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타트업, 같은 주식을 다른 가격에 판매하는 비밀: 유니콘 지위의 허상인가, 영리한 전략인가?
Published Mar 4, 2026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은 전례 없는 속도로 발전하며 우리 삶의 다양한 영역에 혁신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혁신의 중심에는 수많은 AI 스타트업들이 있으며, 이들은 미래 기술의 주역이 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쟁은 단순히 기술 개발에만 국한되지 않고, 시장에서의 선점 효과와 자본 유치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빠르게 성장하는 AI 시장에서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이라는 타이틀은 스타트업에게 막대한 시장 신호와 인지도를 부여하며, 이는 다시금 우수 인재 확보와 추가 자본 유치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과거에는 가장 유망한 기업들이 여러 차례의 투자 라운드를 통해 단계적으로 가치를 높여나가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끊임없는 펀드레이징은 창업자들이 본연의 제품 개발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선두 벤처 캐피탈(VC)들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혁신적인 가치 평가 메커니즘을 고안해냈습니다. 이 새로운 방식은 사실상 두 번의 개별적인 펀딩 주기를 하나로 통합하는 효과를 가져오며, 스타트업들이 단기간에 높은 기업 가치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오늘 우리가 주목할 소식은 바로 이 새로운 가치 평가 메커니즘에 관한 것입니다. 일부 AI 스타트업들이 단일 투자 라운드 내에서 동일한 주식을 두 가지 다른 가격에 판매하는 파격적인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는 기업 가치 평가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AI 스타트업 생태계에 새로운 논쟁의 불씨를 지피고 있습니다. 이 전략은 과연 영리한 성장 촉진제일까요, 아니면 과열된 시장의 위험한 신호일까요? 지금부터 이 흥미로운 현상을 심층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AI 스타트업의 새로운 기업 가치 평가 전략: 이중 가격제 도입
최근 AI 스타트업들이 채택하고 있는 이 이중 가격제 가치 평가 방식은 과거의 전통적인 펀딩 방식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이 전략의 핵심은 선두 벤처 캐피탈이 한 번의 투자 라운드에서 서로 다른 두 가지 기업 가치 평가를 적용하여 자금을 투입하고, 이를 통해 스타트업이 단숨에 시장의 주목을 받는 ‘유니콘’ 지위를 획득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두 개의 분리된 펀딩 사이클을 하나의 투자 이벤트로 압축하여, 창업팀이 제품 개발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동시에, 외부에 강력한 성장 신호를 보내는 효과를 노리는 전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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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 가치 평가 (Multi-tiered Valuation): 이 메커니즘은 선두 투자자(Lead Investor)가 한 투자 라운드 내에서 두 가지 다른 가치 평가를 적용하여 자금을 투입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선두 VC는 상당한 규모의 초기 투자를 비교적 낮은 기업 가치(예: 4억 5천만 달러)에 집행한 뒤, 추가적인 소규모 투자를 훨씬 더 높은, 상징적인 기업 가치(예: 10억 달러)에 진행합니다. 이후 다른 벤처 캐피탈들은 이 더 높은 가치 평가에 맞춰 참여하게 됩니다. 이는 기업이 단일 투자 라운드에서 여러 번의 펀딩을 받은 것과 같은 효과를 내면서도, 겉으로는 매우 높은 ‘헤드라인’ 가치를 달성하는 데 기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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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 투자자의 역할 (Role of Lead Investors): 선두 VC들은 이러한 복잡한 거래를 주도하며, 대개 그들의 참여가 시장에 주는 강력한 신호 효과 때문에 할인된 가격으로 지분을 확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들은 대규모 자금을 초기 단계에 투입하여 스타트업의 성장을 견인하고, 동시에 자신들의 포트폴리오에 유망한 AI 기업을 포함시킬 수 있는 기회를 잡습니다. 또한, 이러한 방식은 선두 VC가 실제 평균 투자 가격은 낮게 유지하면서도, 외부에 발표되는 ‘헤드라인’ 가치를 높여 딜을 따내는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 활용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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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지위 획득의 용이성 (Ease of Achieving Unicorn Status): 이중 가격제는 AI 스타트업이 실제 평균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미만이더라도, 외부에 발표되는 투자 유치 소식에서 10억 달러 이상의 ‘유니콘’ 기업으로 불릴 수 있게 만듭니다. 이는 스타트업에게 즉각적인 미디어 노출과 업계의 관심을 가져다주며, 마치 시장의 승자처럼 보이게 하는 아우라를 형성합니다. 이러한 인위적인 유니콘 지위 획득은 잠재적인 경쟁자들을 견제하고 시장 지배력을 확립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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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우위 확보 (Securing Competitive Advantage): Primary Ventures의 제이슨 슈먼(Jason Shuman) 총괄 파트너는 이러한 거대한 ‘헤드라인’ 가치가 “VC들이 딜을 따내기 위해 시장이 엄청나게 경쟁적이라는 신호”라고 말합니다. 더 나아가, 이는 “넘버 투, 넘버 쓰리 플레이어들을 지원하려는 다른 VC들을 겁주는 놀라운 전략”이라고 분석합니다. 즉, 스타트업은 높은 가치 평가를 통해 경쟁자들을 미리 견제하고, 시장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할 수 있는 간접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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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사례 (Case Studies): 이러한 이중 가격제 방식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Aaru와 Serval이 있습니다. 합성 고객 연구 스타트업 Aaru는 Redpoint가 주도한 시리즈 A 라운드에서 투자를 유치했는데, Redpoint는 투자금의 상당 부분을 4억 5천만 달러 가치로 투자한 뒤, 소규모 투자를 10억 달러 가치로 진행했습니다. 다른 VC들도 이 10억 달러 가치에 참여했습니다. AI 기반 IT 헬프 데스크 스타트업 Serval 역시 유사한 구조를 사용했습니다. The Wall Street Journal에 따르면, Sequoia의 최저 진입 가격은 4억 달러였지만, Serval은 7,5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B 라운드에서 회사의 가치를 10억 달러로 발표했습니다.

과열된 시장의 신호: 이중 가격제에 대한 업계 반응
이처럼 혁신적인 듯 보이는 이중 가격제는 모든 투자자들에게 환영받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일부 베테랑 투자자들은 이러한 방식이 과열된 시장의 위험한 신호일 수 있다고 경고하며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이 전략이 단기적인 이점만을 추구하다가 장기적으로는 회사와 투자자 모두에게 해가 될 수 있음을 지적합니다. 특히, 벤처 캐피탈 업계에서는 이전에 본 적 없는 새로운 유형의 거래 구조라는 점에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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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논란 (Bubble-like Behavior): FPV Ventures의 공동 창립자이자 매니징 파트너인 웨슬리 챈(Wesley Chan)은 이 가치 평가 전술을 “거품과 같은 행동의 증상”으로 간주합니다. 그는 “같은 제품을 두 가지 다른 가격에 팔 수는 없다. 이것은 항공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시장의 비이성적인 과열을 경고했습니다. 그의 발언은 이러한 방식이 시장의 기본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근본적인 우려를 담고 있으며, 투자 시장이 실제 가치보다는 인위적인 이미지에 의해 움직이는 현상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대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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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경쟁 심화의 방증 (Evidence of Intense Market Competition): 여러 투자자들은 TechCrunch와의 인터뷰에서 선두 투자자가 단일 라운드에서 자본을 두 가지 다른 가치 평가 구간으로 나누는 딜을 접한 것은 최근까지는 전례 없는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AI 스타트업을 둘러싼 투자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좋은 딜을 잡기 위해 VC들이 기꺼이 혁신적이고 때로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구조까지 도입하게 된 배경에는, 유망한 AI 기업을 놓치지 않으려는 절박함과 경쟁 심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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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과 청약 라운드 대처 (Handling Oversubscribed Rounds): 이러한 이중 가격제는 또한 높은 수요로 인해 **초과 청약(oversubscribed)**되는 펀딩 라운드에 대처하는 방법으로도 활용됩니다. 스타트업들은 너무 많은 투자 희망자를 단순히 거절하는 대신, 이들에게 즉시 참여할 기회를 주되, 훨씬 더 높은 가격을 요구합니다. 이 투자자들은 높은 수요의 기업에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높은 프리미엄을 지불하는 것임을 알기 때문에 기꺼이 이를 수용합니다. 이는 스타트업이 더 많은 자금을 유치하고, 투자자들은 유망 기업의 성장 가능성에 베팅하는 복합적인 상황을 만들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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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 투자자 우대 (Preferential Treatment for Lead Investors): 대부분의 경우, 창업자들은 최상위 벤처 캐피탈에 할인된 가격을 제공하는데, 이는 그들의 참여 자체가 강력한 시장 신호 역할을 하여 우수 인재를 유치하고 미래 자본을 끌어들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선두 VC의 참여는 스타트업의 신뢰도를 높여주고, 다른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중 가격제에서는 이러한 선두 투자자 우대가 더욱 명확하게 드러나며, 낮은 가치 평가로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높은 유니콘 가치의 이면: 잠재적 위험과 시장에 미칠 영향
이중 가격제는 스타트업이 단기간에 유니콘 지위를 획득하고, 이를 통해 우수 인재를 유치하며, 시장에서 경쟁자들보다 더 강력한 위치를 가진 것처럼 보이게 하는 등 분명한 이점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높은 ‘헤드라인’ 가치는 기업 고객들에게도 긍정적인 인상을 주어 비즈니스 기회를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은 동시에 심각한 잠재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으며, 그 위험성은 단기적인 이점을 훨씬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화려함 뒤에는 차갑고 현실적인 시장의 평가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Primary Ventures의 제이슨 슈먼 파트너는 이러한 스타트업들의 진정한, **혼합된 가치(blended valuation)**는 10억 달러보다 낮음에도 불구하고, 다음 투자 라운드에서는 이 헤드라인 가격보다 더 높은 가치로 자금을 조달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만약 다음 라운드에서 가치가 하락한다면, 이는 회사에 매우 불리한 **‘다운 라운드(down round)‘**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운 라운드는 단순히 기업 가치가 낮아지는 것을 넘어, 직원들과 창업자들의 회사 소유권 지분을 감소시키고, 파트너, 고객, 미래 투자자, 그리고 잠재적 신규 채용 인력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습니다. 기업이 현재 높은 수요를 받고 있지만, 예상치 못한 도전에 직면하여 높은 가치를 정당화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Thiel Capital의 매니징 디렉터이자 Copper Sky Capital의 설립자인 잭 셀비(Jack Selby)는 극단적인 가치 평가를 쫓는 것은 “위험한 게임”이라고 경고하며, 2022년의 고통스러운 시장 재조정 시기를 경고성 사례로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런 높은 외줄타기를 하게 되면, 아주 쉽게 떨어질 수 있다”고 덧붙이며, 과도한 가치 평가가 가져올 수 있는 파국적인 결과에 대해 명확히 경고하고 있습니다.
미래 전망: AI 스타트업 가치 평가의 진화와 지속 가능성
현재 AI 스타트업 생태계는 혁신과 자본 유치 경쟁이 맞물려 역동적인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이중 가격제 가치 평가와 같은 새로운 전략의 등장은 이러한 역동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는 단기적인 성과와 시장 인식을 극대화하려는 스타트업과 VC들의 노력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전략이 시장에 던지는 질문들은 매우 심오합니다. 과연 ‘겉으로 보이는 유니콘’ 지위가 실제 기업의 내재적 가치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있을까요? 혹은 이는 급격한 시장 변화와 함께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할까요?
앞으로 AI 스타트업과 벤처 캐피탈은 이러한 새로운 가치 평가 방식의 장단점을 더욱 면밀히 검토하게 될 것입니다. 단기적인 시장 지배력 확보와 유능한 인재 유치는 물론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견고한 펀더멘털과 실질적인 성장 잠재력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결국 시장은 인위적으로 부풀려진 가치보다는 실제 성과를 바탕으로 한 합리적인 가치 평가로 회귀하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창업자들은 화려한 ‘헤드라인’ 가치에 현혹되기보다는, 자신들의 비전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가치 창출에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투자자들 역시 눈앞의 숫자보다는 기업의 본질적인 경쟁력과 시장에서의 장기적인 생존 가능성을 더욱 중요하게 판단해야 할 시점입니다. 이러한 논의를 통해 AI 스타트업의 가치 평가는 더욱 성숙하고 균형 잡힌 방향으로 진화해 나갈 것으로 기대됩니다.
출처
- 원문 제목: Why AI startups are selling the same equity at two different prices
- 출처: AI News & Artificial Intelligence | TechCr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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