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VC 건너뛰고 직행하는 고액 자산가들의 은밀한 전략
Published Apr 7, 2026
“당신의 가장 큰 위험은 AI에 대한 노출이 없는 것이지, AI 투자에 무슨 일이 생길지가 아닙니다.”
아레나 프라이빗 웰스(Arena Private Wealth)의 설립자 미치 스타인(Mitch Stein)의 이 발언은 현재 AI 투자 시장의 뜨거운 열기와 고액 자산가들의 절박함을 가장 잘 대변합니다. 수십 년간 뜨거운 스타트업에 투자한다는 것은 최고의 벤처캐피탈(VC)이 운영하는 펀드에 돈을 넣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그러나 인공지능(AI) 기술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찾아온 투자 열풍은 이러한 전통적인 공식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이제는 훨씬 더 많은 **가족 오피스(Family Office)**와 **개인 고액 자산가(Private Wealth)**들이 VC라는 중간 단계를 건너뛰고 AI 스타트업의 지분(cap table)에 직접 이름을 올리며,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방식으로 시장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왜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러한 직접 투자를 감행하는지, 그리고 이 변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AI 투자 지형의 변화: 왜 직접 투자인가?
스타인에 따르면, “기업들은 과거보다 더 오랫동안 비상장 상태를 유지하며, 역사적으로 상장(IPO) 사례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돈이 기업이 상장하기 훨씬 전에 만들어지고 있으며, 현재 비상장 시장은 상당수의 AI 기업들로 지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AI 스타트업에 직접 자금을 배분하는 가족 오피스들은 현명한 선택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들은 단순히 수동적인 자금 배분자를 넘어 **자본 시장의 적극적인 참여자(active participants in the capital markets)**가 되려는 의도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아레나의 대안 투자 부문 책임자인 아리 쇼텐스타인(Ari Schottenstein)은 이러한 긴급성을 “세계의 AI 인프라는 지금 구축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찍 참여하여 더 많은 원시 투자(primary investing) 기회를 얻고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거나, 아니면 기회를 놓치고 무작위적인 베팅을 해야 할 것입니다”라고 설명합니다. 즉, 현재의 AI 시대는 단순한 기술 트렌드를 넘어 산업의 근간을 재편하는 거대한 흐름이며,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고액 자산가들의 절박한 심리가 투영된 결과라는 것이죠. 이는 AI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 미래 경제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에서 비롯된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가 말하는 AI 열풍의 현실과 개인적인 분석
이러한 투자자들의 심리는 숫자로도 여실히 드러납니다. 지난 2월, 가족 오피스들은 스타트업에 총 41건의 직접 투자를 단행했으며, 이 중 거의 모든 투자가 AI 관련 기업에 집중되었습니다. 유명 인사들의 가족 오피스들도 이 흐름에 동참하고 있는데, 로렌 파월 잡스(Laurene Powell Jobs)의 에머슨 컬렉티브(Emerson Collective)가 월드 랩스(World Labs)에, 아짐 프렘지(Azim Premji)의 가족 오피스가 런웨이(Runway)에, 에릭 슈미트(Eric Schmidt)의 힐스파이어(Hillspire)가 굿파이어(Goodfire)에 투자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BNY 웰스 리서치(BNY Wealth research)에 따르면, 가족 오피스의 83%가 향후 5년간 AI를 최우선 전략 과제로 꼽았으며, 절반 이상이 이미 AI 관련 투자를 통해 관련 분야에 노출되어 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주목할 점은, 전통적인 VC 펀드들이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고액 자산가들이 그들의 독점적인 네트워크와 자본력을 활용하여 초기 단계의 유망 AI 스타트업에 직접 접근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VC가 제공하는 자문, 네트워크,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를 뛰어넘어, 개별 스타트업의 성장 잠재력에 대한 확신과 더 큰 지분 참여를 통한 적극적인 영향력 행사를 추구하는 경향으로 해석됩니다. VC 입장에서는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이자, 초기 단계 투자 기회를 잃을 수 있는 위협으로도 비칠 수 있습니다. 반면, AI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자금 조달 채널이 다변화되고, VC 외에 장기적인 관점을 가진 파트너를 만날 기회가 생긴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분명 존재합니다.
단순 투자 넘어 ‘직접 참여’로
일부 가족 오피스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아예 자신들만의 AI 기업을 인큐베이팅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초기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고, 직접 운영 역할에 참여하며, 과거 자신의 부를 일구었던 것과 동일한 기업가적 본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가 직접 자신의 로봇 회사 CEO를 맡아 작년에 62억 달러를 유치하고 약 300억 달러의 가치를 인정받은 사례는 이러한 모델의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더 작은 규모에서는 실리콘 랩스(Silicon Labs)의 전 CEO이자 오스틴 기반의 엔젤 투자자인 타이슨 터틀(Tyson Tuttle)의 사례를 들 수 있습니다. 그는 제조 및 유통 개선에 AI를 활용하는 스타트업 서킷(Circuit)을 공동 설립하고, 자신의 가족 오피스에서 500만 달러를 포함한 3000만 달러의 엔젤 라운드를 유치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직접 참여가 단순히 회사를 설립한 사람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아레나의 팀은 기관 금융 출신으로, 그들은 엄격한 실사(due diligence)가 라운드를 주도할 자격을 부여한다고 주장합니다. 쇼텐스타인은 “우리는 시간을 들여 ‘예스’에 매우 신중하며, ‘노’를 많이 합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들은 기업이 주장하는 바가 사실인지, 그리고 약속한 바를 수행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원, 전문가, 인력에 투자합니다.

포지트론(Positron) 딜의 경우, 이는 제3자 전문가와 협력하여 기술을 검증하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또한, 쇼텐스타인은 지분 명세서(cap table) 자체를 신호로 읽었다고 말합니다. “만약 ARM이 딜에 참여한다면, 우리는 그 기술이 진짜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아레나는 또한 오라클(Oracle)이 주요 고객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는데, 이는 포지트론을 엔비디아(Nvidia)나 AMD가 아닌 하이퍼스케일러에 배포된 유일한 AI 칩 중 하나로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철저한 검증 과정은 그들이 단순히 돈만 던지는 투자자가 아님을 보여줍니다.
집중 투자와 높은 이해관계, 그리고 위험 관리
아레나의 이러한 선별적인 태도는 일단 투자에 참여했을 때의 방식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쳐 위험을 분산시키는 일반적인 VC와 달리, 아레나는 매년 소수의 직접 투자를 단행하며, 이는 이해관계를 완전히 바꿉니다. 일단 투자하면, 그들은 모든 것을 걸게 됩니다. 포지트론은 그들의 유일한 AI 추론 칩 투자입니다.
스타인은 “우리가 단일 자산 직접 거래에 참여하고 매년 소수만 진행할 때, 우리의 이해관계는 엄청나게 높아집니다”라고 강조합니다. “우리는 포트폴리오 수준의 수익을 관리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단일 자산 거래에서 실패를 모델링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집중된 고객 자본으로 막대한 양의 위험을 감수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회사로서의 평판 위험을 감수하고 있습니다. 엄청난 시간과 자원을 배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렬은 창업자들이 높이 평가하는 부분입니다.”
이러한 전략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전통적인 VC 모델이 다수의 스타트업에 분산 투자하여 그중 몇 개가 성공하기를 기대하는 ‘홈런’ 전략이라면, 아레나와 같은 가족 오피스들은 ‘단타’가 아닌 ‘집중 타격’을 목표로 합니다.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강렬한 의지는 투자 전 철저한 실사를 요구하며, 이는 투자 후에도 기업의 성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강력한 동기로 작용합니다. 물론 이는 개별 투자 실패 시의 위험이 막대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성공했을 때는 훨씬 높은 수익률과 더불어 산업 내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집중 투자 모델이 AI 분야의 특성과 잘 맞물린다고 생각합니다. AI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특정 분야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수적입니다. 넓고 얕은 포트폴리오보다는 소수의 핵심 기술 스타트업에 깊이 몰입하여 기술 검증과 시장 확장을 돕는 방식이 장기적인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투자 집행자의 전문성, 네트워크, 그리고 위험 관리 능력이 절대적으로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전략이며, 모든 고액 자산가가 성공적으로 모방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들은 단순히 자본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하여 스타트업의 성장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결론적으로, AI 골드러시는 고액 자산가들과 가족 오피스들을 VC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비상장 AI 스타트업의 최전선으로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투자 방식의 변화를 넘어, AI 산업 생태계 전반에 새로운 역동성을 불어넣는 중요한 흐름입니다. 전통적인 VC 모델과는 다른, 더 집중적이고 적극적인 이들의 참여는 AI 기술의 발전 속도를 가속화하고, 미래 산업의 판도를 뒤바꿀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출처
- 원문 제목: The AI gold rush is pulling private wealth into riskier, earlier bets
- 출처: AI News & Artificial Intelligence | TechCr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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