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row_back

Article

인간 한계를 넘어선 '강화'의 시대, 금지 약물 공개 허용 스포츠의 탄생

Published May 24, 2026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습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어느 스포츠 대회 참가자들에게 성능 향상 약물(PEDs) 사용을 공개적으로 권장하고 있다면,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구요? 하지만 이것이 바로 이번 주말에 벌어질 **‘인핸스드 게임(Enhanced Games)‘**의 현주소입니다. 무려 42명의 선수가 인류 퍼포먼스의 한계를 ‘돌파’하겠다는 명목 아래, 금지 약물이라는 오명을 벗고 합법적인 ‘강화’를 추구하려는 기묘한 도전에 나서는 것입니다.

사실 이건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닙니다. 2026년,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단면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하나의 사회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펩타이드에 열광하고, 외모 최적화를 위해 혈안이 되며, 장수를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여는 지금. “강화”하지 않으면 뒤처지는 것 같은 기묘한 압박감이 존재하는 시대의 메아리랄까요? MIT 테크놀로지 리뷰의 표현처럼, “2026년, 당신이 강화를 하지 않는다면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뼈아프게 다가오는 지점입니다.

금지 약물이 합법화된 경기장, 그 이면의 논란

이번 인핸스드 게임은 수영, 육상, 역도, 스트롱맨(파워 리프팅) 네 가지 종목으로 진행됩니다. 참가 선수들 중 상당수는 이미 국내 및 세계 기록 보유자이며, 심지어 올림픽 메달리스트도 포함되어 있죠. 그들은 급여를 받고 있으며, 총 2,500만 달러에 달하는 상금을 놓고 경쟁합니다. 특히 세계 기록을 경신하는 선수에게는 최대 100만 달러의 파격적인 상금이 주어진다고 하니, 금전적인 유인이 선수들에게 얼마나 매력적이었을지 짐작이 가는 부분입니다.

이 대회의 주최 측은 참가 선수들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물질만 사용하며, 모든 과정이 의료적으로 모니터링되고 감독될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세계 기록 경신을 기대하고 있으며, 실제로 크리스티안 골로메프(Kristian Gkolomeev) 같은 수영 선수는 지난해 폴리우레탄 ‘슈퍼 수영복’을 입고 50m 자유형 기록을 깨뜨리며 100만 달러를 획득하기도 했습니다. 이 슈퍼 수영복은 2008~2009년 올림픽에서 무수히 많은 기록이 쏟아져 나오면서 “불공정한 이점”을 제공한다는 이유로 사용이 금지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인핸스드 게임에서는 “불공정”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완전히 다르게 해석되는 듯합니다.

이 부분에서 주목할 점은 바로 FDA 승인이라는 단어 뒤에 숨겨진 함정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어떤 약물이 FDA 승인을 받았다고 해서 모든 사람에게 완전히 안전하다는 의미는 결코 아닙니다. 예를 들어, 동화 스테로이드(anabolic steroids)는 고혈압, 여드름, 우울증, 간 종양 등의 위험을 수반하며, 성장 호르몬 사용은 근육 약화, 시력 문제, 심지어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특정 질병 치료를 위해 승인된 약물이 일반인의 경기력 향상 목적으로 대량 사용될 때 발생하는 부작용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결여되어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주최 측이 “의학적 감독”을 강조하더라도, 그 한계는 명확해 보입니다.

The Enhanced Games fit right in with the rest of 2026’s longevity vibes

시대 정신으로서의 ‘강화’: 욕망이 이끄는 위험한 시장

물론, 이러한 파격적인 시도에 대한 비판과 우려는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일부는 이 대회가 위험한 약물 사용을 조장하고 선수들의 건강을 위협한다고 비난하며, “광대극”이자 “클린(clean) 스포츠”를 지향하는 선수들에게 모욕적인 행위라고 일갈합니다. 세계육상연맹 회장 **세바스찬 코(Sebastian Coe)**는 참가자들을 “바보 같다(moronic)“고 표현했고, 국제 수영 연맹인 월드 아쿠아틱스(World Aquatics)는 인핸스드 게임 참가자들의 모든 대회 출전을 금지시켰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과 참가 선수들은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관심은 고스란히 성능 향상 약물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핸스드 게임을 주최하는 회사 ‘Enhanced’는 온라인 스토어도 운영하고 있는데, 여기서는 “나는 강화되었다(I am Enhanced)“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는 물론, 다양한 처방 약물을 판매합니다. “회복, 활력, 장수를 지원하는” 펩타이드 같은 것들이죠.

여기서 제 개인적인 관점을 덧붙이자면, 이 회사의 마케팅 방식은 매우 교묘하면서도 위험합니다. 예를 들어, 이 웹사이트에서 장수, 깊은 수면, “전반적인 건강과 활력”을 위해 판매되는 합성 성장 호르몬(compounded version)은 1997년 FDA가 “성장 부전” 아동 치료용으로 승인한 약물입니다. 중요한 점은, 이 합성 버전이 장수 등의 목적으로는 FDA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마케팅된다”는 것이 핵심 단어이며, 실제로는 해당 용도로 승인되지 않은 약물을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포장하여 판매하고 있는 것이죠. 이는 대중의 불안감과 젊음, 장수에 대한 욕망을 자극하여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확산시키는 매우 무책임한 행태로 보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사실 우리 시대의 **시대 정신(zeitgeist)**과 매우 잘 부합합니다. 아직 인간의 수명을 직접적으로 연장하는 약물은 없지만, 노화 방지 약물에 대한 연구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과 자금을 받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특히 여성들은 더 이상 눈에 띄게 나이 드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필터와 안면 성형이 일상화되었고, 심지어 “죽음은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이 점차 받아들여지고 있죠.

이러한 흐름 속에서 **“바이오해킹”**이라는 개념은 2025년 콜린스 사전 올해의 단어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미지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펩타이드는 여기저기서 활개 치고 있으며,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판매하는 장수 클리닉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습니다. 심지어 몬태나 같은 미국 주에서는 승인되지 않은 “치료법”에 사람들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인핸스드 게임은 이러한 광범위한 “강화”의 시대, 즉 인간이 자신의 육체를 인위적으로 개선하려는 욕망이 극대화되는 시대를 상징하는 바로미터와 같습니다. 스포츠의 순수성과 윤리적 경계를 무너뜨리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대회가 제시하는 질문은 우리 사회가 앞으로 인간의 한계와 기술, 그리고 윤리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아갈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는 이 ‘강화의 시대’를 어떻게 정의하고,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요? 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이 우리 눈앞에 던져져 있습니다.


출처

  • 원문 제목: The Enhanced Games fit right in with the rest of 2026’s longevity vibes
  • 출처: MIT Technology Review
  • 원문 기사 보러가기
Share this story

Related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