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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의 AI 회칙, 기술 이면의 깊은 불평등을 비추다

Published May 26, 2026

최근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는 화두를 꼽으라면 단연 **인공지능(AI)**일 것입니다. 매일같이 새로운 모델과 기술 혁신이 쏟아지고, AI는 이제 우리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 침투해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교황 레오 14세가 지난 월요일 발표한 첫 회칙 『Magnifica Humanitas(장엄한 인류)』는 AI 시대에 ‘인간을 보호하는 것’을 주제로 삼아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하지만 이 회칙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핵심 메시지는 단순히 인공지능 기술 자체에 대한 경고가 아닙니다. 사실 이건 AI를 거울 삼아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박힌 더 오래되고 만연한 문제들, 즉 불평등, 전쟁, 민주주의의 침식, 그리고 소수에게 집중된 권력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새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인류가 직면했던 근본적인 질문들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른 셈입니다. 이 점은 특히 주목할 만합니다. 새로운 기술이 가져온 변화 속에서도 변치 않는 인간 사회의 본질적인 문제점을 짚어냈다는 점에서, 교황의 메시지는 단순히 종교적인 선언을 넘어선 보편적인 의미를 지닙니다.

인공지능 시대, 그러나 문제는 ‘권력’에 있었다

교황 레오 14세는 『Magnifica Humanitas』 200페이지에 달하는 문서에서, AI 기업 앤트로픽(Anthropic)의 공동 설립자 크리스 올라(Chris Olah)와 함께 기술이 소수의 엘리트에 의해 구축되고 통제될 때, 결코 **공동선(common good)**을 지향할 수 없다고 역설합니다. “이러한 권력이 소수의 손에 집중될 때, 이는 불투명해지고 대중의 감시를 회피하는 경향이 있으며, 새로운 의존성, 배제, 조작 및 불평등을 야기하는 왜곡된 형태의 발전을 초래할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그는 쓰고 있습니다.

이러한 메시지는 단순히 추상적인 경고에 그치지 않습니다. 인공지능은 사실상 모든 주요 기술적 전환과 마찬가지로, 이미 경제적 자원, 전문 지식, 데이터 접근성을 가진 이들의 권력을 증폭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엘리트들이 자신들의 권력을 이용해 정보와 소비 패턴을 형성하고, 민주적 과정을 왜곡하며, 경제적 역학 관계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조종할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집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지적이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속도 자체보다는, 그 기술을 둘러싼 지배 구조와 윤리적 프레임워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은 도구일 뿐, 이를 다루는 인간의 의도와 시스템이 더 큰 문제를 야기한다는 거죠.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AI 행정명령 서명을 연기한 사건은 이러한 권력 집중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보도에 따르면, 벤처 투자가이자 전 백악관 AI 책임자였던 데이비드 색스(David Sacks)의 강력한 요청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정부가 새로운 AI 모델의 출시 전 감독권을 갖도록 하는 행정명령이 소수 거대 자본가의 로비에 의해 좌절될 수 있다는 사실은, 기술 발전의 방향이 얼마나 쉽게 사적 이익에 의해 좌우될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교황 레오 14세가 인공지능이 “명확한 기준과 효과적인 감독”을 통해, 특히 기술의 영향을 받을 공동체의 참여에 기반하여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배경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AI 군비 경쟁, 즉 “점점 더 강력한 알고리즘과 더 큰 데이터셋”을 구축하려는 기업과 국가의 경쟁은 단순히 기술적 우위를 넘어 지정학적 또는 상업적 지배력을 확보하려는 욕망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직시해야 합니다.

역사에서 배우는 경고: 반복되는 기술과 권력의 드라마

교황 레오 14세의 이러한 진단은 사실 인공지능 시대에 처음 제기된 문제가 아닙니다. 놀랍게도, 이러한 권력 집중의 역동성은 인공지능이 등장하기 훨씬 이전부터 존재했습니다. 우리는 굳이 멀리 갈 필요도 없이, 산업혁명 시대를 되돌아볼 수 있습니다. 1891년 교황 레오 13세가 발표한 회칙 『Rerum Novarum(새로운 사태)』은 바로 산업혁명기 노동자 계급의 비참한 현실과 함께 당시의 극심한 빈부 격차, 그리고 소수에게 집중된 자본 권력 문제를 다루었습니다. 130여 년의 시차를 두고 두 교황이 각기 다른 시대의 ‘새로운 기술’을 통해 ‘오래된 권력 문제’를 진단하고 있다는 점은 단순한 우연일까요? 오히려 기술 발전이 인간 사회의 근본적인 취약점을 어떻게 반복적으로 드러내고 증폭시키는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The pope’s AI encyclical isn’t really about AI

현대 사회에서도 비슷한 양상은 계속됩니다. 예를 들어,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트위터 인수와 그 플랫폼을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을 돕는 데 사용한 사례, 혹은 기술 엘리트들이 AI 규제를 막기 위해 수억 달러를 슈퍼팩(Super PACs)에 쏟아붓는 행태는 교황 레오 14세의 작업에 명백히 영감을 주었을 만한 패턴들입니다. 사실 이건 AI라는 신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강력한 도구를 손에 쥔 인간이 권력을 남용할 때 발생하는 보편적인 현상이죠. 과거 산업혁명 시대의 공장주들이 노동자를 착취하고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했던 것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소름 끼치도록 유사합니다.

노트르담 로스쿨 교수이자 교황청 사회과학원 회원인 파올로 카로차(Paolo Carozza)의 지적처럼, AI 기반의 잘못된 정보(misinformation)와 딥페이크(deepfake)는 “우리가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아닌지 인지하는 능력을 부식시켰으며, 이는 민주주의 정치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경고합니다. 기술 산업의 인간 데이터 “수집 및 조작” 관행은 “인지적 자유에 근본적인 도전”을 제기하는 문제고요. 이는 단순히 기술적 오류가 아니라, 정교하게 설계된 사회 공학적 통제 시스템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가 보고 듣는 정보, 심지어 우리의 생각까지도 AI 알고리즘과 그 뒤에 있는 소수 엘리트들에 의해 얼마든지 조작될 수 있다는 사실은 정말이지 두렵습니다.

결론적으로, 교황 레오 14세의 회칙은 오늘날 인공지능이 가진 초현실적인 힘과 능력 자체가 전례 없이 높은 위험을 초래한다는, 많은 이들이 이미 도달한 결론에 교황청의 권위를 더합니다. AI가 단순히 생산성 향상이나 삶의 편의를 넘어, 사회의 근간을 흔들고 불평등을 심화시키며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음을 명확히 인지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는 기술적 힘이 자동으로 통치할 권리를 부여한다는 가정을 불신해야 합니다. 인공지능 시대의 진정한 도전은 기술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기술을 어떻게 윤리적이고 공정하며 포용적인 방식으로 발전시키고 활용할 것인가 하는 인간의 선택과 책임에 있습니다. 이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우리 모두의 깊은 성찰과 참여를 요구하는 시대적 과제입니다.


출처

  • 원문 제목: The pope’s AI encyclical isn’t really about AI
  • 출처: AI News & Artificial Intelligence | TechCr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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