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언어의 감옥을 넘어설 수 있을까? 🎬 '런웨이'의 대담한 승부수
Published May 16, 2026
최근 몇 년간 인공지능 분야의 뜨거운 감자는 단연코 **거대 언어 모델(LLM)**이었습니다. 오픈AI의 ChatGPT, 앤트로픽의 Claude 같은 모델들은 인간의 언어를 놀랍도록 유창하게 구사하며 우리에게 AI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었죠. 심지어 “인간 지능은 언어에 기반한다”는 전제 아래, 많은 AI 기업들이 언어 모델의 고도화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과연 이것이 AI의 유일한 미래일까요? 혹은 궁극적인 형태일까요? 언어는 세상을 이해하는 한 가지 방식일 뿐, 그 너머에 또 다른 가능성이 숨어있지는 않을까요?
바로 이 질문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민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바로 **런웨이(Runway)**입니다. 그들은 언어 모델의 한계를 뛰어넘어, **비디오 기반의 ‘월드 모델(World Model)‘**로 세상을 이해하는 새로운 AI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전형적인 성공 신화와는 거리가 먼 이들이 어떻게 이런 대담한 비전을 품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들의 전략이 왜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던지는지, 현장감 있게 파고들어 보겠습니다.
AI의 새로운 지평, 언어 너머를 꿈꾸다 ✨
현재 대부분의 AI 산업은 ‘지능은 언어 안에 존재한다’는 전제 위에 세워져 있습니다. 인터넷에 있는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하여 인간의 지식을 증류하고, 이를 통해 소통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죠. 하지만 런웨이의 공동 창업자이자 공동 CEO인 아나스타시스 저머니디스(Anastasis Germanidis)는 이 전제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그는 “우리는 기본적으로 현실에 대한 우리 자신의 이해에 갇혀 있다”고 말합니다. 즉, 언어 모델은 이미 존재하는 인간 지식과 인간이 부여한 편향된 데이터에 묶여 있다는 것이죠. 온라인 게시판, 소셜 미디어, 교과서 등 인터넷 전체를 학습한 언어 모델은 인간의 이해를 뛰어넘기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진정한 차세대 AI는 어디에서 와야 할까요? 런웨이는 바로 **비디오와 ‘월드 모델’**에서 그 답을 찾고 있습니다. 인간이 세상을 묘사하는 방식이 아니라, 세상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학습하는 AI 말입니다. 저머니디스는 “세상으로부터 직접 관찰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델을 훈련하는 것이 AI의 다음 개척지”라고 강조합니다. 이 지점에 먼저 도달하는 기업은 언어를 완벽하게 다듬은 기업이 아니라, 세상을 관찰하고 이해하는 모델을 만든 기업이 될 것이라고 그는 믿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들의 주장은 단순히 학문적인 구분이 아닙니다. 그 함의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고 혁명적일 수 있습니다.
할리우드를 넘어, 세상을 이해하는 AI를 만들다 🎬
런웨이는 2018년 설립된 이래, 비디오 생성 모델 분야에서 확고한 명성을 쌓아왔습니다. 최신 모델인 Gen-4.5를 포함하여, 텍스트 프롬프트를 편집 가능한 시네마틱 콘텐츠로 바꾸는 AI 도구들은 이미 영화 제작자와 광고 에이전시의 워크플로우를 혁신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스카상을 휩쓴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를 비롯해 라이온스게이트, AMC 네트워크 같은 주요 미디어 기업들과 협력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습니다. 현재 런웨이의 기업 가치는 53억 달러(약 7조 2천억 원)에 달하며, 최근 분기에는 연간 반복 매출(ARR) 4천만 달러를 추가했다고 하니, 이들의 기술력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런웨이 창업자들의 배경입니다. 두 명은 칠레 출신, 한 명은 그리스 출신으로, NYU 티쉬 예술대학에서 만났다는 점이죠. 실리콘밸리 명문대 출신도, 거대 IT 기업의 전직 임원도 아닙니다. 이들은 모두 한때 영화 제작자를 꿈꿨고, AI를 이용해 “모두가 영화 제작자가 될 수 있을까?”라는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했습니다. 초기 비디오 생성 모델은 “경이로울 정도로 인상적이지 않았다”고 그들 스스로 말할 정도였지만, 그 미션은 “모두가 훌륭한 영화 제작자가 될 수 있을까?”로 진화하며 팀을 성장시켰습니다.
이 부분에서 주목할 점은 이들의 예술적, 영화 제작적 배경이 언어 중심의 AI 기업들과는 다른 관점을 제공했다는 점입니다. 영화 제작은 단순히 글을 쓰는 것을 넘어, 공간, 시간, 움직임, 인과관계 등 복잡한 물리적 현실을 이해하고 재현하는 작업입니다. 이러한 경험은 그들이 텍스트 너머의 관찰 데이터에서 세상의 작동 원리를 학습하는 AI, 즉 월드 모델의 중요성을 일찍이 간파하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들은 비디오 생성 모델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이 모델들이 세상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할 수 있으며, 규모를 확장하면 다른 많은 일에 유용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이는 기존 AI 연구의 흐름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전환점이었습니다.
과학의 속도를 압축하는 디지털 우주 🚀
런웨이의 비디오 생성 기술이 월드 모델로 가는 길이라는 그들의 베팅이 성공한다면, 그 결과는 할리우드를 넘어 약물 발견, 기후 모델링, 로봇 공학 등 인류의 가장 난해한 문제 해결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런웨이는 이미 지난 12월 첫 번째 월드 모델을 출시했고, 올해 또 다른 모델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월드 모델은 환경을 시뮬레이션하여 그것이 어떻게 행동할지 예측할 수 있는 AI 시스템을 말합니다. 이는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게임, 로봇 공학 훈련 등 단기적인 활용 사례를 넘어, 인류 지식의 총체를 확장하는 거대한 과학적 인프라가 될 수 있습니다.
저머니디스는 월드 모델을 과학 인프라로 봅니다. 단일 모델에 더 많은 감각 데이터와 관찰 데이터를 훈련시킬수록, 우주의 작동하는 디지털 트윈에 더 가까워진다는 것이죠. 이 디지털 트윈 위에서는 어떤 실험실보다 빠르게 실험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과학 과정의 많은 부분이 결과를 기다리는 데 소요되는데, 만약 그 기다림의 시간을 압축할 수 있다면, 우리는 진보 자체를 압축할 수 있게 됩니다. “만약 우리가 인간 과학자보다 더 나은 과학자를 만들 수 있다면, 우리는 우주를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의 진보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그의 말은 월드 모델의 궁극적인 잠재력을 보여줍니다. 런웨이는 이미 작년에 로봇 공학 부서를 출범시켰고, 실제 테스트와 배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런웨이만이 이 길을 걷는 것은 아닙니다. 루마(Luma), 월드 랩스(World Labs)와 같은 스타트업들도 유사한 궤적을 그리고 있으며, 구글 또한 ‘지니(Genie)’ 월드 모델을 통해 같은 방향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런웨이가 가진 AI 아웃사이더로서의 정체성에 주목합니다. 기존 AI 연구의 주류에서 벗어나 뉴욕에서 시작하고, 예술과 기술의 교차점에서 탄생한 그들의 문화는 실리콘밸리식 사고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프레시한’ 관점이야말로 현 시대 AI 연구의 편향을 깨고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 중요한 자산이 아닐까 싶습니다.
결국 모두가 인류의 가장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AI를 꿈꾸고 있습니다. 런웨이의 원래 제품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이는 기술의 새로운 능력과 이를 이끌어갈 준비가 되어 있던 창업자들의 비전이 결합된 결과입니다. 저머니디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충분한 시간과 자원이 주어진다면 생물학적 월드 모델과 노화 방지 연구에 런웨이의 기술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텍스트, 비디오, 음성 등 다양한 양태의 센서 데이터를 하나의 모델에 훈련시키는 방향으로 AI 분야가 나아가리라 그는 예측하며, 이러한 복합적인 효과가 핵심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언어 모델이 AI의 현재를 지배하고 있다면, 런웨이의 대담한 베팅은 AI의 미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세상을 단순히 묘사하는 것을 넘어, 세상 그 자체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고 예측하는 AI. 과연 런웨이는 이 거대한 비전을 현실로 만들고, 인류의 진보를 압축하는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을까요? 이들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은 분명 앞으로의 AI 지형도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일 것입니다.
출처
- 원문 제목: Runway started by helping filmmakers — now it wants to beat Google at AI
- 출처: AI News & Artificial Intelligence | TechCr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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