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경비원'으로, 빌보드 암호가 $69M 투자를 이끈 기발한 스토리
Published Mar 27, 2026
“고객에게 집착하면, 다른 모든 것은 저절로 따라옵니다.” 리슨 랩스(Listen Labs)의 공동 설립자 알프레드 발포르스(Alfred Wahlforss)는 벤처비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한마디는 그들이 단 9개월 만에 연 매출 15배 성장을 이루고, 6천9백만 달러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하며 5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게 된 배경을 설명하는 핵심 문장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성공 스토리는 단순히 기술력에만 있지 않습니다. 세상의 이목을 끈 기발한 채용 전략에서부터, 낡은 시장 조사 업계의 ‘더러운 비밀’을 파헤치는 집요함까지, 그야말로 한 편의 영화 같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이야기는 샌프란시스코의 한 빌보드에서 시작됩니다. 당시 발포르스는 마크 저커버그의 1억 달러 제안과 경쟁하며 100명 이상의 엔지니어를 고용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었습니다. 마케팅 예산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5천 달러를 들여 그는 샌프란시스코에 빌보드를 세웠고, 거기엔 아무런 의미도 없어 보이는 숫자 문자열 다섯 개가 나열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숫자는 단순한 암호가 아니었습니다. 바로 AI 토큰이었죠. 이 토큰을 해독하면 코딩 챌린지로 연결됩니다. 독일 베를린의 유명 클럽 베르그하인(Berghain)의 디지털 경비원 역할을 하는 알고리즘을 만드는 도전 과제였습니다. 베르그하인은 문 앞에서 거의 모든 사람을 거부하는 것으로 악명 높은 곳이니, 얼마나 까다로운 문제였을지 짐작이 가시죠? 며칠 만에 수천 명이 이 퍼즐에 도전했고, 430명이 이를 해결했습니다. 그중 일부는 리슨 랩스에 고용되었고, 우승자는 전액 경비 지원을 받아 베를린으로 날아가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이 파격적인 채용 방식은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고, 5백만 회 이상의 소셜 미디어 조회수를 기록하며 리슨 랩스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낡은 시장 조사의 한계와 AI의 혁신적인 해법
솔직히 말해서, 전통적인 시장 조사는 정말 비효율적입니다. 통계적 정밀성은 높지만 미묘한 뉘앙스를 놓치는 정량 설문조사와, 깊이 있는 통찰력을 제공하지만 확장성이 떨어지는 정성 인터뷰 사이에서 늘 선택의 기로에 놓일 수밖에 없었죠. 발포르스는 기존 접근 방식의 한계를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설문조사는 사람들이 결국 같은 질문에 답하게 만들어서 잘못된 정밀성을 줍니다. 이상치(outliers)를 얻을 수 없어요. 사람들은 설문조사에서 솔직하지 않거든요.” 반면 1대1 인간 인터뷰는 “많은 깊이를 제공하고, 후속 질문을 할 수 있으며, 실제로 뭘 말하는지 확인도 가능하지만, 확장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리슨 랩스가 빛을 발합니다. 이들은 AI 연구원을 통해 수백만 명의 참가자를 찾아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고, 몇 주가 아닌 몇 시간 안에 실행 가능한 통찰력을 제공합니다. 정말 놀랍지 않습니까? 이 플랫폼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 단계로 작동합니다.
- AI 지원 스터디 생성: 사용자는 AI의 도움을 받아 연구 설계를 만듭니다.
- 참가자 모집: 리슨 랩스는 3천만 명의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적합한 참가자를 모집합니다.
- AI 진행 심층 인터뷰: AI 진행자가 후속 질문까지 던지며 심층적인 비디오 인터뷰를 수행합니다.
- 보고서 패키징: 핵심 테마, 하이라이트 영상, 슬라이드 데크 등을 포함한 임원용 보고서가 제공됩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객관식 형태가 아닌 개방형 비디오 대화를 활용한다는 점입니다. 발포르스는 “설문조사에서는 정답을 추측해서 4가지 옵션 중 하나를 고르기 쉽습니다. ‘아, 그들은 아마 내가 고소득자라고 생각하길 원할 거야. 저 버튼을 클릭해야지’ 하고요. 반면 개방형 답변은 훨씬 더 많은 솔직함을 이끌어냅니다.” 그는 이를 통해 사람들이 정치나 정신 건강과 같은 민감한 주제에 대해 3배 더 많이, 그리고 훨씬 더 솔직하게 이야기한다고 설명합니다. 이는 단순한 데이터 수집을 넘어 진정한 인간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점에서 엄청난 차이를 만듭니다.
1,400억 달러 시장의 ‘더러운 비밀’과 리슨 랩스의 ‘품질 가드’
사실 1,400억 달러 규모의 거대한 시장 조사 산업에는 ‘더러운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바로 만연한 사기입니다. 발포르스는 업계에 진입했을 때 가장 충격적이었던 점 중 하나가 바로 이 사기 문제였다고 말했습니다. “기본적으로 금전 거래가 수반된다는 것은 악의적인 행위자가 존재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는 매출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대기업들조차 기업 구매자라고 주장하는 사기꾼들을 리슨 랩스 플랫폼으로 보냈지만, 리슨 랩스 시스템은 즉시 ‘사기, 사기, 사기!’를 탐지했다고 합니다.
리슨 랩스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품질 가드(quality guard)“**라는 독자적인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이 시스템은 링크드인 프로필과 비디오 답변을 교차 참조하여 신원을 확인하고, 참가자들이 질문에 일관되게 답하는지 확인하며, 의심스러운 패턴을 포착합니다. 그 결과는 놀랍습니다. 리슨을 사용하는 온라인 교육 회사 Emeritus의 경우, 과거에는 설문 응답의 약 20%가 사기 또는 저품질 범주에 속했지만, 리슨을 사용한 후에는 이 수치가 거의 0에 가깝게 줄어들었습니다. 이 정도면 게임 체인저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겠죠.
마이크로소프트, 스위트그린, 처비스… AI 인터뷰로 더 나은 제품을 만들다
리슨 랩스의 가장 강력한 강점은 바로 속도입니다. 전통적인 고객 조사는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데 4주에서 6주가 걸렸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선임 연구 관리자 로마니 파텔(Romani Patel)은 “우리가 인사이트를 얻을 때쯤이면 이미 결정이 내려졌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기회를 잃게 됩니다.”라고 그 한계를 토로했습니다. 하지만 리슨 랩스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제 며칠, 심지어 몇 시간 안에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리슨 랩스는 여러 중요한 프로젝트에 활용되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50주년 기념행사를 위해 코파일럿이 사용자에게 어떤 힘을 주는지에 대한 글로벌 고객 스토리를 수집하는 데 리슨 랩스를 사용했습니다. 파텔은 “하루 만에 사용자 비디오 스토리를 수집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는데,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6~8주가 걸릴 작업이었다고 하니 그 효율성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습니다.
드링크웨어 회사 심플 모던(Simple Modern)은 리슨을 사용하여 신제품 컨셉을 테스트했습니다. 질문 작성에 1시간, 연구 시작에 1시간, 그리고 전국 120명으로부터 피드백을 받는 데 2.5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들은 “이 제품을 출시해야 할까?”에서 “어떻게 출시해야 할까?”라는 질문으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주목할 점은 AI 기반 조사가 단순히 시간을 단축하는 것을 넘어, 기업이 전략적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민첩성을 부여한다는 것입니다. 빠른 피드백 루프는 시장 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고, 더 나은 제품을 더 빨리 출시하는 핵심 동력이 됩니다.
반바지 브랜드 처비스(Chubbies)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기존 포커스 그룹의 스케줄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리슨을 사용하여 청소년 연구 참여율을 5명에서 120명으로 무려 24배나 늘렸습니다. 리슨을 통한 AI 인터뷰는 예상치 못한 제품 문제를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AI가 대화를 통해 아이들 반바지 안감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수백 명의 아이들을 인터뷰한 결과, 안감이 “까칠하다”는 공통된 불만이 드러났습니다. 이러한 피드백을 바탕으로 재설계된 제품은 **“블록버스터 히트”**를 기록했습니다. 이처럼 AI는 단순히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을 넘어, 인간 연구자가 놓칠 수 있는 미묘한 문제를 포착하고, 이를 통해 실제 제품 개선으로 이어지는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제본스의 역설: 싸고 빠른 연구는 더 많은 수요를 낳는다
리슨 랩스는 1,400억 달러 규모의 거대하지만 파편화된 시장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발포르스는 기존 시장 조사 업계가 슈퍼 비싸고, 설문조사와 인터뷰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오래된 패러다임에 갇혀 있으며, 작업에 몇 달이 걸린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들이 혁신에 취약하다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더 흥미로운 역학 관계는 AI 기반 연구가 단순히 기존 지출을 대체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다는 점입니다. 발포르스는 기술 발전이 자원의 효율성을 높일 때, 효율성 증가는 소비 감소가 아니라 전체 소비 증가로 이어진다는 경제 원칙인 **제본스의 역설(Jevons paradox)**을 언급했습니다. “무언가가 저렴해질수록, 덜 필요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더 원하게 됩니다. 고객 이해에 대한 수요는 무한합니다. 그래서 연구팀은 훨씬 더 많은 연구를 수행할 수 있게 되고, 이전에는 연구자가 아니었던 다른 사람들도 이제 자신의 업무의 일부로 연구를 수행할 수 있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리슨 랩스의 가장 강력한 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시장 조사라는 니치한 영역을 개선하는 것을 넘어, 기업 문화 전반에 걸쳐 고객 중심 사고방식을 확산시키고, 모든 직원이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제품 개발에 반영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죠. 이는 궁극적으로 기업의 제품 개발 방식과 혁신 속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화장실도 없던 시절부터 시작된 엘리트 팀의 꿈
리슨 랩스의 시작은 발포르스와 그의 공동 설립자가 하버드에서 만나 개발한 소비자 앱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하루 만에 2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한 소비자 앱을 만들었습니다. 사용자가 많아지자 ‘이들을 어떻게 더 잘 알아갈 수 있을까?’ 고민했고, 오늘날 리슨의 프로토타입을 만들었죠.”
창업팀의 면면은 정말 특이합니다. 발포르스의 공동 설립자는 독일 프로그래밍 대회에서 전국 챔피언이었고, 테슬라 오토파일럿에서 근무했습니다. 회사에 따르면 엔지니어링 팀의 30%가 국제 정보 올림피아드(International Olympiad in Informatics) 메달리스트인데, 이는 AI 코딩 스타트업 Cognition의 창업자들을 배출한 대회와 같은 곳이라고 합니다. 베르그하인 빌보드 스턴트는 베이 지역의 치열한 인재 전쟁을 보여주는 단면이었습니다. 발포르스는 “화장실도 작동하지 않던 시절, 초창기 직원들이 회사에 합류했기 때문에 이런 일들을 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 문제는 해결되었습니다.”라고 유머러스하게 말했습니다. 회사는 2024년에 5명에서 40명으로 성장했고, 올해는 150명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또한 AI 시대에는 기술적 유창성이 모든 곳에서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마케팅, 성장, 운영 등 비엔지니어링 직책에도 엔지니어를 채용하고 있습니다.
리슨 랩스는 미래를 향한 야심 찬 제품 로드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고객을 시뮬레이션하는 능력”**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즉, 기존 인터뷰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상의 사용자 또는 시뮬레이션된 사용자 목소리를 생성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시뮬레이션을 넘어,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한 자동화된 행동까지 가능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단순히 권고하는 것을 넘어, 에이전트를 생성하여 코드의 내용을 변경하거나, 고객 이탈 시 할인을 제공하여 다시 데려올 수 있을까요?”
물론 발포르스도 이러한 자동화된 의사 결정에 따르는 윤리적 함의를 인지하고 있습니다. “자동화된 의사 결정은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지만, 우리는 기업들이 항상 상황을 인지하고 개입할 수 있도록 상당한 보호 장치를 마련할 것입니다.” 회사는 이미 민감한 데이터를 신중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데이터로도 모델을 훈련하지 않습니다. 또한 민감한 개인 식별 정보(PII)는 자동으로 삭제되며, 투자자와 협력할 때 실수로 중요한 미공개 정보를 언급하더라도 AI가 이를 감지하고 삭제할 수 있습니다.”
AI가 제품 개발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까?
리슨 랩스 모델의 가장 도발적인 함의는 바로 제품 개발 자체를 재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발포르스는 호주의 한 스타트업 사례를 들며, **“연속적인 피드백 루프”**를 설명했습니다. “이들은 낮에는 코딩을 하고, 밤에는 리슨 스터디를 미국 청중과 함께 진행합니다. 리슨은 낮에 개발한 것을 검증하고 피드백을 받습니다. 그리고 이 피드백을 클로드 코드(Claude Code)와 같은 코딩 도구에 직접 연결하여 반복 작업할 수 있습니다.”
이 비전은 와이 콤비네이터(Y Combinator)의 유명한 격언인 “코드를 쓰고, 사용자와 대화하라(write code, talk to users)“를 자동화된 사이클로 확장합니다. “코드를 쓰는 것이 이제 자동화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용자와 대화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자동화될 것이며, 거의 자율적으로 정말 놀라운 제품을 출시할 수 있는 무한 루프를 갖게 될 것입니다.”
이 비전이 현실화될지는 리슨 랩스 통제 밖의 요인들, 즉 AI 모델의 지속적인 개선, 자동화된 연구를 신뢰하려는 기업의 의지, 그리고 속도가 정말 더 나은 제품과 상관관계가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2024년 MIT 연구에 따르면 AI 파일럿의 95%가 실제 생산으로 이어지지 못한다고 하는데, 발포르스는 이 통계를 인용하며 데모보다 품질을 강조하는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끊임없이 품질이 보장되고 세부 사항이 정확한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고객들의 열광적인 반응은 이러한 실험에 대한 엄청난 수요를 보여줍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파텔은 리슨이 “연구의 고된 작업을 없애고 제 작업에 재미와 즐거움을 되찾아주었다”고 말했습니다. 안정화 코인 결제 스타트업 슬링 머니(Sling Money)의 마케팅 매니저 알리 로메로(Ali Romero)는 리슨을 “완전한 게임 체인저”라고 평했습니다.
발포르스는 속도와 엄격함, 즉 빨리 움직이는 것이 곧 지름길을 택하는 것이라는 오래된 믿음 사이의 긴장에 대해 질문을 받았을 때, 깃허브(GitHub) 전 CEO이자 리슨 투자자인 냇 프리드먼(Nat Friedman)의 한 줄짜리 명언을 인용했습니다. 그중 하나는 바로 “느린 것은 가짜다(Slow is fake).”
이것은 방법론적 신중함 위에 세워진 업계에 대한 공격적인 주장입니다. 하지만 리슨 랩스는 AI 시대에 가장 빠르게 ‘경청하는’ 회사들이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제 유일한 질문은 고객들이 그들에게 계속해서 ‘이야기해 줄 것인가’일 뿐입니다.
출처
- 원문 제목: Listen Labs raises $69M after viral billboard hiring stunt to scale AI customer interviews
- 출처: AI | VentureB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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