인 예시로, 과거 홈 피트니스 스타트업 ‘미러(Mirror)‘의 창업자 브린 푸트넘(Brynn Putnam)이 새롭게 설립한 **보드(Board)**를 들 수 있습니다. 보드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게 하고, 오프라인 게임과 사회적 경험을 통해 함께 즐거움을 나누는 데 초점을 맞춘 스타트업입니다. 상상해보세요. 지친 하루 끝에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는 대신, 친구들과 함께 보드게임을 하거나,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웃는 저녁을 말이죠. 보드가 추구하는 가치는 분명합니다. 디지털 세상이 제공할 수 없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진정한 연결’을 복원하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취미 활동을 넘어, 현대 사회에서 점차 희미해져 가는 커뮤니티 의식과 소속감을 되살리려는 노력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주목할 만한 현상은 바로 사이버덱(Cyberdeck) 창작자들의 등판입니다. 사이버덱은 비전통적인 형태로 제작된, 즉 DIY(Do-It-Yourself) 방식으로 만들어진 컴퓨터를 의미합니다. 이들은 종종 기발하고 때로는 기이한 외형을 지니고 있으며, 사용자에게 “잔디를 만져라(touch grass)“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여기서 ‘잔디를 만져라’는 비유적인 표현으로, 말 그대로 컴퓨터 앞에 앉아있지 말고 밖으로 나가 자연을 느끼고 현실 세계와 교감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사이버덱은 단순히 편리하고 강력한 컴퓨터를 만드는 것을 넘어, 컴퓨터를 사용하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경험’이자 ‘성명’이 되도록 만듭니다. 우리는 대부분의 컴퓨터를 ‘소비’하는 입장이지만, 사이버덱은 사용자가 직접 만들고, 그 과정에서 기술과의 더욱 깊고 개인적인 관계를 맺게 합니다. 이는 기술에 대한 수동적인 소비가 아닌, 능동적인 참여와 성찰을 유도하는 문화적 현상인 셈이죠.
이러한 움직임들은 단순히 ‘AI 없는 브라우저’를 찾는 것과는 다릅니다. AI 없는 브라우저 운동은 주로 빅 테크 기업의 데이터 수집이나 알고리즘 편향에 대한 반발 심리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보드나 사이버덱의 사례는 단순한 **반발(backlash)**을 넘어섭니다. 이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더 인간적인(more human)’ 것들에 이끌리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편리함과 효율성만을 좇는 기술이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심리적이고 사회적인 갈증을 해소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기기를 내려놓고 실제 사람들과 눈을 맞추며 대화하고,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고, 자연 속에서 평온을 찾는 것. 이러한 경험들은 AI가 결코 대체할 수 없는 인간만의 영역이니까요.

AI 시대의 역설: 거대한 자본 흐름 속 작은 반향?
현재 AI 분야는 말 그대로 ‘끓어오르는 용광로’와 같습니다. 안트로픽(Anthropic)과 같은 유망 AI 기업들이 비공개 IPO를 준비하고, 알파벳(Alphabet)이 80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AI 투자를 발표하는 등, 거대한 자본은 오직 AI를 향해 맹렬히 흐르고 있습니다.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함께 하는 기술’이나 ‘사이버덱’ 같은 움직임은 마치 작은 조약돌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작은 조약돌들이 던지는 파장이 결코 작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스타트업들이 단순히 과거로의 회귀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현 시대의 기술적 발전 속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찾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AI가 제공하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기술의 발전이 인간 소외나 사회적 단절로 이어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할 책임도 있습니다. ‘함께 하는 기술’은 이러한 책임 의식에서 출발합니다. 기술이 우리를 분리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시 하나로 묶어주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죠.
솔직히 말해서, 거대한 AI 투자 흐름 속에서 이러한 ‘역방향’ 스타트업들이 얼마나 성공할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러나 이들이 제시하는 메시지는 분명 우리 사회에 필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기술을 사용하는 목적은 무엇인가? 결국 더 나은 인간의 삶을 위한 것이 아닌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이죠. 인류는 항상 새로운 기술을 갈망해왔지만, 그 기술이 궁극적으로 가져다줄 행복과 만족감은 결국 인간적인 경험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 트렌드는 단순히 ‘탈(脫)디지털’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의 궁극적인 지향점을 ‘인간 중심’으로 재설정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어쩌면 미래에는 우리가 AI가 만들어낸 경이로운 가상 세계를 탐험하면서도, 동시에 오프라인에서 사람들과 교류하고 자연과 소통하는 삶의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 당연해질지도 모릅니다. AI 기술이 인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동안, ‘함께 하는 기술’은 인간의 행복과 유대감을 극대화하는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이 두 흐름이 충돌하기보다는 서로를 보완하며 더 풍요로운 미래를 만들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우리 모두 화면을 잠시 끄고 주변을 둘러보세요. 어쩌면 그 안에 우리가 놓치고 있던 소중한 가치가 숨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출처
- 원문 제목: The most interesting startups right now want to get you off your phone
- 출처: AI News & Artificial Intelligence | TechCr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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