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동료의 페르소나를 복제한다면: 중국 테크 업계의 '콜리그 스킬' 논란이 던지는 질문
Published Apr 21, 2026
최근 몇 년간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그야말로 경이로웠습니다. 특히 생성형 AI의 등장은 업무 효율성을 혁신적으로 끌어올릴 잠재력을 보여주며 많은 기업이 앞다투어 도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적 진보의 이면에는 항상 그림자가 드리우기 마련입니다. 바로 ‘AI가 나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인가?‘라는 실존적인 질문입니다. 최근 중국 테크 업계에서 불거진 ‘콜리그 스킬(Colleague Skill)‘이라는 프로젝트는 이 질문을 한층 더 첨예하게 만들며, 우리가 생각하는 ‘일’과 ‘인간의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작업 자동화를 넘어선 영역입니다. 동료의 업무 방식뿐 아니라 그들의 고유한 성격과 말투까지 AI 에이전트에 주입하여 거의 완벽에 가까운 디지털 대역을 만드는 시도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은 놀라움을 넘어선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특히 이 기술이 농담처럼 시작되었으나, 실제 업무 환경에서 활용되도록 강요받는 현실은 기술 발전의 속도에 비해 사회적, 윤리적 논의가 턱없이 부족함을 여실히 드러냅니다. 사실 이건 단순한 해프닝이 아닙니다. AI 시대의 노동 윤리와 인간의 존엄성 문제에 대한 매우 중요한 신호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동료의 페르소나를 복제하는 기술, 경계를 허물다
‘콜리그 스킬’ 프로젝트는 중국 소셜 미디어에서 뜨거운 논란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이 GitHub 프로젝트는 직원들이 동료의 기술과 성격 특성을 ‘증류’하여 AI 에이전트로 복제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비록 농담조로 시작된 일종의 ‘스푸프(spoof)‘였지만, 이는 수많은 테크 업계 종사자들의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많은 이들이 이미 상사로부터 OpenClaw나 Claude Code와 같은 AI 에이전트 도구를 활용하여 특정 작업과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기 위해 자신의 작업 흐름을 문서화하라는 지시를 받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즉, 가상의 이야기가 현실의 불안과 정확히 맞닿아 버린 것입니다.
‘콜리그 스킬’의 작동 방식은 더욱 섬뜩합니다. 사용자가 복제하려는 동료의 이름을 지정하고 기본 프로필을 추가하면, 이 도구는 중국에서 인기 있는 직장 앱인 Lark와 DingTalk에서 채팅 기록과 파일을 자동으로 가져옵니다. 그리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해당 동료의 업무 내용을 설명하는 재사용 가능한 매뉴얼을 생성합니다. 심지어 그 동료의 독특한 습관이나 말투까지 AI 에이전트가 모방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만든 상하이 인공지능 연구소의 엔지니어인 저우톈이(Tianyi Zhou)는 AI 관련 해고와 직원들에게 스스로를 자동화하도록 요구하는 기업들의 경향에 대한 풍자 목적으로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상하이의 27세 테크 종사자 앰버 리(Amber Li)는 소셜 미디어에서 ‘콜리그 스킬’을 접한 후 개인적인 실험을 위해 전 동료를 재현해보았습니다. 불과 몇 분 만에 이 도구는 그 사람이 어떻게 일했는지 상세히 설명하는 파일을 만들어냈습니다. 리는 “놀랍도록 좋습니다. 그 사람의 작은 습관, 반응 방식, 구두점 사용 습관까지 포착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스킬을 통해 리는 코드를 디버깅하고 즉시 답장하는 새로운 ‘동료’로서 AI 에이전트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이러한 경험이 “기괴하고 불편했다”고 고백합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불편함’**의 정체입니다. AI가 단순히 반복 작업을 대체하는 것을 넘어, 한 사람의 고유한 직업적 페르소나와 습관, 심지어 감정적인 반응의 패턴까지 모방한다는 것은 인간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위협받는다고 느끼는 지점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우리는 흔히 효율성만을 강조하며 AI를 도입하지만, 인간의 일은 단순히 기능적인 측면으로만 설명될 수 없습니다. 각자의 개성과 노하우, 그리고 타인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형성되는 미묘한 관계까지 포함합니다. ‘콜리그 스킬’은 이러한 복합적인 인간의 요소를 너무나 손쉽게 데이터로 환원시켜버리는 시도로, 본질적인 의미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직업적 자아를 침해할 수 있다는 경고음을 울리고 있습니다.
효율성 vs. 인간 존엄성: 기업과 개인의 엇갈린 시선
기업의 관점에서 보면, AI 에이전트의 활용은 피할 수 없는 흐름입니다. 중국에서는 OpenClaw가 전국적인 유행이 된 이후, 상사들은 테크 직원들에게 에이전트 실험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습니다. 에모리 대학에서 AI와 노동을 연구하는 한청 차오(Hancheng Cao) 교수는 기업이 단순히 트렌드를 따르는 것을 넘어, 이러한 작업 청사진(blueprint) 생성을 독려하는 데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분석합니다.
- 내부 경험 축적: 기업은 새로운 AI 도구에 대한 내부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 풍부한 데이터 확보: 직원의 노하우, 작업 흐름, 의사결정 패턴에 대한 더 풍부한 데이터를 얻게 됩니다.
- 업무 표준화: 어떤 작업이 표준화되거나 시스템으로 코드화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작업이 여전히 인간의 판단에 의존하는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분석은 기업의 입장에서 AI 도입이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조직의 지식 자산을 체계화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중요한 전략적 자산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AI 에이전트가 컴퓨터를 제어하고, 뉴스를 요약하며, 이메일에 답장하고, 심지어 식당 예약을 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지만, 현장의 테크 종사자들은 아직 비즈니스 맥락에서의 유용성이 제한적이라고 말합니다. 따라서 ‘콜리그 스킬’처럼 일상 업무의 세세한 부분까지 설명하는 매뉴얼을 만들도록 직원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이러한 격차를 줄이는 한 가지 방법인 셈입니다.

하지만 직원들에게 이러한 에이전트를 만들거나 그들을 위한 청사진을 만드는 과정은 낯설고 소외감을 느끼게 합니다. 자신의 작업 흐름을 AI에 훈련시킨 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자신의 일이 모듈로 납작하게 만들어져 더 쉽게 대체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아 ‘환원적’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이러한 감정을 냉소적인 유머로 표현하는 글들이 넘쳐났습니다. 한 사용자는 “차가운 이별이 따뜻한 토큰이 될 수 있다”고 썼고, 다른 사용자는 동료들을 먼저 AI로 ‘증류’하면 자신은 좀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농담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기업과 개인의 시선 차이가 AI 시대의 가장 큰 갈등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은 ‘효율성’과 ‘데이터 기반의 최적화’를 추구하지만, 개인은 ‘존엄성’, ‘고유성’, 그리고 ‘인간적인 가치’를 지키고자 합니다. AI가 아무리 뛰어나도 인간의 창의성, 공감 능력, 윤리적 판단력, 그리고 예측 불가능한 직관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율성이라는 명목 아래 인간의 복잡한 업무와 존재가 단순한 데이터 모듈로 환원되는 과정은 필연적으로 깊은 좌절감과 소외감을 낳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AI 시대, 노동의 미래를 위한 역습과 법적 질문
이처럼 자신의 업무가 AI로 대체될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개인이 ‘기술’로 축소되는 것에 대한 반발은 예측 불가능한 ‘역습’을 낳기도 했습니다. 베이징의 26세 AI 제품 매니저 코키 쉬(Koki Xu)는 사람을 단순한 기술로 축소하는 아이디어에 분개하여 지난 4월 4일 GitHub에 “안티-증류(anti-distillation)” 스킬을 공개했습니다. 약 한 시간 만에 만들어진 이 도구는 에이전트용 작업 흐름을 만드는 과정을 방해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사용자는 상사의 감시 수준에 따라 ‘가벼움’, ‘중간’, ‘무거움’ 모드를 선택할 수 있으며, 에이전트는 자료를 일반적이고 실행 불가능한 언어로 다시 작성하여 덜 유용한 AI 대역을 생성합니다. 쉬가 이 프로젝트에 대해 올린 영상은 여러 플랫폼에서 5백만 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으며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쉬는 MIT Technology Review와의 인터뷰에서 ‘콜리그 스킬’ 트렌드를 처음부터 지켜봤으며, 이로 인해 소외감, 무력감, 그리고 노동에 대한 광범위한 함의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원래 사설을 쓰고 싶었지만, 그것에 반대하는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더 유용할 것이라고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단순한 불평을 넘어, 능동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문제 해결에 참여하려는 새로운 형태의 저항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법학 학사 및 석사 학위를 가진 쉬는 이러한 추세가 법적 문제도 제기한다고 말합니다. 회사는 업무 채팅 기록 및 업무용 노트북에서 생성된 자료를 기업 자산으로 주장할 수 있지만, ‘콜리그 스킬’과 같은 도구는 성격, 어조, 판단과 같은 요소까지 포착할 수 있어 소유권이 훨씬 불분명해진다는 것입니다. 그녀는 ‘콜리그 스킬’이 AI 시대에 노동자의 존엄성과 정체성을 보호하는 방법에 대한 더 많은 논의를 촉발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쉬 자신도 개인 및 업무 기기 전반에 걸쳐 7개의 OpenClaw 에이전트를 설정해둔 열렬한 AI 사용자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말이죠.
사실 이건 단순히 기술을 거부하는 행위가 아닙니다.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도 그 기술이 인간의 본질을 침해하지 않도록 경계를 설정하고 논의를 촉발하려는 노력입니다. 쉬의 사례는 AI 시대에 우리가 수동적으로 기술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그 활용 방식을 형성해나가야 함을 보여주는 중요한 메시지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역습’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술 발전의 속도가 너무 빨라 제도적, 윤리적 논의가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현장의 전문가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것은 AI 기술의 윤리적 사용을 위한 새로운 사회적 합의를 형성하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중국 테크 업계에서 불거진 ‘콜리그 스킬’ 논란은 AI가 업무 효율성을 넘어 인간의 존엄성과 노동의 본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중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기업의 효율성 추구와 개인의 존엄성 보존이라는 두 가지 가치 사이에서 우리는 균형점을 찾아야 합니다. AI는 분명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 기술을 어떻게 설계하고 활용할 것인가는 결국 인간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기술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이나 막연한 거부가 아닌, 적극적인 참여와 비판적인 성찰을 통해 AI 시대의 노동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가야 할 때입니다.
출처
- 원문 제목: Chinese tech workers are starting to train their AI doubles–and pushing back
- 출처: MIT Technology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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