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다음 수장, 존 터너스가 마주할 4조 달러 제국의 지뢰밭
Published Apr 21, 2026
최근 전 세계 기술 업계는 거인들의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한 기업을 이끌어온 상징적인 리더들이 하나둘씩 물러나거나 새로운 리더십으로 전환되는 시기를 맞이하고 있죠. 특히 애플과 같은 거대 기술 기업의 수장 자리는 그 무게감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단 한 명의 리더가 수조 달러 규모의 경제적 영향력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의 일상과 사회 문화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팀 쿡의 후계자로 지목된 존 터너스(John Ternus)에게 쏠리는 관심은 지극히 당연합니다. 지난 15년간 애플의 ‘최고 바나나(top banana)‘로 군림하며 회사의 시가총액을 4조 달러 규모로 11배 이상 성장시킨 팀 쿡은 상상 이상의 권력과 부를 거머쥐었지만, 그의 재임 기간 동안 수많은 격랑과도 싸워야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모든 도전과 숙제는 고스란히 존 터너스의 어깨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 자리는 단순한 경영 승계가 아니라, 문자 그대로 ‘지뢰밭’을 걷는 것과 다름없어 보입니다.
거인의 어깨 위에 선 새로운 리더의 시험대
팀 쿡은 애플을 떠나지 않고 ‘집행위원회 의장(executive chairman)‘으로서 터너스를 도울 예정이지만, 실질적인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것은 터너스입니다. 쿡의 재임 기간은 화려한 성공으로 점철되었지만, 그 이면에는 수많은 정치적, 법적, 윤리적 난관들이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터너스가 물려받을 ‘가방 속 짐’들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정부와의 끊임없는 대립입니다. 팀 쿡은 두 번의 트럼프 행정부와 한 번의 바이든 행정부를 거치며, 빅테크 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 압박과 중국과의 외교적 긴장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만 했습니다. 2016년 샌 버나디노 총기 사건 당시 FBI가 총기 난사범의 아이폰 잠금 해제를 요구했을 때, 쿡은 암호화가 개인 정보 보호의 유일한 수단이라며 단호하게 거부했습니다. 이 사건은 애플을 ‘프라이버시 기업’으로 각인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지만, 동시에 전 세계 정부와의 오랜 긴장 관계를 만들었습니다. 터너스는 이제 이러한 애플의 정체성과 그에 따르는 의무를 물려받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터너스에게 가장 근본적인 숙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기술 기업의 윤리적 가치와 국가 안보 및 규제 요구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은 단순히 기술적 해법을 넘어선 리더십의 영역이기 때문이죠.
또한, 팀 쿡은 중국 시장에서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불편한 타협을 해야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중국 앱스토어에서 VPN 앱을 삭제하고, 중국 사용자들의 iCloud 데이터를 중국 정부 통제 서버에 저장하도록 허용한 것이 그렇습니다. 쿡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및 무역 전쟁 위험으로부터 애플을 보호하는 데 능숙했지만, 이러한 조치들은 인권 단체들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터너스는 이러한 지정학적 복잡성을 물려받게 되며, 쿡이 집행위원회 의장으로서 이 영역에서 터너스를 돕는다는 사실 자체가 이 문제의 심각성을 방증하는 듯합니다.
끝나지 않는 싸움, 앱스토어와 AI의 딜레마
팀 쿡의 재임 기간 중 가장 큰 격전지 중 하나는 바로 앱스토어 독점 논란이었습니다. 에픽 게임즈와의 소송은 단연 백미였죠. 애플이 앱 내 결제 시스템 사용을 강제하고 30%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에 대한 법적 싸움은 애플이 법원에서 ‘독점 기업’으로 규정되지는 않았지만, 개발자들이 외부 결제 옵션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허용하라는 명령을 받으면서 애플의 핵심 수익 모델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혔습니다.

애플은 이 명령에 “최소한의 수준으로” 응하며 외부 결제 시 27%의 수수료를 부과했는데, 법원은 이를 법정 모독으로 판단했습니다. 지난달 재심 요청이 기각되면서 애플은 이제 대법원에 다시 청원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미 법무부(DOJ)는 2024년 3월 애플이 제3자 앱 및 기기 개발자(경쟁 스마트워치, 디지털 지갑, 메시징 서비스 등)를 제한하여 스마트폰 시장을 불법적으로 지배하고 있다고 고소했습니다. 애플의 기각 요청은 거부되었고, 이 소송은 앞으로 몇 년간 법원을 떠돌 가능성이 큽니다. 심지어 인도에서는 규제 당국이 애플에 380억 달러에 달하는 잠재적 벌금을 부과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인도 시장 점유율이 9%에 불과하다는 점이 이 사건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지만, 터너스는 앱스토어의 수익 모델이 사법적 위협에 직면한 채 이 싸움을 중간에 물려받게 된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시급하고 해결되지 않은 과제는 역시 **인공지능(AI)**입니다. 애플의 AI 책임자였던 존 잔안드레아(John Giannandrea)가 이번 달 회사를 떠나고, 보다 유능한 AI 기반 시리(Siri)의 출시가 여러 차례 지연된 사실은 애플의 AI 전략에 대한 의문을 증폭시켰습니다. 애플은 자체 모델에만 의존하기보다는 구글의 제미니(Gemini)와 오픈AI의 ChatGPT를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의 일부에 활용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일부 시장 분석가들은 터너스의 가장 큰 도전이 “애플 자체 역량에 더 많이 의존하고 제3자에게 덜 의존하는 더 나은 AI 스토리와 오퍼링을 마련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또 다른 시각에서는 현재 가장 큰 AI 기업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값비싼 경쟁을 애플이 ‘지켜보는’ 전략이 나중에 현명한 판단으로 평가될 수도 있다고 주장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지점에서 터너스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 봅니다. AI 분야는 기술 발전 속도가 매우 빨라 ‘기다리는’ 전략이 자칫 ‘뒤처지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자체 기술 역량을 강화하면서도 외부 협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유연한 접근 방식이 필수적일 겁니다.
마지막으로 덜 논의되지만 중요한 점은 애플의 전반적인 임원진 교체입니다. 터너스는 지난 한 해 동안 오랜 COO, 법률 고문, UI 디자인 책임자 등 여러 임원들이 떠난 후, 크게 재편된 리더십 팀을 물려받게 되었습니다. 이는 그에게 도전이자 기회입니다. 비교적 빠르게 자신만의 색깔을 회사에 입혀야 할 과제가 주어진 셈입니다.
팀 쿡의 가장 큰 강점이 복잡한 문제를 관리하는 능력이었다면, 존 터너스는 이제 그 모든 유산과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기업을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안게 되었습니다. 막대한 권력과 부는 분명 매력적이지만, 그 이면에는 수많은 위험과 싸움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존 터너스가 과연 이 지뢰밭을 어떻게 헤쳐나가며 애플의 다음 시대를 열어갈지, 전 세계가 그의 발걸음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출처
- 원문 제목: Apple’s John Ternus will run one of the world’s most powerful companies; the job is a minefield
- 출처: AI News & Artificial Intelligence | TechCr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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