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컴퓨팅 수요 폭발, 지구 밖에서 답을 찾다: 로켓 직접 만드는 '카우보이 스페이스'의 도전
Published May 12, 2026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이 전례 없는 속도로 발전하면서, 그 기반이 되는 컴퓨팅 자원에 대한 수요는 말 그대로 ‘탐욕스럽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는 이미 전력 소모와 냉각 문제, 그리고 물리적 공간의 한계에 직면하며 비명을 지르는 중이죠. 이처럼 지구의 한계가 명확해지자, 혁신적인 기업가들은 이제 시선을 저 높은 우주로 돌리고 있습니다. 우주 공간에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는 대담한 비전이 바로 그것입니다.
하지만 이 원대한 비전에는 치명적인 현실적 제약이 따릅니다. 바로 우주로 이 거대한 데이터센터를 쏘아 올릴 ‘로켓’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그 비용 또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싸다는 점입니다. “우주 데이터센터? 멋지지만, 그걸 어떻게 우주로 가져갈 건데?”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이 부재했던 셈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실리콘밸리의 베테랑 기업가 바이주 바트(Baiju Bhatt)가 설립한 스타트업 ‘카우보이 스페이스(Cowboy Space Corporation)‘가 등장하며, 판도를 뒤흔들 파격적인 해법을 제시하고 나섰습니다. 이들은 무려 2억 7,500만 달러(약 3,7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하며, ‘우리가 직접 로켓을 만들겠다’는 선전포고를 했습니다.
우주 데이터센터: AI 시대의 새로운 전장, 그러나…
현재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연산 능력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테라바이트를 넘어 페타바이트, 엑사바이트 단위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지상의 데이터센터들은 이미 포화 상태에 가깝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우주 데이터센터는 여러 매력적인 대안을 제시합니다. 이론적으로는 무한한 냉각 자원(차가운 우주 공간), 풍부한 태양 에너지, 그리고 특정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지상보다 낮은 지연 시간 등 잠재적 이점이 가득합니다. 이미 구글의 ‘선캐처(Suncatcher)’ 프로젝트처럼 2030년대 중반을 목표로 하는 장기 계획이나, ‘스타클라우드(Starcloud)‘처럼 우주 센서용 에지 프로세싱부터 시작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계획의 가장 큰 걸림돌은 단연코 ‘운송’입니다. 데이터센터 모듈을 지구 궤도까지 운반할 수 있는 충분한 로켓 발사 역량이 전 세계적으로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이들이 스페이스X의 차세대 발사체 **스타십(Starship)**에 희망을 걸고 있지만, 스타십이 상업적으로 완전히 가용되기까지는 스페이스X의 자체 위성 사업 수요 등을 고려할 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로 스페이스X는 현재 12번째 시험 비행을 앞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블루 오리진(Blue Origin)의 뉴 글렌(New Glenn) 로켓 역시 지난 4월 세 번째 발사에서 위성 전달에 실패하는 등 개발 지연을 겪고 있어, 시장의 갈증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입니다.
이처럼 지상 발사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제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있거나, 자사 페이로드 우선주의를 고수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우주 데이터센터를 꿈꾸는 기업들은 심각한 ‘운송 대란’에 직면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우리가 직접 로켓을 만들겠다”: 파격적인 결정과 그 배경
이러한 상황에서 바이주 바트 CEO는 혁신적인 세 번째 길을 제시합니다. 바로 “우리가 자체 로켓 프로그램을 구축하겠다”는 선언입니다. 사실, 카우보이 스페이스는 2024년 ‘에테르플럭스(Aetherflux)‘라는 이름으로 시작하여 우주 태양 에너지를 모아 지구로 송전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아이디어가 우주에서 직접 전력을 활용하는 우주 데이터센터로 전환되었고, 그 실현 가능성을 따져보니 결국 로켓 개발 없이는 답이 없다는 결론에 도달, 지금의 회사명으로 바꾸고 로켓 개발이라는 대담한 길을 택한 것입니다.
바트 CEO는 테크크런치와의 인터뷰에서 “로켓은 회사 비즈니스 모델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위성만 만들고 발사는 외부 업체에 맡기는 방안을 여러 발사 서비스 제공업체와 논의했지만, 대규모 궤도 데이터센터 사업을 확장할 만큼 충분한 발사 역량을 확보하기 어렵거나, 지상 데이터센터와 경쟁할 수 있는 단위 경제성을 맞출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많은 새로운 로켓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3~4년 후를 내다보면 여전히 매우 부족할 것이며, 1차 로켓 제공업체들이 자체 페이로드에 전문화될 것”이라는 그의 분석은 사실 상당히 날카롭습니다. 상업 발사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발사 성공률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데 집중하는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에서 주목할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스페이스X가 초기에는 상업 발사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스타링크 위성 발사에 자사 로켓 역량의 상당 부분을 할애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죠. 신생 우주 데이터센터 기업 입장에서는 ‘내 위성 실어줄 로켓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자세로는 시장을 선점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깔려 있는 겁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카우보이 스페이스가 로켓 개발이라는 엄청난 도전을 감수하고 2028년 말 이전에 첫 발사를 목표로 하는 것은 그만큼 AI 컴퓨팅 시장의 수요가 절박하고, 이들이 보고 있는 미래 시장의 규모가 상상 이상이라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이번에 인덱스 벤처스(Index Ventures)가 주도하고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Breakthrough Energy Ventures), 컨스트럭트 캐피탈(Construct Capital) 등이 참여한 2억 7,500만 달러의 투자 유치는 이러한 과감한 비전에 대한 업계의 기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이미 이전에도 안드레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등으로부터 8,000만 달러를 유치한 바 있어, 총 투자 유치액은 상당합니다.
경쟁자를 넘어선 전략: ‘맞춤형’ 우주 인프라의 가능성
물론, 로켓을 직접 개발하는 것은 ‘미친 짓’에 가깝습니다. 서구에서 상업 로켓을 꾸준히 발사하는 민간 기업은 스페이스X, 로켓 랩(Rocket Lab), 아리안스페이스(Arianespace) 정도에 불과합니다. 블루 오리진과 ULA(United Launch Alliance)는 수년째 개발 지옥에서 벗어나려 고군분투 중이고, 스토크 스페이스(Stoke Space),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Firefly Aerospace), 렐러티비티 스페이스(Relativity Space)와 같은 수많은 스타트업들도 수년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운영 시스템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카우보이 스페이스는 이제 가장 선진적이고 자금력이 풍부한 스페이스X, 블루 오리진과 직접 경쟁하게 된 셈입니다.
하지만 바트 CEO는 이에 대해 “이 시장의 보상과 규모는 매우 커서 여러 플레이어가 성공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고 반박합니다. “AI 수요는 점점 더 절실해지고 있고, 지구상에서의 선택지는 점점 더 제한되고 있다”는 그의 말은 현재 상황을 정확히 꿰뚫는 분석입니다.
카우보이 스페이스가 내세우는 한 가지 중요한 강점은 바로 단일 시장(데이터센터)에 집중하고, 이를 위한 고유한 설계를 채택했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궤도 로켓은 부스터 단이 우주 가장자리까지 비행하고, 두 번째 단이 페이로드를 운반하여 궤도에 전달합니다. 카우보이 스페이스는 이 두 번째 단에 데이터센터를 직접 구축할 계획입니다. 이는 미국의 첫 위성인 익스플로러 1호가 로켓의 최종 단계로 제작되어 무선 장비와 과학 기기로 채워졌던 방식과 유사한, 일종의 회귀 전략이기도 합니다.
로켓을 오직 자사의 데이터센터 위성 발사용으로만 목적에 맞게 제작함으로써 설계 프로세스를 획기적으로 단순화할 수 있다는 것이 바트의 주장입니다. 각 위성은 20,000~25,000kg의 질량을 가지며, 약 800개의 온보드 GPU를 위해 1MW의 전력을 생성할 예정입니다. 이는 스페이스X의 주력 로켓인 팰컨 9(Falcon 9)보다 약간 더 강력한 로켓이 될 것이며, 아직 개발 중인 스타십보다는 작습니다. 궁극적으로 바트 CEO는 부스터를 재사용 가능하게 만들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업계 흐름을 보면, 이러한 ‘목적형’ 로켓 개발 전략은 단기적인 효율성 측면에서 분명한 이점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범용 로켓이 다양한 페이로드를 고려해야 하는 복잡성을 안고 있다면, 카우보이 스페이스는 자사 데이터센터 모듈에 최적화된 설계와 제조 공정을 구축하여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수많은 기술적 난관과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지만, 성공한다면 ‘우주 데이터센터’라는 니치 마켓에서 독보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겁니다. 이미 블루 오리진의 추진 엔지니어였던 워렌 라몬트(Warren Lamont)와 스페이스X의 발사 책임자였던 타일러 그리넬(Tyler Grinnell) 등 우주 산업 베테랑들을 영입했으며, 자체 로켓 엔진까지 개발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로켓 시험, 제조, 발사 시설 구축 등 아직 해결해야 할 주요 개발 과제들이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인류에게 고프론티어(high frontier)에서 에너지를 공급한다”는 사명을 강조하기 위해 새로운 사명으로 변경했다는 바트 CEO는 “덕분에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멋진 콧수염을 기를 명분이 생겼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그의 대담하고도 재치 있는 모습은 어쩌면 이 거대한 도전의 성공을 예고하는 강력한 신호일지도 모릅니다.
카우보이 스페이스의 이번 투자는 단순히 한 스타트업의 성장을 넘어, AI 시대의 도래가 촉발할 새로운 우주 산업의 지평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건입니다. 로켓이라는 극강의 진입 장벽을 정면으로 돌파하려는 이들의 시도가 과연 AI 컴퓨팅 수요의 블랙홀을 채워줄 해답이 될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출처
- 원문 제목: There aren’t enough rockets for space data centers — Cowboy Space raised $275M to build them
- 출처: AI News & Artificial Intelligence | TechCr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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