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row_back

Article

AI는 졸업식 금기어? 미래 세대의 충격적인 경고

Published May 18, 2026

졸업식은 새로운 시작을 축하하고 밝은 미래를 약속하는 자리입니다. 졸업을 앞둔 젊은이들은 한껏 설렘과 기대를 품고, 강단에 선 연사들의 지혜로운 조언과 따뜻한 격려를 통해 사회로 나아갈 용기를 얻곤 합니다. 그런데 올해, 미국 곳곳의 졸업식 강단에 선 연사들이 **인공지능(AI)**을 언급했다가 학생들의 뜨거운 야유를 받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어떠한 말과 예측도 환영받지 못했고, 오히려 불편함과 분노를 자아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졌을까요? 과연 AI는 젊은 세대에게 ‘기회’가 아닌 ‘위협’으로 인식되고 있는 걸까요?

AI를 둘러싼 야유와 환호, 그 간극의 의미

플로리다 센트럴 대학교(University of Central Florida) 졸업식에서 부동산 개발 회사 타비스톡(Tavistock Development Company)의 임원 글로리아 콜필드(Gloria Caulfield)는 AI를 “다음 산업 혁명”이라 칭하며 연설을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변화의 시대가 “흥미롭기도 하고, 때로는 위협적일 수도 있다”고 말했지만, “다음 산업 혁명”이라는 단어가 채 끝나기도 전에 청중석에서는 웅성거림이 시작되더니 곧 거대한 야유로 바뀌었습니다. 콜필드는 당황한 듯 “무슨 일일까요?”라며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내가 제대로 건드렸네요.” 이어진 그녀의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AI는 우리 삶에 큰 요소가 아니었다”는 말에는 반대로 우레와 같은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이 장면은 AI에 대한 학생들의 이중적이고 복잡한 감정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불과 몇 년 전 AI가 삶에 깊이 침투하기 전의 ‘안정적이었던’ 과거를 그리워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전 구글 CEO 에릭 슈미트(Eric Schmidt) 또한 애리조나 대학교(University of Arizona) 졸업식에서 비슷한 반응에 직면했습니다. 슈미트의 경우는 연설 전부터 성폭행 혐의 고발 건으로 인해 일부 학생 단체로부터 연사 자격 박탈 요구가 있었던 터라 시작부터 분위기가 좋지 않았습니다. 지역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가 무대에 오르기도 전에 이미 야유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AI에 대한 언급에서도 야유는 여전했습니다. 그가 학생들에게 “여러분은 인공지능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라고 말하자 다시 큰 야유가 쏟아졌고, 슈미트는 야유를 뚫고 “이제 AI 에이전트 팀을 구성하여 혼자서는 해낼 수 없었던 일들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로켓에 자리가 나면 어느 자리인지 묻지 말고 그냥 올라타십시오”라며 역설했지만, 그의 말은 공허하게 울려 퍼지는 듯했습니다. ‘로켓에 올라타라’는 과거 실리콘밸리 성공 신화의 상징과도 같은 문구가 이제는 오히려 젊은 세대에게 공허하거나 심지어 반감을 사는 메시지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물론 모든 졸업식에서 AI가 금기어처럼 다뤄지는 것은 아닙니다. 엔비디아(Nvidia) CEO 젠슨 황(Jensen Huang)은 카네기 멜론 대학교(Carnegie Mellon) 졸업식에서 “AI가 컴퓨팅을 재창조했다”고 말했지만, 눈에 띄는 반발은 없었습니다. 이 부분에서 주목할 점은 연사의 배경과 청중의 특성입니다. 카네기 멜론은 세계적인 컴퓨터 과학 및 AI 연구의 중심지로, 그곳의 학생들은 AI를 위협보다는 자신들이 미래를 이끌어갈 도구이자 기회로 여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슈미트나 콜필드의 연설을 들은 학생들은 보다 다양한 전공 배경을 가졌으며, AI를 직접 개발하기보다는 AI의 파급 효과를 직간접적으로 체감하며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이들입니다. 이러한 차이가 AI에 대한 온도차를 만들어낸 핵심 요인일 것입니다. 즉, AI를 개발하고 활용하는 최전선에 있는 이들과, AI가 야기할 사회경제적 변화에 노출될 이들 간의 인식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If you’re giving a commencement speech in 2026, maybe don’t mention AI

‘Collective, This Sucks’: 미래 세대가 AI에 느끼는 불안의 본질

그렇다면 왜 이렇게 많은 젊은이들이 AI에 대해 비관적인 시각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갤럽(Gallup)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15세에서 34세 사이 미국인 중 단 43%만이 “현재 일자리를 찾기 좋은 시기”라고 답했습니다. 이는 2022년의 75%에 비해 급격히 하락한 수치입니다. 이러한 비관론이 전적으로 AI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명백히 AI는 젊은 세대의 불안감을 심화시키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불안정한 경제 상황, 높은 물가, 학자금 대출 부담 등 이미 무거운 짐을 안고 사회로 나서는 이들에게, AI가 촉발할 미래 변화는 희망보다는 암울한 그림자로 다가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일 겁니다.

언론인이자 기술 산업 비평가인 브라이언 머천트(Brian Merchant)는 많은 학생들에게 AI가 “극단적인 확장주의 자본주의의 잔인한 새 얼굴”이 되었다고 지적합니다. 그는 “만약 내가 20대 초반이고, 실업 상태이며, LLM에 프롬프트를 입력하는 것 이상의 미래를 열망한다면, 나 또한 이 다음 산업 혁명이라는 말에 크게 야유했을 것”이라고 일갈했습니다. 이 통찰은 매우 중요합니다. AI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취업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기존 직업의 소멸을 가속화하며, 극소수에게 부와 권력을 집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막연한 두려움이 아니라, 이미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정확한 직감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슈미트 자신도 젊은 세대가 느끼는 두려움을 인정했습니다. 그는 “여러분 세대에는 미래가 이미 쓰여졌고, 기계가 오고 있으며,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고, 기후는 망가지고 있으며, 정치는 분열되어 있으며, 여러분은 스스로 만들지 않은 혼란을 물려받고 있다는 두려움이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고백은 기성세대의 낙관적인 메시지와 젊은 세대의 현실 인식 사이에 얼마나 큰 간극이 존재하는지를 보여줍니다. 기성세대는 ‘도전’과 ‘기회’를 이야기하지만, 젊은 세대는 자신들이 감당해야 할 ‘혼란’과 ‘불안’을 직시하고 있는 셈입니다.

한 졸업생 알렉산더 로즈 타이슨(Alexander Rose Tyson)은 뉴욕 타임즈(The New York Times)와의 인터뷰에서 “야유를 시작한 사람은 한 명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이건 정말 아니야’라는 집단적인 외침 같았어요”라고 회상했습니다. 이는 개개인의 불만이 아니라, 세대 전체가 공유하는 깊은 좌절감과 회의감이 AI라는 특정 주제를 통해 분출된 것임을 의미합니다. 사실 이건 비단 AI만의 문제는 아닐 겁니다. 기업가 정신과 성공을 찬양하는 일반적인 연설 내용조차 ‘평범하고 지루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는 점은, 젊은 세대가 기성세대의 가치관과 성공 모델에 대해 얼마나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말해줍니다. 그들은 단지 더 나은 미래를 제시하는 추상적인 말 대신, 자신들이 직면한 현실적인 문제와 불안감을 이해하고 공감해 주기를 바라는 것 아닐까요?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현상이 AI 기술 발전의 속도와 사회적 합의 및 준비 사이의 불균형을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은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그 기술이 사회 전체, 특히 새롭게 노동 시장에 진입하는 젊은 세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대비는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로켓에 올라타라’는 식의 무조건적인 낙관론은 더 이상 설득력을 갖지 못합니다. 오히려 이러한 접근은 젊은 세대의 불안감을 더욱 자극할 뿐입니다. 업계 흐름을 보면 AI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지만, 우리는 AI의 긍정적인 측면만을 강조하기보다, AI가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과 사회적 비용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함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시점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 산업 혁명’은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되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파고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졸업식 강단에서 터져 나온 야유는 단순히 ‘AI 싫어!’라는 즉흥적인 감정 표현이 아니었습니다. 이는 불안한 경제 상황, 불확실한 미래, 그리고 기성세대의 낙관적인 시선과 괴리된 젊은 세대의 현실 인식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회복력(resilience)‘이라는 단어가 올해 졸업식 연설의 반복되는 주제였다는 사실은 역설적입니다. 이들이 그토록 강한 회복력을 요구받는 이유는 그만큼 헤쳐나가야 할 난관이 많다는 반증일 테니까요. 이제 우리는 AI 시대를 이야기할 때, ‘찬사’ 대신 ‘공감’을, ‘기회’만 강조하기보다 ‘도전’과 ‘사회적 책임’을 함께 논해야 할 때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미래 세대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기술 혁신이 모두를 위한 발전이 아닌, 또 다른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출처

  • 원문 제목: If you’re giving a commencement speech in 2026, maybe don’t mention AI
  • 출처: AI News & Artificial Intelligence | TechCrunch
  • 원문 기사 보러가기
Share this story

Related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