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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혁명의 심장, 리튬 – 우리는 과연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얻고 있을까요?

Published May 31, 2026

수십 년 전만 해도 생소했던 ‘리튬’이라는 이름은 이제 우리 삶 깊숙이 파고들었습니다. 스마트폰 배터리부터 전기차, 그리고 대규모 에너지 저장 장치에 이르기까지, 리튬이온 배터리는 현대 사회의 신경망을 이루는 핵심 부품이 되었죠. 급증하는 수요 덕분에 리튬은 ‘하얀 석유’로 불리며 전략 광물로 그 중요성이 날마다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리튬 추출 방식은 환경 문제, 높은 비용, 그리고 지리적 한계라는 꽤나 심각한 딜레마를 안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기존 방식보다 훨씬 더 저렴하고, 환경에 덜 해로우며, 심지어 버려지는 것 없이 모든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 등장한다면 어떨까요? 사실 이건 상상 속 이야기가 아닙니다. 최근 MIT 연구진과 그들이 설립한 스타트업 Rock Zero가 바로 그런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고 있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리튬, 지금은 어떻게 얻고 있을까? – 전통 방식의 그림자

우리가 현재 리튬을 추출하는 주된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브라인(brine) 추출’, 즉 염수에서 리튬을 얻는 방식입니다. 수천 년에 걸쳐 암석에서 녹아 나온 리튬이 풍부한 염수를 거대한 증발 연못에 가둬 햇볕과 바람으로 물을 증발시켜 리튬을 농축하는 방식이죠. 이 방식은 비교적 경제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바로 리튬이 풍부한 염수층이 특정 지역에 한정되어 있다는 지리적 제약과, 엄청난 면적의 땅을 차지하는 거대한 증발 연못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 부족 문제를 겪는 지역에서는 이마저도 쉽지 않은 일이고, 환경적인 부담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두 번째는 ‘경암(hard-rock) 채굴’ 방식입니다. 리튬을 함유한 광석(주로 스포듀민)을 직접 캐내는 방식인데, 이는 더욱 가혹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거대한 광체를 폭파하여 파쇄하고, 높은 온도로 가열한 후, 위험한 화학물질을 사용하여 가공하는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리튬을 분리해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에너지 소비와 탄소 배출은 물론, 유해 화학물질 사용으로 인한 환경 오염 우려까지 제기됩니다. 특히 스포듀민 광석의 경우, 초고온의 가마에서 구워 상변이(phase transformation)를 일으켜야 리튬을 더 쉽게 추출할 수 있는데, 이는 막대한 에너지 비용을 발생시키는 주범이기도 합니다. 또한, 철분이 너무 많이 함유된 광석은 제대로 상변이가 일어나지 않고 유리질로 변해버려 사용할 수 없다는 한계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가 미래를 위해 선택한 전기차의 원료가 이렇게까지 환경에 부담을 주고 생산 과정이 복잡하다는 사실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판도를 바꿀 새로운 접근 방식: Rock Zero의 비밀 병기

이러한 기존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MIT 연구진이 오랜 연구 끝에 새로운 리튬 추출법을 개발했고, 이를 상용화하기 위해 Rock Zero라는 스타트업이 탄생했습니다. 이들의 기술은 한마디로 ‘저온에서 약산(weak acid)을 이용해 비활성 규산염 광물을 용해하는 방식’입니다. 언뜻 들으면 단순해 보이지만, 그 바탕에는 기발한 발상 전환이 숨어 있습니다.

이 연구의 시작은 Yet-Ming Chiang MIT 교수가 설립한 또 다른 스타트업 Sublime Systems의 경험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시멘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고도로 반응성 높은 실리카를 찾던 중, 비활성 물질을 용해시킨 후 더 반응성 높은 형태로 다시 고체화하는 방법을 모색하게 된 것입니다. 규산염을 용해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극도로 위험한 화학물질인 불화수소산(hydrofluoric acid)을 사용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Chiang 교수는 25년 전 주택 리모델링 당시 유리 에칭 크림을 사용했던 기억을 떠올립니다. 문득 “그 크림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었을까?”라는 의문에서 아이디어를 얻게 된 것이죠. 놀랍게도 그 유리 에칭 크림의 주성분은 ‘플루오르화암모늄(ammonium fluoride)‘이라는 약산이었습니다. MIT 연구진은 이 약산이 특정 조건에서 불화수소산을 생성하지 않으면서도 규산염 광물을 효과적으로 용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정말 생활 속 작은 경험에서 인류의 미래 기술의 힌트를 얻다니, 과학의 위대함은 이런 우연 속에서 더욱 빛나는 것 같습니다.

이 플루오르화암모늄 기반의 새로운 추출법은 기존 경암 채굴 방식의 핵심 단점들을 정면으로 돌파합니다.

  • 저온 공정: 기존 방식처럼 스포듀민 광석을 초고온 가마에서 굽는 과정이 필요 없습니다. Rock Zero의 공정은 약 95°C(200°F) 정도의 낮은 온도에서 진행됩니다. 이는 막대한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고 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Rock Zero의 CEO이자 공동 창업자인 Camden Hunt는 “이 온도에 도달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에너지 비용을 절약하고 잠재적으로 탄소 배출량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 광석 활용의 확장: 기존에는 철분 함량이 높아 가마에서 제대로 구워지지 않던 광석들은 폐기되거나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Rock Zero의 저온 용해 방식은 이러한 한계에서 벗어나 더 다양한 종류의 광석을 활용할 수 있게 합니다. 이는 리튬 자원 확보의 유연성을 크게 높이는 요인이 됩니다.
  • 안전한 화학물질: 극도로 위험한 불화수소산 대신, 상대적으로 안전한 플루오르화암모늄을 사용합니다. 공정 역시 간단한 교반 플라스틱 탱크에서 진행되어 기존 방식에 비해 훨씬 안전하고 효율적입니다. 초기 실험에서는 며칠이 걸리던 추출 시간이 현재는 12시간 이내로 단축되었습니다.

How a new extraction process could unlock the world’s lithium

단순한 추출을 넘어선 가치: ‘코에서 꼬리까지’ 활용 전략

Rock Zero의 기술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리튬을 싸고 깨끗하게 추출하는 것을 넘어, 광석의 모든 부분을 활용하는 ‘코에서 꼬리까지(nose-to-tail) 채굴’ 개념을 실현한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약산으로 규산염 광물을 용해하는 과정에서 리튬뿐만 아니라 다른 유용한 물질인 산화알루미늄(alumina)과 실리카(silica)까지 함께 분리해냅니다.

  • 리튬: 물론 배터리 생산에 사용되는 탄산리튬으로 정제됩니다.
  • 산화알루미늄: 알루미늄 제련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 실리카: 시멘트질 실리카로 가공되어 콘크리트 첨가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핵심 용해제인 플루오르화암모늄은 공정 후 다시 회수하여 재활용할 수 있어 비용 효율성을 극대화합니다. Chiang 교수는 이를 도축된 동물의 모든 부위를 먹는 것처럼 광석의 모든 부분을 활용하는 ‘코에서 꼬리까지 채굴’이라고 표현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코에서 꼬리까지’ 활용 전략이야말로 Rock Zero 기술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자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빛나는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폐기물 처리 비용을 줄이는 것을 넘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함으로써 전체적인 생산 비용을 더욱 낮추고, 자원 활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자원 고갈 시대에 기업의 수익성과 환경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모범적인 사례가 될 것입니다.

연구진은 이 공정이 완전히 상용화되었을 때 리튬 1미터톤당 6,000달러 미만의 비용으로 추출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는 현재 경암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다른 공정들보다 훨씬 낮고, 심지어 염수 추출 방식과도 경쟁할 만한 수준입니다. 낮은 에너지 소비, 위험물질 감소, 그리고 다중 부산물 생산이라는 이점들을 고려하면,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기존 방식 대비 압도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습니다.

미래를 향한 도전: 시장 변동성과 Rock Zero의 행보

Rock Zero는 현재 이 공정의 규모를 키우고 최적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캠브리지에 있는 연구실의 탱크는 배치당 3킬로그램의 스포듀민 농축액을 처리할 수 있으며, 이제는 파일럿 플랜트 건설을 위한 부지를 물색 중입니다. 2026년 말까지 건설을 완료하고 2027년에는 시설을 가동할 계획이며, 이미 광업계의 잠재적 파트너들과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Rock Zero와 같은 새로운 리튬 추출 플레이어들에게는 중요한 난관이 있습니다. 바로 리튬 시장의 높은 변동성입니다. 최근 몇 년간 리튬 가격은 2022년 최고점에서 2024년 말 최저점까지 엄청난 등락을 보였고, 2026년 초부터 다시 서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리튬 가격이 오르면 Rock Zero와 같은 신생 기업들에게 유리할 수 있지만, 네바다 대학교의 Simon Jowitt 교수는 “가격이 계속 오르면 가동될 수 있는 수많은 프로젝트들이 있고, 이는 다시 시장을 끌어내릴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 부분에서 필자의 분석으로는, Rock Zero의 저비용, 고효율, 친환경이라는 세 가지 강점은 리튬 시장의 변동성에 대한 중요한 완충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기존 고비용 공정들에 비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으며, 환경 규제가 강화될수록 그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따라서 시장의 단기적인 가격 변동보다는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과 생산 효율성 측면에서 Rock Zero의 기술이 갖는 파급력은 결코 과소평가되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이런 변동성이 심한 시장에서 Rock Zero와 같은 혁신적인 기술은 ‘비용 효율성’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통해 새로운 시장 표준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Rock Zero의 성공적인 상용화는 단순히 한 스타트업의 성공을 넘어, 전 세계 리튬 공급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전기차와 에너지 저장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중요한 발판을 마련할 것입니다. 환경 보호와 경제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이 혁신적인 기술이 과연 리튬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 앞으로의 행보가 정말 기대됩니다.


출처

  • 원문 제목: How a new extraction process could unlock the world’s lithium
  • 출처: MIT Technology Review
  • 원문 기사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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