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몇 달 만에 1조 원이 넘는 투자 유치, 인간 지능을 뛰어넘는 AI를 만들려는 야망의 실체는?
Published Apr 28, 2026
2024년 4월, 단 몇 달 만에 무려 11억 달러(한화 약 1조 5천억 원)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유치하며 51억 달러(약 7조 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스타트업이 등장했습니다. 이 영국 AI 연구소의 이름은 바로 인어파블 인텔리전스(Ineffable Intelligence). 창업자는 다름 아닌 구글 딥마인드(DeepMind)의 핵심 연구자였던 데이비드 실버(David Silver) 교수입니다. 과연 무엇이 이 신생 기업에 이토록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게 했을까요? 그리고 그들의 목표는 대체 무엇일까요?
인간 데이터 없는 AI, ‘초학습자’의 탄생을 꿈꾸다
인어파블 인텔리전스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들의 목표는 ‘초학습자(superlearner)‘를 만드는 것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 초학습자가 인간 데이터에 의존하지 않고 지식과 기술을 스스로 발견하도록 설계되었다는 사실입니다. 현재 주류를 이루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들이 방대한 인간 생성 데이터를 학습하며 발전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접근 방식이죠.
인어파블 인텔리전스는 이를 위해 **강화 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이라는 기술을 활용할 계획입니다. 강화 학습은 AI 시스템이 시행착오를 통해 학습하며, 인간이 주입한 예시가 아닌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 해답을 찾아나가는 방식입니다. 이 분야는 바로 데이비드 실버 교수의 전문 영역입니다.
그는 딥마인드 재직 시절,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의 개발을 주도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특히 알파제로(AlphaZero)는 인간의 기보나 전략 없이 순전히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 학습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바둑, 체스, 쇼기 프로그램들을 모두 압도했죠. 이러한 성과를 통해 실버 교수는 “인간의 지식 없이도 AI가 탁월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했습니다. 인어파블 인텔리전스의 초학습자 또한 이와 유사하게 모든 지식을 스스로의 경험에서 터득할 것이라는 야심 찬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이건 AI 연구의 근본적인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시도라고 봐야 합니다.
다윈에 비견되는 야망, ‘지능의 법칙’을 세운다
인어파블 인텔리전스의 야망은 단순히 또 하나의 강력한 AI를 만드는 것을 넘어섭니다. 그들의 웹사이트는 이렇게 주장합니다. “성공한다면, 이는 다윈에 필적하는 과학적 돌파구가 될 것입니다. 다윈의 법칙이 모든 생명을 설명했듯이, 우리의 법칙은 모든 지능(Intelligence)을 설명하고 구축할 것입니다.” 이 정도면 거의 철학적, 심지어 종교적인 수준의 선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버 교수는 인어파블 인텔리전스를 “평생의 역작”이라고 부르며, 회사 블로그에 개인적인 소회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와이어드(Wired)와의 인터뷰에서는 “인어파블에서 벌어들이는 모든 수익은 가능한 한 많은 생명을 구하는 영향력 있는 자선단체에 기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직 회사가 언제, 얼마나 수익을 낼지는 불분명하지만, 이러한 그의 진정성과 비전은 투자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세쿼이아 캐피탈(Sequoia Capital)과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Lightspeed Venture Partners)가 주도했으며, 인덱스 벤처스(Index Ventures), 구글(Google), 엔비디아(Nvidia) 등이 참여했습니다. 특히 영국 정부의 AI 전용 벤처 펀드인 브리티시 비즈니스 뱅크(British Business Bank)와 소버린 AI(Sovereign AI)도 투자에 참여했다는 점은 이 프로젝트가 단순한 민간 투자를 넘어선 국가적 차원의 지원을 받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코코넛 라운드’의 시대, 스타 연구자들이 판을 흔들다
인어파블 인텔리전스가 단숨에 5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가진 ‘펜타콘(pentacorn)’ 기업으로 등극한 것은 최근 AI 업계의 흥미로운 추세를 보여줍니다. 이른바 ‘시드(seed) 라운드’를 넘어선 ‘코코넛 라운드(coconut round)‘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스타 연구자들이 설립한 AI 벤처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초기 투자를 유치하는 현상입니다.
- 인어파블 인텔리전스(Ineffable Intelligence): 딥마인드 데이비드 실버 교수 설립, 11억 달러 투자 유치 (기업 가치 51억 달러).
- AMI 랩스(AMI Labs): 튜링상 수상자이자 전 메타 AI 과학자 얀 르쿤(Yann LeCun) 공동 설립, 지난달 10억 3천만 달러 투자 유치 (사전 평가 가치 35억 달러).
- 리커시브 슈퍼인텔리전스(Recursive Superintelligence): 딥마인드 전 수석 과학자 팀 록태셸(Tim Rocktäschel) 공동 설립, 5억 달러 유치 (수요는 10억 달러까지).
이러한 현상은 개인적으로 AI 연구의 방향성이 단순한 기술적 진보를 넘어, 특정 ‘인물’과 그들의 비전에 대한 강력한 신뢰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스타 연구자들의 명성과 그들이 제시하는 대담한 비전이 곧 막대한 자본을 끌어들이는 강력한 동기가 되고 있는 것이죠. “누가 창업했는가”가 “무엇을 만들었는가”보다 초기 단계에서는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대일까요?
런던, 새로운 AI 허브로 떠오르는가?
이들 기업 중 상당수가 영국, 특히 런던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딥마인드가 2014년 구글에 인수된 이후에도 런던에 계속 남아 있었던 덕분에 강력한 AI 인재 풀이 형성되었고, 이제 그 출신들이 새로운 벤처를 설립하며 런던을 AI 허브로 키우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의 AI 연구소인 프로젝트 프로메테우스(Project Prometheus) 역시 구글의 AI 허브 인근에 사무실을 물색 중이라고 하니, 런던의 AI 생태계는 더욱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어파블 인텔리전스의 경영진에도 여러 딥마인드 출신 인력들이 합류할 예정이라고 하니, 런던발 AI 혁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인간 지능을 뛰어넘는 지능의 법칙을 세우겠다’는 목표는 자칫 허황되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딥마인드에서 이미 인류 최고수를 이긴 AI를 만들어낸 데이비드 실버 교수의 경력과, 그를 믿고 1조 원 넘는 자금을 선뜻 투자한 거물급 투자자들을 생각하면, 이건 단순한 꿈이 아닙니다. AI 분야는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 많고,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돌파구가 언제든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인어파블 인텔리전스의 무모해 보이는 도전이 과연 인류 지능의 패러다임을 바꿀 ‘다윈적 순간’을 만들어낼지, 업계는 물론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그들의 여정을 우리 모두가 흥미롭게 지켜볼 때입니다.
출처
- 원문 제목: DeepMind’s David Silver just raised $1.1B to build an AI that learns without human data
- 출처: AI News & Artificial Intelligence | TechCr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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