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스로픽 vs 펜타곤: AI 안보 논란의 진실은? 기밀 해제된 법원 문서 속 숨겨진 이야기
Published Mar 22, 2026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은 우리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 스며들고 있으며, 이는 국가 안보와 국방 분야 또한 예외가 아닙니다. 특히 첨단 AI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과 정부 기관 간의 협력은 미래 국방력의 핵심 요소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협력이 늘 순조로운 것만은 아닙니다. 미국의 주요 AI 기업 중 하나인 **앤스로픽(Anthropic)**이 미 국방부(펜타곤)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바로 이 복잡한 관계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 논란은 펜타곤이 앤스로픽의 AI 기술이 “국가 안보에 용납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한다고 주장하며 불거졌습니다. 이 주장은 앤스로픽이 자사 AI 기술의 무제한적인 군사적 사용을 거부한 직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피트 헥세스 국방장관이 앤스로픽과의 관계 단절을 공개적으로 선언하면서 더욱 증폭되었습니다. 그러나 앤스로픽은 최근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제출한 두 건의 선서 진술서를 통해 펜타곤의 주장이 “기술적 오해”와 “협상 과정에서 제기된 적 없는 주장”에 기반하고 있다고 강력히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이 진술서들은 양측의 첨예한 대립뿐만 아니라 AI 기술의 윤리적 사용, 국가 안보의 범위, 그리고 기업의 자율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어, 기술 업계와 정책 입안자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앤스로픽이 공개한 법원 문서들을 통해 드러난 핵심 쟁점과 그 배경, 그리고 향후 파급 효과에 대해 심층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이번 소송은 앤스로픽이 국방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대한 답변서와 함께 제출되었으며, 샌프란시스코 지방법원의 리타 린 판사 앞에서 열릴 예정인 공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업과 정부 간의 분쟁을 넘어, AI 시대를 맞아 국가 안보와 기술 기업의 역할이 어떻게 재정의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선례를 남길 수 있는 사건으로 평가됩니다.
앤스로픽의 반박, 핵심 주장은 무엇인가?
앤스로픽은 자사의 AI 기술이 국가 안보에 “용납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한다는 펜타곤의 주장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며, 정부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거나 협상 과정에서 언급된 적 없는 내용에 기반하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앤스로픽 정책 책임자 사라 헥(Sarah Heck)과 공공 부문 책임자 티야구 라마사미(Thiyagu Ramasamy)가 제출한 선서 진술서는 펜타곤의 주장에 대한 구체적인 허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진술은 앤스로픽이 협상 기간 동안 어떤 입장을 취했고, 펜타곤의 우려가 실제로는 어떻게 제기되었는지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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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작전 승인 역할 요구’ 주장의 허위성: 사라 헥은 펜타곤이 제기한 핵심 주장 중 하나인 “앤스로픽이 군사 작전에 대한 일종의 승인 역할을 요구했다”는 것이 명백한 거짓이라고 밝혔습니다. 헥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ational Security Council)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전직 관리로서, 2월 24일 다리오 아모데이 CEO가 헥세스 국방장관 및 에밀 마이클 국방부 차관과 만난 회의에 직접 참석했습니다. 그녀는 당시 협상에서 자신이나 다른 앤스로픽 직원이 그러한 역할을 원한다고 말한 적이 결코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이는 펜타곤이 앤스로픽의 입장을 왜곡하여 비판의 근거로 삼았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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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 중 기술 비활성화 또는 변경’ 우려의 뒤늦은 등장: 헥은 또한 펜타곤이 “앤스로픽이 작전 중에 자사 기술을 비활성화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는 우려를 협상 과정에서는 전혀 제기하지 않았으며, 정부의 법원 문서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앤스로픽으로서는 이러한 주장이 협상 테이블에 오르지 않아 대응할 기회가 없었음을 지적하며, 펜타곤이 뒤늦게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새로운 주장을 추가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이는 펜타곤의 주장 방식에 대한 의문을 증폭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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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안보 위협 지정’ 이후의 상반된 소통: 헥의 진술서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3월 4일, 펜타곤이 앤스로픽에 대한 공급망 위험 지정을 공식화한 바로 다음 날, 에밀 마이클 국방부 차관이 아모데이 CEO에게 이메일을 보내 “양측이 자율 무기 및 미국인 대량 감시에 대한 입장 등 국가 안보 위협으로 지목된 두 가지 쟁점에 대해 ‘매우 근접해 있다(very close)‘“고 말했다는 사실입니다. 이 이메일은 헥의 진술서에 증거로 첨부되었습니다. 이 메시지는 마이클 차관이 이후 트위터(X)와 CNBC에서 앤스로픽과의 협상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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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발언과 비공개 소통의 괴리’: 마이클 차관의 3월 4일 이메일 내용은 앤스로픽의 국가 안보 위협 지정이 완료된 직후 양측이 “거의 합의에 도달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하지만 3월 6일 마이클은 X에 “국방부와 앤스로픽 간의 협상은 진행 중인 것이 없다”고 게시했고, 일주일 뒤에는 CNBC에 “재협상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헥은 이 같은 모순된 시간표를 제시하며, 만약 앤스로픽의 입장이 진정으로 국가 안보 위협이라면, 왜 펜타곤 관계자가 지정 직후 양측이 해당 쟁점에서 거의 합의에 이르렀다고 말했는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이는 펜타곤이 ‘지정’을 협상 카드로 사용했을 가능성이나, 그들의 주장이 일관성을 결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기술적 오해와 안보 우려 해소
앤스로픽의 공공 부문 책임자 **티야구 라마사미(Thiyagu Ramasamy)**는 펜타곤의 주장이 기술적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AI 기술의 배포 방식과 보안 메커니즘을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그는 AI 기술이 정부 시스템에 어떻게 통합되며, 앤스로픽이 배포 후 해당 기술에 대한 원격 접근이나 통제 권한이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함으로써 펜타곤의 ‘개입 가능성’ 주장을 무력화시켰습니다. 라마사미는 2025년 앤스로픽에 합류하기 전 아마존 웹 서비스(AWS)에서 6년 동안 정부 고객을 위한 AI 배포(기밀 환경 포함)를 관리했으며, 앤스로픽에서는 클로드(Claude) 모델을 국가 안보 및 국방 환경에 도입하는 팀을 구축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지난해 여름 발표된 펜타곤과의 2억 달러 계약도 그의 공로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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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 개입의 기술적 불가능성’: 라마사미는 펜타곤이 주장하는 “앤스로픽이 군사 작전에 개입하여 기술을 비활성화하거나 행동을 변경할 수 있다”는 주장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일단 클로드(Claude)와 같은 앤스로픽의 AI 모델이 정부의 보안 시스템, 즉 “에어갭(air-gapped)” 시스템 내부에 배포되면, 앤스로픽은 해당 시스템에 대한 어떤 접근 권한도 가질 수 없습니다. 이는 외부 네트워크와 완전히 분리된 환경을 의미하며, 원격 킬 스위치(kill switch)나 백도어, 또는 무단 업데이트를 푸시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전혀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어떤 종류의 “작전 거부권(operational veto)“도 허구에 불과하며, 모델 변경은 펜타곤의 명시적인 승인과 설치 작업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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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데이터 접근 불가’: 라마사미는 앤스로픽이 정부 사용자가 시스템에 입력하는 내용을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해당 데이터를 추출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AI 시스템의 보안과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펜타곤의 우려를 직접적으로 불식시키는 중요한 주장입니다. 앤스로픽이 정부 시스템 내에서 AI 모델이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한 어떠한 가시성도 가지고 있지 않음을 명확히 함으로써, 데이터 유출이나 오용에 대한 염려를 해소하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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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직원 고용과 보안 위험’: 라마사미는 앤스로픽이 외국인 직원을 고용하는 것이 회사를 보안 위험에 빠뜨린다는 펜타곤의 주장 또한 반박했습니다. 그는 앤스로픽 직원들이 **미국 정부의 보안 심사(security clearance vetting)**를 거쳤으며, 이는 기밀 정보에 접근하는 데 필요한 것과 동일한 배경 조사 과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더 나아가, 그는 자신의 지식으로는 앤스로픽이 기밀 환경에서 실행되도록 설계된 AI 모델을 실제로 구축한 AI 회사 중 유일하게 보안 승인을 받은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진술서에 명시했습니다. 이는 앤스로픽의 보안 프로토콜이 정부의 높은 기준을 충족하며, 오히려 다른 AI 기업들보다 더 철저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법적 공방의 심층 분석과 산업적 파급 효과
앤스로픽의 이번 소송은 펜타곤의 **‘공급망 위험 지정(supply-chain risk designation)‘**에 대한 이의 제기입니다. 이 지정은 미국 기업에 대해 처음으로 적용된 사례이며, 앤스로픽은 이를 회사의 AI 안전에 대한 공개적인 견해에 대한 정부의 보복 행위로 간주하고, 이는 수정헌법 제1조(First Amendment)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수정헌법 제1조는 언론의 자유를 포함한 기본권을 보호합니다. 앤스로픽의 주장은 기업이 기술의 윤리적 사용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견을 표명하는 것이 정부와의 협력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반면, 정부는 최근 40페이지 분량의 문서에서 이러한 주장을 전면적으로 부인했습니다. 정부는 앤스로픽이 자사 기술의 모든 합법적인 군사적 사용을 거부한 것은 보호받는 언론의 자유가 아닌 **단순한 ‘사업적 결정’**이며, 공급망 위험 지정은 **회사의 견해에 대한 처벌이 아니라 “직설적인 국가 안보 결정”**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은 국가 안보의 범위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그리고 AI 윤리라는 복잡한 문제들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이번 분쟁은 향후 AI 산업 전반에 걸쳐 상당한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약 펜타곤의 주장이 받아들여진다면, AI 기업들은 국가 안보와 관련된 민감한 분야에서 기술을 제공할 때, 그들의 윤리적 또는 정치적 견해에 따라 사업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선례가 될 수 있습니다. 이는 AI 기술 개발자들이 잠재적으로 위험하거나 윤리적 논란이 있는 분야에서 기술 사용을 제한하려는 노력에 제약을 가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앤스로픽의 주장이 인용될 경우, 이는 기업의 언론 자유와 AI 기술의 윤리적 사용에 대한 자율성을 존중하는 중요한 판례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법적 공방은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 속에서 정부와 민간 기업 간의 관계 설정, 그리고 AI 거버넌스 모델 구축에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다른 경쟁 AI 기업들 또한 이 소송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것입니다.
AI와 국가 안보, 그리고 미래의 청사진
이번 앤스로픽과 펜타곤 간의 법적 분쟁은 단순한 계약 위반 소송을 넘어, 인공지능 시대의 국가 안보, 기술 윤리, 그리고 민간 기업의 역할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촉발하고 있습니다. 펜타곤의 ‘국가 안보 위협’ 지정과 앤스로픽의 ‘수정헌법 제1조 위반’ 주장은 AI 기술이 가진 양면성, 즉 막대한 잠재력과 동시에 내재된 위험성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특히, 펜타곤 내부의 상반된 소통 기록(마이클 차관의 이메일과 공개 발언)은 정부의 주장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투명성과 일관성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논란은 앞으로 AI 기술이 국방 분야에 어떻게 통합되고 활용될지에 대한 중요한 선례를 남길 것입니다. AI 기업들은 기술의 군사적 사용에 대한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그리고 정부는 첨단 기술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자율성과 윤리적 원칙을 어느 선까지 존중할 것인지에 대한 복잡한 질문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이번 법원 심리는 이러한 딜레마에 대한 중요한 해답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이번 사건은 AI 기술의 발전이 인류에게 가져올 혜택을 극대화하고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 부문이 어떻게 협력하고 소통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며, AI 거버넌스의 미래 청사진을 그리는 데 필수적인 교훈을 남길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 원문 제목: New court filing reveals Pentagon told Anthropic the two sides were nearly aligned — a week after Trump declared the relationship kaput
- 출처: AI News & Artificial Intelligence | TechCr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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