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 스타트업, 탈중국화 시도 끝에 창업자들 '출국 금지'… 베이징의 섬뜩한 경고
Published Mar 26, 2026
“당분간 이 나라를 떠날 수 없을 겁니다.”
중국 AI 스타트업 마누스(Manus)의 공동 창업자인 샤오 홍(Xiao Hong)과 지 이차오(Ji Yichao)가 이번 달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에 소환되어 이처럼 섬뜩한 통보를 받았다는 파이낸셜 타임스의 보도는 AI 업계를 넘어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던지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일상적인 규제 검토’라지만, 사실상 해외 매각을 추진하며 중국의 품을 벗어나려 했던 마누스에 대한 베이징의 강력한 경고장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미국과 중국은 지금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AI를 개발하기 위한 전면전(all-out race)을 벌이고 있습니다. 베이징은 자국 모델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기술 부문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한편, 최고의 AI 인재들이 미국 기업으로 향하는 것을 불안한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중국에서 가장 주목받던 AI 스타트업 중 하나인 마누스가 조용히 싱가포르로 본사를 이전하고 메타(Meta)에 20억 달러에 매각되었다는 소식은 처음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과연 아무도 이 결합이 아무런 파장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을까요? 솔직히 말해서, 그럴 리가 없죠.
‘대담한 도발’과 실리콘밸리의 베팅
마누스는 지난해 봄, 채용 후보자를 심사하고, 휴가를 계획하며, 주식 포트폴리오를 분석하는 AI 에이전트 데모 비디오를 공개하며 화려하게 등장했습니다. 심지어 오픈AI(OpenAI)의 딥 리서치(Deep Research)를 능가한다고 대담하게 주장했죠. 이 비디오가 공개된 지 몇 주 만에 실리콘밸리의 저명한 벤처 캐피털인 벤치마크(Benchmark)는 5억 달러의 기업 가치로 7,500만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 라운드를 이끌었습니다. 사실, 이 자체도 상당히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당시 존 코닌 상원의원(Senator John Cornyn)은 트위터를 통해 “미국 투자자들이 우리의 최대 AI 적수에게 자금을 대는 것이 좋은 생각이라고 누가 생각하는가? 그 기술이 중국 공산당에 의해 경제적, 군사적으로 우리에게 도전하는 데 사용될 텐데 말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비판하기도 했죠.
하지만 벤치마크는 마누스의 기술력과 잠재력에 베팅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베팅은 단기적으로 성공하는 듯 보였습니다. 12월까지 마누스는 수백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고, 연간 반복 매출(ARR)은 1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은 바로 메타(Meta)였습니다. AI에 회사의 미래를 걸고 있는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는 마누스를 20억 달러에 낚아챘습니다. 이 또한 매우 놀라운 소식이었죠. 이 부분에서 주목할 점은, 메타와 같은 거대 기술 기업이 **탈중국화(de-Sinicization)**를 시도하는 중국 기술 기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는 것은, 잠재적인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그 기술 자체의 가치를 매우 높이 평가했음을 보여줍니다. 저커버그는 분명 마누스의 AI가 메타의 AI 전략에 필수적인 퍼즐 조각이라고 판단했을 겁니다.
베이징의 그림자를 벗어나려던 몸부림, 그리고 ‘어린 묘목 팔기’
마누스는 단순히 미국 기업에 자신을 매각한 것을 넘어, 지난해 대부분의 시간을 중국의 영향권 밖에서 운영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습니다. 회사는 본사와 핵심 팀을 베이징에서 싱가포르로 이전했고, 소유 구조를 재편했습니다. 메타와의 거래가 발표된 후에는 메타가 마누스의 중국 투자자들과의 모든 관계를 끊고 중국 내 모든 사업 운영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공언하기까지 했습니다. 모든 면에서 마누스는 스스로를 ‘싱가포르 회사’로 만들고자 애썼던 것이죠.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이 워싱턴에서 눈썹을 치켜세우게 했다면, 베이징에서는 아마 극도로 격분했을 것이라는 점은 쉽게 상상할 수 있습니다. 중국에는 이 모든 상황을 설명하는 한 문구가 있습니다. 바로 **“어린 묘목 팔기(selling young crops)“**입니다. 이는 자국의 AI 기업이 완전히 성숙하기도 전에 해외로 이동하여 외국 구매자에게 스스로를 팔아넘겨, 그들의 지적 재산과 인재를 함께 가져가는 행위를 일컫는 말입니다. 베이징은 이를 극도로 혐오하며, 수년 동안 어떤 회사도 자국의 손아귀 밖에서 운영될 수 없다는 것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우리 모두가 기억하듯이, 2020년 잭 마(Jack Ma)가 중국 규제 당국을 비판하는 연설을 한 후 몇 달 동안 대중의 시선에서 사라졌고, 앤트 그룹(Ant Group)의 블록버스터급 IPO가 하루아침에 취소되었으며, 알리바바(Alibaba)는 28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습니다. 중국은 그 후 2년 동안 자국의 호황을 누리던 기술 부문을 체계적으로 해체하며 수천억 달러의 시장 가치를 지워버렸죠. 중국 지도자들은 많은 면에서 탁월하지만, ‘미묘함’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루틴”이라는 이름의 감금: 개인적인 생각
이것이 바로 파이낸셜 타임스가 마누스 공동 창업자들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 소환되어 ‘당분간 출국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보도했을 때, 전혀 놀랍지 않았던 이유입니다. 아직 공식적인 혐의는 제기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메타와의 거래가 베이징의 외국인 투자 규정을 위반했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것이죠. 베이징은 이를 ‘일상적인 규제 검토(routine regulatory review)‘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어느 시점에서 마누스의 누군가는 자신들이 ‘탈출’에 성공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그들은 여전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AI 경쟁의 판돈을 고려할 때, 이는 항상 큰 도박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베이징은 답을 원하고 있습니다. 마누스의 창업자들은 베이징이 그 답을 얻을 때까지는 어디에도 가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마누스 사태가 단순한 규제 위반 조사를 넘어, 베이징이 자국 내 모든 기술 기업들에게 던지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너희는 우리 손바닥 안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것이죠. 특히 AI처럼 국가 전략 기술로 분류되는 분야에서는 더욱 엄격한 통제를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는 앞으로 중국 내에서 혁신적인 AI 스타트업이 탄생하더라도, 그들이 자유롭게 글로벌 시장에서 활동하고 투자 유치를 모색하는 데 있어 엄청난 장애물이 될 것임을 시사합니다. 또한, 이번 사건은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과 관련된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 감수해야 할 지정학적 리스크가 얼마나 큰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입니다. 기업의 자유로운 선택과 국가의 통제라는 두 가치가 AI라는 첨단 기술 분야에서 격렬하게 충돌하는 현장, 우리는 지금 그 한복판에 서 있습니다. 과연 마누스 창업자들은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갈까요? 그들의 다음 행보가 정말 궁금합니다.
출처
- 원문 제목: The least surprising chapter of the Manus story is what’s happening right now
- 출처: AI News & Artificial Intelligence | TechCr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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