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말, 3년 계약인가 180일짜리 임대인가? xAI 컴퓨팅 딜의 진실
Published May 29, 2026
“스페이스X는 수년간 Colossus를 임대하기로 약정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그렇게 될 가능성도 있지만요. 이것은 180일짜리 임대 계약이며, 그 후에는 90일 사전 통보로 상호 취소 가능합니다. 단기 계약은 앤트로픽의 요청이 아니라 우리의 요청이었습니다.”
이 발언은 다름 아닌 일론 머스크가 X(구 트위터)에서 직접 밝힌 내용입니다. 최근 xAI가 AI 연구 개발 기업 앤트로픽(Anthropic)과 체결한 거대 컴퓨팅 계약에 대한 대중의 궁금증을 해소하려던 것일까요? 하지만 이 한 문장이 오히려 더 큰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수십억 달러 규모로 알려진 이 컴퓨팅 딜의 기간을 두고, 머스크의 공개 발언과 스페이스X의 공식 S-1 서류 내용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연 이 거대한 AI 컴퓨팅 자원 임대 계약의 진짜 기간은 얼마일까요? 그리고 이러한 불일치가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머스크의 ‘단기 임대’ 주장, 그 이면에 숨겨진 의도는?
최근 AI 업계는 끝없는 컴퓨팅 자원 확보 경쟁으로 뜨겁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론 머스크의 xAI가 앤트로픽의 ‘콜로서스(Colossus)’ 클러스터에 대한 독점적 사용 권한을 확보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컴퓨팅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은 양측 모두에게 큰 성공으로 여겨졌습니다. xAI는 절실했던 컴퓨팅 파워를 얻었고, 앤트로픽은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한 셈이죠. 모두가 윈-윈 상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머스크는 X를 통해 이 계약의 성격을 전혀 다르게 묘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스페이스X가 “수년간” 콜로서스를 임대하기로 약정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180일짜리 단기 임대이며 90일 사전 통보로 상호 취소가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더욱이 단기 계약은 앤트로픽의 요청이 아니라 “우리의 요청”이었다고 강조하며, 컴퓨팅 자원이 매우 부족해질 경우 언제든 회수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앤트로픽을 ‘내버려 두지는 않겠지만’ 합리적인 종료 방안을 제공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 발언은 여러 면에서 흥미롭습니다. 첫째, 앤트로픽과 같은 주요 AI 기업이 장기적인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생존과 직결되는 시대에, 단기 임대라는 주장은 다소 의아하게 들립니다. AI 모델 훈련에는 막대한 시간과 자원이 소요되며, 단기적인 컴퓨팅 접근만으로는 안정적인 연구 개발을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둘째, 머스크가 ‘우리의 요청’으로 단기 계약을 선호했다고 말하는 것은, xAI 또는 스페이스X가 미래에 더 많은 컴퓨팅 파워가 필요할 경우를 대비해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AI 경쟁이 가열될수록 GPU와 같은 컴퓨팅 자원은 더욱 귀해질 것이기에, 잠재적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전략일 수도 있죠. 하지만 과연 이것이 계약의 실제 내용과 일치할까요?

S-1 Filing: 2029년 5월까지, ‘3년 계약’의 명확한 증거
머스크의 공개적인 발언이 있었던 바로 그 시점에, 스페이스X가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S-1 상장 서류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이 서류는 회사의 재무 상태와 사업 계획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공식 문서로, 투자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정보원입니다.
스페이스X의 S-1 서류 F-62 페이지를 보면 다음과 같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On May 3, 2026, the Company entered into a cloud services agreement with Anthropic PBC, an AI research and development public benefit corporation, with respect to access to compute capacity. Pursuant to this agreement, the customer has agreed to pay a monthly fee through May 2029, with capacity ramping in May 2026 at a reduced fee. The agreement may be terminated by either party upon 90 days’ notice. The customer will retain ownership and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in its content, AI models, and related data.
핵심은 “the customer has agreed to pay a monthly fee through May 2029”라는 구절입니다. 이는 앤트로픽이 2029년 5월까지 매월 이용료를 지불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줍니다. 2026년 5월에 시작된 계약이 2029년 5월까지 이어진다면, 이는 명확하게 3년 계약을 의미합니다. 이 표현은 F-96 페이지에서도 반복되며, 심지어 13페이지와 146페이지에서는 “the customer has agreed to pay us $1.25 billion per month through May 2029”와 같이 구체적인 금액까지 명시되어 있습니다. 서류에 오타가 있었다고 변명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물론, 이 계약에는 “The agreement may be terminated by either party upon 90 days’ notice”라는 90일 사전 통보를 통한 상호 해지 조항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는 머스크의 발언과 일치하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해지 가능’하다는 것과 ‘애초에 단기 계약’이라는 것은 분명히 다른 문제입니다. 앤트로픽이 3년간 월별 요금을 지불하기로 약정했다는 것은, 계약의 기본 틀이 장기적인 약속을 기반으로 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엇갈리는 해석, 그리고 공시의 중요성
이처럼 일론 머스크의 공개 발언과 스페이스X의 공식 S-1 서류 간의 극명한 불일치는 여러 가지 의문을 낳습니다. 과연 앤트로픽이 ‘지불하기로 합의’한 것이 스페이스X가 ‘제공하기로 합의’한 것과 동일한 의미가 아닐 수 있을까요? 일반적인 ‘임대’ 계약의 의미를 고려할 때, 한쪽만 장기적으로 대가를 지불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90일 상호 해지 조항이 있다면, 굳이 한쪽만 일방적인 ‘장기 록인(lock-in)’ 상태가 될 필요가 있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에서 기업의 투명성과 정보 비대칭 문제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식적인 증권거래소 제출 서류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기업의 핵심 정보를 가장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게 전달해야 하는 의무를 가집니다. 특히 스페이스X가 ‘조용한 기간(quiet period)‘에 있을 때, 즉 상장이나 중요한 거래를 앞두고 기업이 대중과 소통을 제한해야 하는 시기에, 이러한 핵심 정보에 대한 불일치는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머스크가 대중에게 제공하는 정보와 공식 문서에 명시된 정보가 다를 때, 투자자들은 무엇을 믿어야 할까요?
이것은 단순히 말장난을 넘어서는 문제입니다. 공식 서류에 명시된 3년 지불 약정은 앤트로픽의 재정적 안정성에 대한 강력한 신호를 제공하며, 투자자들이 앤트로픽의 사업 모델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반면, 머스크의 발언은 이러한 안정성을 뒤흔들 수 있는 불확실성을 주입하는 셈이죠. 물론, 기사에서도 지적하듯 SEC가 이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는 미지수이며, 설령 조치를 취하더라도 일론 머스크가 크게 개의치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는 최소한 ‘나쁜 카르마’를 쌓는 행위이며, 장기적으로는 시장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습니다.
AI 컴퓨팅 자원 확보가 곧 기업의 생존을 결정하는 시대에, 이러한 대규모 계약의 투명성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머스크의 발언이 스페이스X/xAI의 미래 컴퓨팅 수요에 대한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일 수 있지만, 공식 공시와의 괴리는 피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집니다. 과연 이 계약의 진정한 본질은 무엇이며, 어떤 정보가 더 큰 신뢰를 받을 자격이 있을까요? 우리는 앞으로도 이 사안의 추이를 면밀히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출처
- 원문 제목: How long is Anthropic’s lease with SpaceX? Opinions vary
- 출처: AI News & Artificial Intelligence | TechCr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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