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row_back

Article

안드로이드 AI 전쟁: EU는 개방을, 구글은 '부당한 개입'이라 맞선다

Published May 3, 2026

“우리가 급변하는 AI 환경을 헤쳐나가는 과정에서, 상호운용성은 이러한 기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데 핵심임이 분명합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기술 주권 담당 부위원장 헨나 비르쿠넨(Henna Virkkunen)의 이 발언은 현재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내 인공지능(AI) 서비스의 미래를 둘러싸고 유럽연합(EU)과 구글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신경전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EU는 안드로이드의 AI 생태계를 개방하여 사용자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주고자 하며, 구글은 이를 “부당한 개입”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 갈등은 단순한 기술 이슈를 넘어, 거대 기술 기업의 시장 지배력과 사용자 선택권, 그리고 미래 AI 생태계의 방향성을 결정할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의 개방성 요구: 왜 지금, 왜 AI인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내 AI 구현 방식에 대한 초기 조사를 마무리하고 “안드로이드는 더 개방적이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은 어쩌면 예상된 수순이었습니다. 사실 이는 유럽 대륙의 포괄적인 법안인 **디지털 시장법(DMA)**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이 법은 구글을 포함한 7개의 지배적인 기술 기업을 ‘게이트키퍼(gatekeepers)‘로 지정하여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기 위한 더 강력한 규제를 적용합니다. 구글은 DMA에 따른 규제에 지속적으로 반대해 왔지만, 이미 수년간 이 법의 적용을 받아왔으며 EU가 물러설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입니다.

현재 위원회 앞에 놓인 핵심 쟁점은 안드로이드 내 **제미니(Gemini)**의 내재적인 우위입니다. 구글 기반의 안드로이드 폰을 켜면 제미니가 이미 설치되어 있고 시스템 레벨에서 특별한 대우를 받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기본값’ 설정 그 자체보다, 타사 AI 서비스에 제공되는 기능의 부족입니다. EU 집행위원회는 안드로이드 내에서 구글의 제미니 AI만으로 작동하는 경험이 너무 많다고 지적하며, 게이트키퍼인 구글이 이를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어, 기본 메일 클라이언트에서 이메일을 보내거나 친구에게 사진을 공유할 때 제미니만이 유일한 경로인 경우가 그렇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지적은 매우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용자가 다른 AI 서비스를 선택했음에도 불구하고 핵심적인 시스템 기능에서 차별을 받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선택’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EU는 그동안 개방성을 추진하는 데 있어 확고한 실적을 보여왔습니다. DMA가 발효된 이후, 구글은 안드로이드에 검색 선택 화면을 구현하고, 플레이 스토어에서 대체 결제 방식을 허용하며, 서비스 간 데이터 공유를 제한하는 등 유럽 내 비즈니스에 여러 변화를 요구받았습니다. 이제 EU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타사 AI 서비스에 더욱 친화적으로 만들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죠. 이는 단순히 앱 하나를 더 설치하는 것을 넘어, 운영체제 깊숙한 곳까지 AI 경쟁을 확대하려는 유럽의 강력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구글의 반격: 자율성인가, 독점인가?

EU tells Google to open up AI on Android; Google says that's 'unwarranted intervention'

구글은 이러한 EU의 움직임을 “부당한 개입(unwarranted intervention)“으로 규정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구글의 수석 경쟁 변호사 클레어 켈리(Claire Kelly)는 “이 부당한 개입은 기기 제조사(구글 포함)의 자율성을 박탈하고, 민감한 하드웨어 및 기기 권한에 대한 접근을 의무화하며, 불필요하게 비용을 증가시키고 유럽 사용자들의 중요한 개인 정보 보호 및 보안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구글의 입장은 주로 기기 제조사의 자율성 보존보안 및 개인 정보 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자율성’이라는 명분 뒤에는 오랜 시간 공들여 구축한 생태계와 경쟁 우위를 지키려는 구글의 본심이 숨어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구글은 제미니가 거의 모든 안드로이드 폰에 사전 설치되어 있더라도 사용자가 반드시 제미니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합니다. 사용자는 쉽게 ChatGPT나 Grok 같은 다른 챗봇을 설치하여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이러한 앱들은 제미니와 동일한 데이터 및 기능 접근 권한을 가지지 못합니다. 이 부분에서 주목할 점은, 구글이 사용자에게 ‘선택권’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그 선택이 시스템 깊숙한 곳까지 미치지 못하게 하는 기능적 비대칭성을 방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사용자가 특정 길을 선택할 수 있지만, 그 길이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핵심 교차로를 지나지 못하게 막는 것과 유사합니다.

안드로이드 AI의 미래: 구체적인 변화들은?

유럽 규제 당국이 안드로이드 폰에서 AI 도구가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 제안하는 몇 가지 광범위한 변경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시스템 전체 호출 허용: 타사 AI 도구가 핫 워드(hot word)나 버튼 누르기를 통해 시스템 전체에서 호출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는 현재 제미니에만 허용된 “Hey Google”과 같은 기능을 다른 AI에게도 개방하라는 의미입니다.
  • 화면 컨텍스트 보기 허용: 사용자가 타사 AI 도구를 열 때 해당 AI가 화면 컨텍스트를 볼 수 있도록 합니다. 이는 AI가 현재 사용자가 보고 있는 내용에 기반하여 더 관련성 높은 답변이나 기능을 제공할 수 있게 합니다.
  • 로컬 데이터 접근 허용: 대체 AI 시스템이 로컬 데이터에 접근하여 선제적인 제안이나 요약을 생성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는 구글의 ‘매직 큐(Magic Cue)‘와 유사하게 사용자 활동을 기반으로 제안을 제공하는 기능을 타사 AI도 구현할 수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 앱 및 시스템 기능 제어 허용: 다른 AI 서비스가 안드로이드 폰에 설치된 앱과 시스템 기능을 자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탐색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삼성 갤럭시 S26에서 제미니가 앱을 사용하는 능력이 아직 미흡했음을 고려하면, 다른 AI 서비스가 더 나은 성능을 보여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는 사실상 AI가 운영체제와 깊이 통합되어 사용자의 명령을 수행하는 진정한 ‘개인 비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문을 여는 것입니다.
  • 로컬 모델 실행을 위한 하드웨어 접근 보장: 안드로이드의 많은 제미니 AI 기능은 로컬 모델 실행에 의존하는데, 구글은 타사가 이를 효과적으로 작동시키는 데 필요한 시스템 접근을 느리게 허용했습니다. 따라서 EU는 개발자들이 “높은 수준의 성능, 가용성 및 반응성”으로 로컬 모델을 실행하는 데 필요한 하드웨어 접근을 보장하도록 의무화할 것을 제안합니다.
  • 새로운 API 및 기술 지원 제공: 구글은 DMA에 따라 안드로이드에 연결하려는 다른 AI 개발자를 위해 새로운 API를 만들고 기술 지원을 무료로 제공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제안들은 사실 AI가 모바일 운영체제와 통합되는 방식에 있어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단순히 하나의 앱으로서가 아니라, 시스템의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어 사용자의 경험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제안들이죠.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변화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안드로이드 생태계는 폭발적인 AI 혁신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무분별한 접근은 보안 및 개인 정보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므로, 구글의 우려처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입니다.

현재로서는 이 모든 것이 안드로이드 AI가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하나의 틀(framework)일 뿐입니다. EU 집행위원회는 현재 이해 관계자들로부터 피드백을 받고 있으며, 이 과정은 5월 13일에 마무리될 예정입니다. 이 조사에 대한 최종 결정은 올해 7월 27일까지 내려질 것입니다. 만약 구글이 요구되는 변경 사항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DMA는 기업의 연간 전 세계 매출의 최대 10%에 달하는 엄청난 벌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물론 구글이 당장 문을 활짝 열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타사 AI 앱이 시스템 도구 및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경로를 만드는 데는 시간이 걸리며, 서두르면 보안이나 개인 정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이러한 제안된 변경 사항 중 어떤 것도 EU 외부에서 적용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유럽의 움직임은 글로벌 AI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 분명합니다. 과연 구글은 EU의 요구를 수용하여 안드로이드 AI의 미래를 개방의 시대로 이끌까요, 아니면 또 다른 법적 다툼으로 이어질까요? 귀추가 주목됩니다.


출처

  • 원문 제목: EU tells Google to open up AI on Android; Google says that’s “unwarranted intervention”
  • 출처: Artificial Intelligence - Ars Technica
  • 원문 기사 보러가기
Share this story

Related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